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Alert][오름테라퓨틱]③임상 중단, 기술의 근본적 문제라면
상태바
[IPO Alert][오름테라퓨틱]③임상 중단, 기술의 근본적 문제라면
  • 임한솔 기자
  • 승인 2024.11.25 16:41
  • 댓글 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ORM-5029 임상 SAE 이슈, TPD 한계 극복 못했나
후속 물질들도 동일 플랫폼...TPD+항체 콘셉트 입증 외나무다리

[프레스나인] <편집자주> 이른바 '기업가치 뻥튀기', '투자 위험 요인 기재 누락' 등 기업공개(IPO)를 둘러싼 부실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프레스나인>은 부실한 IPO 실태를 점검하고자 한다. 

오름테라퓨틱(Orum Therapeutics) 신약의 임상 차질은 단지 신약 후보물질 하나의 개발이 지연됐다는 데 국한되지 않는다. 오름테라퓨틱이 지닌 플랫폼 기술의 콘셉트 자체가 부정당할 수 있는 위기다. 

오름테라퓨틱은 항체에 표적단백질분해(TPD, Targeted Protein Degradation) 물질을 결합한다는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차세대 항체약물접합체(ADC)를 개발하고 있다. 앞서 글로벌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에 이전한 급성골수성백혈병(AML) 치료제 ORM-6151, 그리고 이번에 임상 1상에서 중대한 이상사례(SAE)가 발생해 문제가 된 HER2 양성 유방암 치료제 ORM-5029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ORM-5029는 항체 퍼투주맙(Pertuzumab)에 오름테라퓨틱의 독자적 TPD 페이로드인 분자접착제(molecular glue) SMol006을 탑재한 약물이다. 항체와 TPD를 연결하는 링커로는 Val-Cit PABc가 사용됐다. 단클론항체인 퍼투주맙은 로슈가 개발한 HER2 양성 유방암 치료제다. Val-Cit PABc 링커의 경우 로슈의 ADC 폴리비(Polivy), 화이자가 인수한 ADC 애드세트리스(Adcetris) 등에 사용됐다. 

오름테라퓨틱은 ORM-5029의 SAE로 인해 임상이 일시 중단됐음을 밝혔으나 SAE가 구체적으로 어떤 이유로 발생했는지는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항체와 링커가 이미 임상적으로 검증된 부분인 만큼, TPD 자체의 독성 또는 TPD와 항체를 결합하는 기술이 SAE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오름테라퓨틱이 개발한 SMol006은 단백질 번역 종결에 관여해 세포 생존에 필수적인 단백질GSPT1(G1 to S phase transition 1)을 특이적으로 분해한다. 항체에서 분리된 SMol006이 암세포 내 GSPT1과 E3 라이게이즈(ligase)의 결합을 유도하고, 이에 따라 유비퀴틴화한 GSPT1이 프로테아좀에 의해 분해된다. 쉽게 말해 암세포가 세포 자체의 시스템을 통해 스스로 분해되게끔 하는 원리다.

기존에도 GSPT1 분해제를 암 치료에 활용하려는 노력은 있었다. 그러나 좀처럼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세포에 대한 선택성이 부족해, 암세포는 물론 정상 세포의 GSPT1도 분해하는 오프타깃(Off-target) 독성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웠다. 

대표적인 예가 BMS의 경구용 AML 치료제 CC-90009다. CC-90009는 SMol006과 마찬가지로 GSPT1을 타깃으로 했으나 인간 임상에 성공하지 못해 개발이 중단됐다. 임상 1상에서 3등급 이상의 중증 부작용 발생률이 53.1%에 이르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패를 맛본 BMS는 CC-90009를 대신할 파이프라인으로 오름테라퓨틱의 ORM-6151을 선택했다. 에셋 자체를 사들이고 계약금만 1억달러를 지불했다. 항체로 표적 암세포를 추적하는 ORM-6151이 CC-90009 등 기존 분자접착제 TPD보다 나은 효능과 안전성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대규모 계약에 성공한 오름테라퓨틱은 ORM-6151의 후속 파이프라인으로 ORM-5029를 내세워 미국 임상 1상에 들어갔다. 임상이 원활히 진행되면 2026년 새로운 기술수출 계약 체결이 가능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기도 했다. 

그런데 SAE 발생이라는 장벽에 맞닥뜨리면서 이런 구상이 무너질 수도 있게 됐다. 기업공개(IPO)를 진행중인 오름테라퓨틱스로서는 당혹스러운 상황이다.

ORM-5029가 기존 TPD와 차별화해 ADC 형태를 취했음에도 부작용을 유의미하게 개선하지 못했다는 결론이 나올 경우, 자칫 항체와 TPD의 결합이라는 콘셉트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이는 오름테라퓨틱이 기술특례상장을 허락받은 기반이 부정당할 위기라는 뜻이기도 하다. ORM-5029의 후속 물질들도 ORM-5029와 같은 구조로 개발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오름테라퓨틱의 기술평가를 수행한 평가기관 A는 “항암제와 항체를 결합한 ADC는 종래 존재하던 기술이고 GSPT1 분해제도 항암제의 일종으로 새로운 ADC를 만드는 데 활용하지 않을 만한 이유가 없다는 점에서 평가 대상 기술의 혁신성이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그러나 일반적인 ADC 기술과 표적단백질분해 기술의 융합된 형태라는 점에서는 보통 수준 이상의 혁신성을 갖는다고 사료됨”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평가기관 B는 “동사는 양호 및 우수한 수준의 기술 현황을 보유하고 있으나, 기술의 차별성, 특히, 임상 결과를 기반으로 한 차별성을 구체화할 수 있는 증빙할 자료가 부족한 상황이며, 이를 통한 기술이전 지속성에 확신을 갖기 위해 추가적인 성과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오름테라퓨틱 대전 본사. 사진/오름테라퓨틱
오름테라퓨틱 대전 본사. 사진/오름테라퓨틱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3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박상호 2024-11-25 18:13:50
. Ipo하는 회사마다 연락해서 돈을 뜯는 언론사들이 있다던데... 여긴 아니길 바래요. 검찰은 생각보다 가깝답니다

바이오쟁이 2024-11-26 09:32:59
돈 줘야 이런글 안쓰나요? 듣보잡 신문사

박상호 2024-11-25 18:15:56
세계적 거대제약사가 임한솔기자보다 몰라서 계약을 했을까? 현찰 천억을 넘게 주고? 말이 되는 기사르 쓰세요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