순익 하락한 우리은행, 'FVOCI 비중확대'로 자본비율 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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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익 하락한 우리은행, 'FVOCI 비중확대'로 자본비율 방어
  • 정재로 기자
  • 승인 2024.03.07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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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익 전년比 13% 감소에도 보통주자본비율 0.5%p 개선
작년 시장금리 하락기에 OCI금융자산 늘려 7000억 이익
자료/각 행 감사보고서
자료/각 행 감사보고서

[프레스나인]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대비 10% 넘게 감소한 우리은행이 금리 하락기에 맞춰 FVOCI 부문 금융자산 비중을 공격적으로 늘리며 기타포괄손익 부문에서 이익을 키운 덕에 자본비율을 방어할 수 있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은행 순이익은 4분기 순이익이 대규모 충당금 인식에 따라 전분기 대비 72% 감소한 영향으로 전년대비 13%(3780억원) 줄어든 2조5254억원에 그쳤지만, 순이익에 직접적 영향을 받는 보통주자본(CET-1)비율의 경우 전년도 12.68%에서 13.16%로 오히려 0.5%포인트(p) 개선됐다. 순이익이 4200억원(2조7283억원→3조1500억원) 늘어난 국민은행의 CET-1비율 증가폭(0.42%p) 보다 크다. 

우리은행이 실적부진에도 자본비율 개선을 이뤄낸 주요 요인 중 하나는 기타포괄손익 부문 이익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시장금리의 하락기에 맞춰 채권·주식 등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FVOCI) 부문의 비중을 늘린 까닭에 금융자산의 시장가치가 커졌다.

기타포괄손익(OCI)으로 계상된 채권의 경우 공정가치로 평가되기 때문에 금리와 반비례 관계로 연동된다. FVOCI 변동가치는 당기손익에 반영되진 않지만 자기자본에는 인식돼 자본비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채권금리가 고점을 찍었던 지난 2022년 3분기는 대부분 은행의 자본비율이 가장 낮았던 시기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보유자산 중 FVOCI의 비중을 전년도 2022년 33조원에서 지난해 37.8조원으로 4.8조원을 늘렸는데(국민은행 3.1조원, 신한은행 1.8조원, 하나은행 3.9조원) 시장금리 하락기와 맞물리며 기타포괄손익 이익이 7000억원 넘게 증가했다. 금리하락세가 가장 가팔랐던 지난 4분기에만 FVOCI를 1.3조원 늘리며 2000억원 가까운 이익을 올렸다.

국민은행 6109억원, 신한은행 6400억원, 하나은행 5213억원 등과 비교해 4대 시중은행 중 OCI 이익규모가 가장 컸다. 금리상승으로 금융자산 가치가 크게 하락했던 2022년 당시 OCI 손실액을 만회한 곳도 우리은행(2022년 OCI -2449억원→7022억원)이 유일하다. 국민은행(-1조1277억원)은 절반밖에 회복하지 못했고, 신한은행(-6515억원), 하나은행(-6635억원) 이익규모도 전년도 손실액에 미치지 못했다.

회계상 보유금융자산의 시장가치상승으로 우리은행 CET-1비율이 지난해 13%대로 올라서긴 했지만 다른 시중은행 보통주자본비율(국민은행 14.92%, 신한은행 14.60%, 하나은행 16.06%) 보다 아직 크게 밑도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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