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바이오로직스-인투셀 공동개발 ITC-6146RO와 기전 동일, '링커 차이'가 핵심
<편집자주>제약바이오 업계가 버블과 장기간 침체의 부침을 반복하면서 최근 '옥석가리기'가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제약바이오 기업이 살아남고 부실기업은 퇴출되는 것이 장기적으로 건강한 생태계 조성을 위한 성장통으로 볼 수 있다. <프레스나인>은 제약바이오 신뢰도 제고에 보탬이 되고자 업계 전반을 들여다보고자 한다.
[프레스나인] 와이바이오로직스은 요즘 각광받는 모달리티인 항체약물접합체(ADC) 파이프라인도 보유하고 있다. 핵심은 ADC 플랫폼 개발기업 인투셀과 협업한 ‘YBL-015(ITC-6146RO)’다. 와이바이오로직스 항체와 인투셀 자체 링커 플랫폼 ‘OHPAS’가 적용됐다.
와이바이오로직스와 인투셀은 ITC-6146RO에 대한 특허를 공유하는 한편, 향후 제3자에게로 기술이전이 이뤄질 경우 지분율에 따라 수익을 분배하기로 했다. 이제 임상을 통해 파이프라인 경쟁력을 입증하는 일만 남았다.
문제는 ITC-6146RO와 같은 기전을 지닌 경쟁약물이 최근 임상에서 환자 사망이라는 악재에 부딪혔다는 것이다. 통상 경쟁약물의 실패는 동일 계열 약물의 개발 지연으로 이어진다. 막대한 비용을 들이는 임상을 앞둔 만큼 치밀한 원인 분석이 필요한 상황이다.
◆마크로제닉스 ADC, 사실상 개발 좌초...ITC-6146RO와 타깃·페이로드 동일
상술한 사망 이슈의 주인공은 미국 마크로제닉스(Macrogenics)가 개발한 ADC ‘MGC018’이다. ITC-6146RO와 같이 면역관문 B7-H3을 타깃한다. B7-H3는 광범위한 고형암(유방암, 폐암, 췌장암, 전립선암, 신장암 등)에서 과발현하는 것으로 알려져 면역항암제의 타깃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소암보다 전이성암에서 더 자주 관찰된다는 연구도 있다.
페이로드로 듀오카마이신(duocarmycin)을 선택했다는 것도 ITC-6146RO와 MGC018의 공통점이다. 듀오카마이신은 암세포 DNA를 손상시켜 세포 성장 및 분화를 막는다.
마크로제닉스는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mCRPC)을 적응증으로 MGC018의 임상 2상(TAMARACK)을 진행해 왔다. 4주마다 2mg/kg과 2.7mg/kg 용량을 각각 투여하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올해 5월 임상 등록환자 181명중 5명이 사망한 것으로 발표되며 주가가 폭락했다. 2mg/kg 용량군에서 심근경색, 2.7mg/kg 용량군에서 심장마비와 폐렴, 흉막 삼출 등이 발생했다. 이 중 심근경색과 심장마비는 약물 투여와 관련 없는 것으로 간주됐으며 나머지 3건에 대해서는 조사 중이라는 게 회사 입장이었다.
MGC018은 앞서 1상에서도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이에 따라 마크로제닉스가 MGC018 2상 용량을 1상(투여간격 3주, 3mg/kg)보다 낮게 조정했는데도 투여 후 사망 사례가 나온 것이다.
마크로제닉스는 MGC018 투여간격을 6주로 늘리는 등의 방안을 통해 MGC018의 부작용을 조절할 수 있으며 내년 초 임상 2상의 무진행생존률(rPFS)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으나 실제 개발 열의는 전과 같지 않다. 회사는 독립데이터모니터링위원회(IDMC)의 권고를 받아 MGC018 임상 2상 참가자에 대한 추가 투여를 중단하고 기존 환자에 관한 데이터만 분석하기로 했다. 11월 들어서는 MGC018를 다른 암종의 치료용으로 개발하는 연구 및 병용 임상 1/2상도 중단했다고 밝혔다.
경쟁약물이 침몰한 가운데 인투셀은 여전히 ITC-6146RO를 최우선 파이프라인으로 밀고 있다. 연내 비임상 독성시험을 마치고 내년 환자 임상을 위한 IND를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자신감의 근거는 무엇일까.
◆인투셀 링커 기술이 관건...OHPAS 효과 시험대
마크로제닉스 MGC018과 와이바이오로직스·인투셀 ITC-6146RO의 가장 큰 차이는 링커다. 통상적으로 ADC의 효능과 안전성은 링커에 크게 의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ADC가 암세포를 찾을 때까지 항체와 약물의 결합을 유지하고, 암세포 내에서 약물을 제때 분리하는 것이 링커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만약 링커가 불안정할 경우 항체에서 떨어진 페이로드가 체내를 돌아다니며 의도치 않은 독성을 일으킬 수 있다.
MGC018에 적용된 링커는 네덜란드 신톤(Synthon)의 것이다. 해당 링커는 암세포에 내재화(internalization)하더라도 약물이 온전히 방출되는 데 10시간 이상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인투셀 OHPAS가 적용된 ITC-6146RO는 1시간 이내에 방출이 가능하다. 약물 방출 속도가 느리면 듀오카마이신의 DNA 결합이 약해지거나 약물이 암세포 밖으로 빠져나갈(pump out) 가능성이 높아진다.
때문에 MGC018은 ITC-6146RO와 거의 구조가 비슷한데도 치료효과를 보기 위한 최소 투여 용량(MED)이 더 높게 책정됐다. 두 약물의 MED를 보면 MGC018은 10mg/kg, ITC-6146RO은 1.5mg/kg으로 현격한 차이가 나타난다. 약물 투여량이 많으면 그만큼 부작용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된다.
물론 ITC-6146RO라고 해서 무조건 많은 투여가 가능한 것은 아니다. 최대내성용량(MTD)의 경우 ITC-614RO가 3mg/kg으로 MGC018(10mg/kg)보다 낮다. 독성이 강한 듀오카마이신을 체내에 더 오래 잔류시키기 때문이다. 다만 치료 용량과 독성 용량의 비율인 치료지수(TI) 쪽에서 ITC-614RO가 우위에 있는 만큼 MGC018과 비교하면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적다는 것이 인투셀의 설명이다. TI가 높을수록 안전한 투여량의 범위가 넓다.
인투셀 관계자는 "MGC018과 ITC-614RO의 치료지수는 각각 1과 2로, ITC-6146RO의 치료지수가 2배 높다. MGC018도 치료효과는 있었지만 낮은 치료지수로 인해 환자가 사망한 경우"라며 "ITC-6146RO는 임상 실험시, 약물이 최대내성용량(MTD)에 도달하기 전에 치료효과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와이바이오로직스 항체도 ITC-614RO의 치료효과에 기여하는 것으로 사측은 보고있다. 와이바이오로직스와 인투셀이 공동출원한 ITC-614RO 특허에 따르면 해당 항체는 ADC의 암세포 내재화를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The disclosed B7-H3 antibodies have improved internalization capability confirmed by Fab-Assay).
ITC-6146RO가 사측이 주장하는 특징을 기반으로 마크로제닉스 MGC018의 사례와 대비되는 임상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인투셀은 특정 파이프라인의 상업화가 아닌 플랫폼 기술 전반의 기술수출을 원하는 만큼 ITC-6146RO의 첫 인간 임상 성공이 중요하다.
<계속>

와이바이오로직스의 pH-감응 항체 기술은 Ymax®-ABL과 Ymax®-NANO 라이브러리를 활용해 특정 환경에서 표적 선택성을 높이는 항체를 발굴한다. 정상 조직의 pH는 7.4 정도인 반면, 암 조직은 약산성(pH 6.0~6.8)을 띠기 때문에, 이러한 기술은 암세포에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항체를 개발할 수 있어 치료 효과를 높이고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다. 특히, ADC(항체약물 접합체)와 T cell engager 이중항체, CAR-T와 같은 약물의 독성 문제를 개선할 접근법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