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은행장 “모범적‧선진적 지배구조 시스템 만들 것”
이재근 국민은행장‧예경탁 경남은행장도 대국민 사과‧재발방지 약속
[프레스나인] 금융당국이 잇단 금융사고에 대해 뒤늦게 은행장 주관으로 내부통제시스템에 대한 종합 점검을 요구했다. 금융사고가 발생한 은행장들은 사과와 함께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금융감독원은17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17개 국내은행 은행장을 소집해 내부통제와 가계대출관리 강화를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에서 이준수 금감원 부원장은 은행 내부통제 체계 전반에 대해 은행장 주관으로 종합적인 점검 실시를 요청했다.
금감원은 이번주 중 은행장 주관 하의 내부통제시스템 점검요청 공문을 발송하고, 은행들은 은행장 확인서명을 이달 말까지 제출하도록 했다. 금감원은 자체 점검결과를 받은 뒤에 미흡한 점에 대해서는 보완을 지시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은행 자체적인 내부통제 시스템 점검과 함께 은행 본점과 영업점의 현물(시재) 검사 확대, 자체 점검 결과에 대한 교체검증, 금융사고 보고체계 강화, 경영실태 평가에서 내부통제 평가비중 확대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날 간담회에 앞서 이재근 국민은행장과 예경탁 경남은행장은 최근 발생한 금융사고에 대해 사과하며 재발 방지를 강조했다.
국민은행 증권대행사업부 직원들은 미공개 중요 주식 정보를 이용해 100억원이 넘는 부당이득을 취득했다가 적발됐다. 증권대행사업부 직원들은 지난 2021년 1월부터 2023년 4월 사이 61개 상장사의 무상증자 업무를 대행하는 과정에서 취득한 정보로 본인 및 가족 명의로 관련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무상증자 공시로 주가가 상승하면 차익을 실현했다.
경남은행에서는 투자금융부서 A부장이 총 562억원을 횡령한 사건이 벌어졌다. A부장은 2007년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장기간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업무를 담당하면서 PF대출 자금을 몰래 빼돌렸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황병우 대구은행장은 고객 몰래 증권계좌 1000여개를 개설한 사건과 관련해 고객들과 금융당국에 고개를 숙였다.
황 행장은 은행장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증권계좌 개설 사건과 관련해 고객과 금융당국에 진심으로 죄송하고 송구하다”고 말했다.
황 행장은 “현재 조사를 진행하고 있고 원인 규명을 철저히 해 앞으로 유사한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응하겠다”면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DGB금융그룹이 가장 모범적이고 선진적인 지배구조 시스템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9일 고객 동의 없이 예금 연계 증권계좌를 임의로 추가 개설한 혐의와 관련해 대구은행에 대한 긴급 검사를 착수했다. 대구은행 영업점 직원들은 증권계좌 개설 실적을 높일 목적으로 1개 증권계좌를 개설한 고객을 대상으로 고객 동의 없이 추가 증권계좌를 개설했다. 대구은행은 지난 2021년 8월부터 은행 입출금통장과 연계해 다수 증권회사 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하고 운영 중이다.
직원들은 고객이 영업점에서 작성한 A증권사 계좌 개설신청서를 복사한 후, 이를 수정해 B증권사 계좌를 임의로 개설하는데 활용했다. 특히 고객들에게 임의 개설 사실을 숨기기 위해 안내문자(SMS)를 차단하는 방식 등을 동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