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금리 인상 사이클 들어가 ROE 20%까지 상승 예상
대출영업 대부분 대면 Push마케팅으로 이루어져
[프레스나인] 희망 공모가액 산출을 위해 케이뱅크는 카카오뱅크, 일본 SBI 스미신 넷 뱅크, 미국 뱅코프(The Bancorp)를 비교회사로 선정했다. 비교 기업 미국 뱅코프와 일본 SBI 스미신 넷 뱅크의 PBR은 각각 3.11배, 2.96배다. 이 두기업의 PBR과 카카오뱅크의 평균 PBR 2.56배를 케이뱅크 공모가 산출에 사용했다. 카카오뱅크에 비해 60%의 프리미엄이다.
‘상대적 밸류에이션’이란 비슷한 경쟁사들을 선정해 동일한 PBR배수를 받아야 한다는 논리를 펼치는 방식이다. 그런데 케이뱅크가 선정한 기업들은 비교 대상이 되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은행주는 각 국가의 규제와 거시경제에 따라 매우 다른 수익성을 갖게 된다. 이런 의미에서 케이뱅크와 비교대상이 될 수 있는 은행은 카카오뱅크가 유일하다. 그런데 카카오뱅크에 비해 높은 프리미엄을 받을 이유는 없어 보인다.
카카오뱅크의 2024년, 2025년 컨센서스 기준 ROE는 각각 7%, 7.7%다. 케이뱅크는 올 상반기 85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당성했다. 하지만 초기 적자 때문인지 올 상반기 법인세가 12억원에 그쳤다. 정상적인 법인세율 21%를 적용한다면 당기순이익은 684억원에 ROE는 7% 정도다. 특히 앞으로 업비트 관련 수익이 연간 약 1400억원 가량 하락할 수 있어 카카오뱅크 대비 프리미엄을 준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해외에서 비교대상으로 선정한 SBI 스미신 넷 뱅크는 케이뱅크와 비즈니스모델이 매우 다르다. SBI 스미신 넷 뱅크의 ROE는 17.5% 정도다. 그리고 2023년까지는 PBR 2배 미만으로 거래가 되었다. 그런데 일본은행이 연초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어 유지하던 마이너스 금리를 8년 만에 종료한다고 결정하면서 SBI스미신 넷 뱅크의 주가가 급등했다. 올 7월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25bps 인상하면서 다시한번 주가가 탄력을 받았다.
SBI 스미신 넷 뱅크는 최근 있었던 실적 설명회에서 일본은행이 25bps를 추가로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이로 인해 자사의 ROE도 20%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덕분에 PBR이 3배 가까이 상승한 것이다. 이론적 PBR은 ROE를 자기자본비용(CoE)로 나눈 수치이다. 일본 시장 CoE를 7%~8%로 가정한다면 ROE가 20%인 기업은 PBR 2.5배~2.9배정도에 거래 되는 것이 적정하다. 물론 성장성이 높다면 ROE/CoE로 도출되는 PBR 보다 높게 거래될 수 있다.
금리 인상 이전에도 SBI 스미신 넷 뱅크가 높은 수익성을 보여준 이유는 비이자 수익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비이자 수익 비중이 무려 52.9%에 달한다. 비이자이익이 전체 수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게 됐다. 이런 수익구조는 한국에서는 보기 어렵다. 자본이 필요없는 수수료 수익이 높으면 구조적으로 ROE가 높을 수 밖에 없다. 케이뱅크는 수수료 수익보다 수수료 비용이 높은 은행이다. 비이자 부분에서 적자를 내고 있는 은행과 수수료 부분이 수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은행을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대출 영업도 매우 다르다. SBI 스미신 넷 뱅크가 높은 성장성을 유지하는 이유는 인터넷은행 이지만 대출영업은 관계사 영업과 대리점 영업이 대부분이다. 온라인 비중은 6% 뿐이다. 높은 성장세는 대부분 대면 영업이 주도하고 있다. 대출 영업에서 SBI 스미신 넷 뱅크와 같이 ‘Push마케팅’을 하지 않는 케이뱅크는 대출금리를 상대적으로 낮추어 대출자산을 늘릴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