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비효율적인 자본 운영으로 주주가치 훼손
상태바
카카오뱅크, 비효율적인 자본 운영으로 주주가치 훼손
  • 나한익 기업분석전문기자(AICPA)
  • 승인 2024.05.23 11: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프레스나인] 카카오뱅크의 1분기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27.7%다. 보통주자본비율은 신종자본이나 영구채를 제외한 순수 주주의 자본을 위험가중자산(Risk Weighted Asset)으로 나눈 비율이다. 대출자산에서 손실이 났을 때 신규 자본 조달 없이 얼마나 손실을 흡수 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성장성이 있는 은행이라면 보통주자본비율이 12% 이상이 되지 않게 대출성장을 지속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자본 운영이다. 금융당국이 12% 정도의 보통주자본비율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대출성장률 목표를 기존 20% 수준에서 10% 초반으로 하향조정했는데 1분기 대출 성장이 6.9%였기 때문에 연간 11~12%의 대출 성장을 가정 한다면 2분기 부터는 분기별 약 1~2%로 대출성장을 낮춘 것이다. 

카카오뱅크는 중금리 신용대출 성장을 사실상 멈춘것으로 보인다. 최근 주택담보대출 성장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1분기 작년 동기 대비 성장한 12조원의 대출자산중 9.4조가 주택담보대출이다. 하지만 이제는 주택담보대출 성장 속도를 급격히 늦추려 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의 위험가중치(Risk weight)는 일괄적으로 35%였는데 2022년 부터 자산의 신용위험 측정 방법이 차등화 되면서 담보인정비율(LTV) 수준에 따라 차등 적용하게 되었다. 담보가 확실하다면 위험가중치는 더욱 낮아지는 것이다. 자본비율 계산을 할때 주택담보대출 10억원은 35%인 3억5천만원 또는 그 이하로 계산을 하는 것이다. 

주택담보대출 위주의 성장을 한다면 신용대출에 비해 위험이 낮고 자본도 적게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카카오뱅크 입장에서는 공격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을 늘려도 전혀 무리가 없다.

보통주자본비율이 27.7%라는 것은 지금 위험가중자산을 두배로 늘려도 자본이 남아돈다는 뜻이다. 주택담보대출 위주로 성장한다면 대출자산을 4배 정도 늘려도 자본이 충분할 것이다. 중도상환수수료를 지원해서라도 주택담보대출을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카카오뱅크는 시중은행 보다 낮은 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해도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지금보다 높아질 수 있다. 비용구조가 다르기 때문이다. 인터넷은행으로 아직까지 비용수익비율(Cost to Income Ratio)이 시중은행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카카오뱅크의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최선의 방침은 대출자산 성장을 통해 가동되지 않고 있는 자본을 모두 사용하는 것이다. 성장을 통해 자본을 사용하던지 아니면 주주들에게 자본을 돌려줘야 한다.

성장주로서 고평가를 받고 있는 카카오뱅크로서 성장을 멈춘다면 PER배수의 축소(derating)가 진행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카카오뱅크는 2024년 컨센서스 순이익 대비 26.1배에 거래되고 있다. 은행 평균 PER은 5.9배다. 

사진/카카오뱅크
사진/카카오뱅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