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비율 가장 취약한 우리금융도 농협금융지주에 첫 추월당해

[프레스나인] 자본확충의 필요성을 강조해 온 윤종규 회장이 9년 임기 동안 KB금융 자기자본을 2배 이상의 성장시키며 경쟁자 신한지주를 앞지르는 등 확실한 우위를 점하는 모습이다.
윤 회장은 퇴임 두 달을 앞두고 최근 마지막 기자간담회에서 아직 국내 금융사가 세계수준의 기업으로 도약하지 못하는 원인으로 자본의 한계를 꼽았다. 금융업의 경우 자본이 없으면 자산을 늘릴 수 없는 구조로 세계적인 금융사로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자본확대가 선제돼야 하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현재 60위권에 머물러 있는 KB금융이 세계 20위 안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최소 현재의 2.5배 이상의 자기자본을 더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현재 세계금융과 격차가 상당히 벌어져 있는 상황에서 개별 은행과 금융사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모두가 방향성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며 자본확충방안에 대한 의제를 간접적으로 거론했다.
일찍이 자본의 중요성을 간파한 윤 회장은 임기 9년 동안 KB금융 자기자본 규모를 27.5조원에서 57.7조원으로 2.1배 성장시켰는데 5대 금융지주 중 자본증가율이 가장 가팔랐다. 회장에 오른 이듬해인 2015년 당시 업계 2위 손해보험사던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을 인수한데 이어 2016년 현대증권(현 KB증권) M&A까지 잇따라 성공시키는 등 덩치를 키우며 기초체력을 다져 나갔다.
회장 취임해인 2014년 신한지주와의 자기자본 격차가 3조원 가량 뒤쳐졌지만 M&A를 계기로 자산규모를 빠르게 확장한 덕에 자산규모와 당기순이익에 이어 자본총계 마저 상반기에 신한지주를 약 1.7조원 추월해 확실한 우위를 차지했다. 5대 금융지주 중 자본비율이 가장 취약한 우리금융(32.7조원)도 올해 상반기 실적 정체로 자본증가세가 주춤하면서 농협금융지주(34.3조원)에 처음으로 역전을 허용했다.
세계적 금융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탄탄한 자기자본의 기초체력 하에 자산, 순이익, 자본으로 연결되는 선순환 중요성을 강조한 메시지로 윤 회장은 자산운용 영역 또한 국내에서만 국한 되서는 안 되고 해외로 넓혀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정적인 선진국 시장에서는 CIB(기업투자금융)와 자산운용을 중심으로, 신흥국에서는 종합금융회사를 통해 경쟁력을 확충하는 방향으로 자산을 키워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