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장사' 비난에 은행들 '이종결합' 사업모델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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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장사' 비난에 은행들 '이종결합' 사업모델 구축
  • 정재로 기자
  • 승인 2023.07.18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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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디지털·IT·AI 기업들과 협업 모색…이종사업 간 전략적 제휴 확대

[프레스나인] 국내 은행이 이자수익 중심의 사업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올해 들어 일반기업과의 전략적 협업 등으로 사업구조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최근 기업은행은 비즈니스 데이터 플랫폼 기업 쿠콘과 국내·외 서비스형 뱅킹(Banking as a Service, BaaS) 시장 선점을 목표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과 맞물려 기업은행은 국책은행으로서는 이례적으로 파트너십 체결의 상징적 의미에서 75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 결의했다. 전략적투자는 B2B핀테크서비스업체인 '웹케시' 지분투자 이후 약 4년 만이다. 쿠콘 주요 주주의 반대로 유증은 무산되긴 했지만 양사는 협력사업 전담 조직을 별도 구성하는 등 신사업 발굴을 위한 협업을 지속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시중은행은 디지털전환 추세에 발맞춰 신사업 발굴을 위한 이종사업 간 결합시도에 나서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모빌리티 플랫폼 '티맵모빌리티에 대해 2000억원 규모 지분 투자를 실시했고, 신한은행도 KT와 4375억원 규모의 지분을 교환해 플랫폼 신사업 창출 및 미래금융 사업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이를 통해 홈뱅킹 서비스를 내놓기도 했다.

올해 가장 활발히 신사업 확장을 모색해 나가고 있는 곳은 하나은행이다. 지난해 SK그룹과 금융과 ICT 융복합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데 이어 지난 3월에는 삼성그룹과 디지털 금융을 위한 협력관계를 맺었다. SK그룹과의 오랜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금융·통신 데이터 결합이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로 했는데, 삼성그룹과의 디지털 금융 협력이라는 또 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삼성그룹과는 ▲모바일을 통한 결제 및 신분증 기능 활성화 ▲해외결제 시스템 구축 ▲금융과 IT 기술의 융복합 관련 신상품 및 서비스 개발 ▲블록체인 기반 월렛, NFT연계 상품 개발 ▲Web 3.0.기반 신규 비즈니스 모델 협력 등 미래형 금융서비스 개발에 상호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

하나은행은 이달 다날엔터테인먼트와 협약을 통해 토큰증권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음원, 영화, 굿즈, 공연 등 콘텐츠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토큰증권 생태계 구축과 다양한 유·무형자산을 쉽고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는 혁신적인 디지털 금융서비스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앞선 지난달에는 미래에셋증권과 SK텔레콤과도 토큰증권 및 블록체인 인프라 확장을 위한 컨소시엄 ‘넥스트 파이낸스 이니셔티브(NFI)’을 구성했다.

이달 트랙체인과도 ▲미술품 전시, 홍보, 유통 등 아트뱅킹 활성화를 위한 플랫폼 개발 및 운영 ▲미술품 보유 증명을 위한 미술품 NFT(Non-Fungible Token) 발행 및 미술품 신탁상품 출시 ▲금융과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협업 비즈니스 모델 발굴 및 구축 등 아트서비스 강화를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상호 협력키로 합의했다. 지난달에는 예술경영지원센터와도 아트 비즈니스 활성화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3월에는 新미술품 유통 비즈니스 모델 ‘미술품 신탁’을 출시한 바 있다.

하나은행은 협업을 통해 저작권, 특허권, 상표권 등 무형자산을 토큰화함으로써 부동산, 주식, 미술품 등 실물자산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토큰증권 뿐만 아니라 다양한 유·무형자산을 쉽고 편리하게 구매하고 관리할 수 있는 미래형 디지털 금융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지난 5월에는 하나금융그룹 차원에서 SK ICT 6개사와 협약을 통해 국내 최대 규모 업종간(금융·통신·미디어·유통) 데이터 결합 신사업 추진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하나은행은 지난 2분기에만 메타버스 전문 기업 컴투버스,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솜씨당, 라이프 케어 플랫폼 기업 SK쉴더스, 교원그룹, 국민이주, 전문건설공제조합, 한국세무사회 등과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금융권으로서는 파격적으로 배달앱 ‘땡겨요’를 은행앱 쏠에 선보인 이후 디지털 전환과 더불어 플랫폼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서초구, 용산구,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 등과 ‘땡겨요’ 협약을 이어나가며 지역상권 침투를 노리고 있다. ‘쏠’ 속에는 배달서비스 외에도 KBO프로야구 특화서비스인 '쏠야구'와 반려동물을 위한 생활플랫폼 '쏠펫'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의 생활밀착형 플랫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선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대학생 등 젊은층 고객과의 스킨쉽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한남대, 남서울대 등과 협약을 통해 금융권 최초 전자신분증·학사·커뮤니티 통합한 대학생 전용 앱 ‘헤이영 캠퍼스’를 선보였다. 이달에는 NHN PAYCO(이하 페이코)와 협업해 ‘페이코 캠퍼스’ 이용 대학생 고객을 대상으로 ‘스윗 패키지’ 프로모션을 시행 중이다. 페이코 캠퍼스 이용 고객이 신한은행 연결 계좌를 이용 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지난달에는 한국SMC와 ‘Digital 공급망금융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BaaS(Banking as a Service)형 B2B 공급망금융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랜드리테일과 함께 이랜드그룹 멤버십 앱 ‘이멤버’ 전용 선불전자지급시스템 ‘E페이머니’를 내놓았고, 국내 최대 의사 커뮤니티 플랫폼 ‘메디게이트’와 금융-비금융 플랫폼 간 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국내 금융권 최초로 KT와 협업으로 TV를 이용해 화상상담으로 은행업무와 다양한 금융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는 ‘신한홈뱅크’를 선보이는 등 생활금융 서비스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처럼 신한은행은 다양한 업종과의 제휴를 통해 고객의 일상 속에 녹아드는 Everywhere Bank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2000억원을 투자한 티맵모빌리티와 다음달 상업자 표시카드(PLCC)를 출시하는 한편, 티맵(TMAP) 플랫폼에 KB페이도 연동시킬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모빌리티 데이터와 은행 금융데이터를 결합해 신용평가모델도 만들 예정이다.

지난 4월 BGF리테일과 플랫폼·서비스 결합 기반 금융-CVS(Convenience Store)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KB플랫폼을 활용한 결제연동 서비스 제공 등 고객 편의를 위한 온오프라인 플랫폼의 혁신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발굴·확대해 나가기로 예정이다. 지난달에는 KB금융그룹 차원에서 일본 솜포홀딩스와 손잡고 ‘요양산업 인프라 운영’ 및 ‘요양 상품·서비스 개발’ 역량 공유를 통한 고품질의 요양서비스를 선보이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최근 GC케어와 금융과 헬스케어를 융합한 헬스케어 연계 추진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양사는 ‘우리WON뱅킹’ 내 헬스케어 컨텐츠를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으로 헬스케어서비스 산업 공동 추진 등 금융‐플랫폼 연계 사업을 발굴해 나간단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카카오모빌리티의 지분 투자도 적극적으로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은행들의 이종사업에 대한 협업 및 투자 사례가 크게 놀고 있는 추세로 전통 영업방식인 이자장사에서 벗어나 비금융 수익모델 발굴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라며 “확실한 수익구조를 이뤄낸 협업 사례가 아직 보이진 않지만 이러한 시도들이 생활금융 플랫폼 구축의 한 과정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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