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성 장질환, 당뇨·고혈압처럼 꾸준히 관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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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증성 장질환, 당뇨·고혈압처럼 꾸준히 관리해야"
  • 이정원 기자
  • 승인 2020.07.21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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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석 을지로참내과 원장 '전신 합병증' 가능성 등 지적

[프레스나인] 주로 서구에서 흔히 발생했던 염증성 장질환은 식습관 변화로 최근 국내에서도 증가하고 있다. 이같은 염증성 장질환은 장 뿐만아니라 전신에 병을 일으킬 수 있는 만큼 고혈압, 당뇨와 같이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질환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당부다.

염증성 장질환은 장관 내 비정상적인 만성 염증이 호전과 재발을 반복하는 질환으로,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이 대표적이다.

아직까지 염증성 장질환의 명확한 발병기전은 밝혀져 있지 않다. 유전적, 면역학적 이상 및 스트레스나 약물 등과 같은 환경적 요인 등이 관련 있을 것으로 알려져 있고 주로 젊은 연령에서 많이 발생한다.

상위개념인 장염은 원인에 따라 크게 감염성 장염과 비감염성 장염으로 분류된다. 금성 감염성 대장염은 전 세계적으로 많이 발생되며 발열, 오심, 구토, 점액성 또는 혈성 설사와 복통이 주 증상이다. 비감염성 대장염은 염증성 장질환, 방사선성 대장염, 허혈성 대장염, 베체트 장염, 약제유발성 장염 등이 있다. 

박윤석 을지로참내과 원장
박윤석 을지로참내과 원장

박윤석 을지로참내과 원장에 따르면 염증성 장질환은 만성적으로 설사, 복통, 혈변, 체중감소가 발생하고 재발이 흔하며, 내과적 치료에 반응하지 않거나 출혈, 천공 등의 합병증이 발생하면 수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염증성 장질환이 발생하는 원인은 아직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지만, 장내세균에 대한 부적절한 면역반응에 의하여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염증성 장질환 중 대표적인 질환인 궤양성 대장염은 직장에서 대장의 근위부로 이어지는 대장 점막의 염증을 특징으로 하며 점액이 섞인 혈변이 나오고, 설사가 수 회에서 수십 회에 이르는 경우도 있으며 심한 경우에는 발열을 동반한다.최근 우리나라에서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크론병은 구강에서 항문까지 위장관 전체에서 발생할 수 있으며 대게 복통, 설사, 전신 무력감을 호소하고 체중 감소나 항문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심한 경우에는 장관 협착, 천공, 항문 농양, 항문 누공 등으로 삶의 질이저하괴고 경우에 따라서 반복적인 수술이 필요하다. 크론병은 드러나는 증상만으로 치핵이나 치루 등 항문질환이나 다른 병의 증상으로 오해할 수 있으며 항문외과에서 치료받던 환자가 잦은 재발이 의심돼 소화기내과로 진료의뢰하는 경우도 있다.

염증성 장질환을 정확히 진단하는 한 가지 진단 방법은 없다고 박윤석 원장은 설명했다. 염증성 장질환의 진단은 임상 증상, 내시경 및 조직병리 소견, 혈액검사 소견, 영상의학검사 소견을 종합해 이뤄진다. 하지만 급성 감염성 장염, 장결핵, 또는 과민성 장 증후군과 감별이 어려운 경우가 있다. 감별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검사는 대장내시경 검사이다.

대장내시경은 다른 장질환과의 감별, 병변 부위의 평가, 중증도 평가, 치료에 대한 반응 평가, 합병증 및 염증성 잘질환 환자에서 발병 위험이 증가하는 대장암의 조기 진단에 도움이 된다. 

그 외 혈액, 혈청 검사 및 대변 검사, 그리고 복부전산화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소장조영술과 같은 영상의학검사, 캡슐내시경이나 풍선보조 소장내시경이 진단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검사를 통해서도 진단이 1년 이상 걸리는 경우가 있을 만큼 감별 진단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

대장내시경 검사는 주요 진단 방법으로 검사 시행과 동시에 조직검사를 바로 진행할 수 있어 아주 중요한 검사 방법이다. 하지만 심한 궤양성 대장염일 경우 천공 가능성이 있으므로 금기인 경우도 있어, 일반적으로 염증성 장질환이 강력히 의심될 때에는 CT를 먼저 시행 후 진행하는 것이 보다 안전하다는 게 박 원장의 설명이다.

염증성 장질환을 치료하지 않고 그냥 두면 궤양성 대장염의 경우 심한 출혈, 장관 협착뿐만 아니라 누공, 농양, 치열 같은 항문 주위 질환, 독성 거대결장, 천공, 대장암 등이 발생할 수 있다.

크론병의 경우 장관협착, 장관누공, 고름집, 항문출혈, 영양의 흡수 불량 등이 있으며 대장암의 경우 궤양성 대장염보다는 드물다.

염증성 장질환은 장에만 염증이 일어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장 이외의 전신에 병을 일으킬 수 있다. 이를 염증성 장질환의 합병증의 일종으로 장외 증상이라고 부른다. 

장외 증상은 비교적 흔하여 염증성 장질환 환자의 약 1/3이 경험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다만 문제가 될 정도로 증상을 유발하는 경우는 많지않다. 장외 증상이 흔히 나타나는 곳은 관절, 눈, 피부, 간, 담관, 신장 등이며 장이 아닌 신체의 다른 부분에 염증이 생기는 이유는 아직까지 밝혀져 있지 않다.

다만 우리 몸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방어체제인 면역이 관절, 피부 등을 자기 자신이 아닌 외부의 물질인 항원이라고 오인해 작용함으로써 염증 반응이 일어난다고 추정되고 있다.

대장암과의 연관성을 살펴보면 오랫동안 대장 전체를 침범하는 궤양성 대장염을 앓은 환자는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하여 대장 및 직장암의 위험성이 높다. 그러나 직장에만 염증이 국한된 궤양성 직장염 환자에서는 암이 발생할 확률이 높지 않다.

궤양성 대장염 환자에서 암이 발생할 위험성은 대장염이 있는 부위가 넓을수록, 그리고 병에 걸린 기간이 오래될수록 높다. 그렇지만 염증의 정도가 심한지 아닌지는 암에 걸릴 위험성과 관계없다. 대장을 침범한 크론병은 암 발생 위험성이 궤양성 대장염에 비하여 낮지만 건강한 사람에 비해서는 높다.
염증성 장질환에 대한 치료는 유도요법과 유지요법으로 나눌 수 있다. 유도요법은 관해, 즉, 증상이 완전히 가라앉은 상태를 유도하기 위한 치료로서 여러 가지의 약을 동시에 사용하거나 한 가지 약이라 할지라도 여러 가지 방법으로 투여하는 복합요법을 일반적으로 이용한다.

유도요법을 시작한 후 증상이 호전되면 사용하는 약의 종류 및 용량을 점차 줄여 최소한의 투약 즉, 유지요법을 꾸준히 계속한다. 하지만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악화되면 다른 약을 투여하거나 여러 가지의 약을 복합하여 사용한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약의 부작용이 문제가 될 때에는 수술이 필요하다.

박윤석 을지로참내과 원장은 “염증성 장질환은 완치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환자 본인이 앓고 있는 병에 대해 절망하거나 반대로 병을 무시하는 경우가 있지만, 옳은 태도가 아니다"라며 "늘 어느 정도의 관심을 가지고 스스로의 생활과 증상을 살펴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염증성 장질환은 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하되 과도한 걱정으로 얽매일 필요는 없다는 것이 박 원장의 조언이다.

박 원장은 "스스로 병을 이겨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 또한 매우 중요하다"며 "감정적으로 매사에 임하지 말고 과학적으로 관찰하고 자신에게 일어나는 변화, 특히 증상, 음식, 약 및 부작용 등을 기록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박 원장은 "가능하면 자신이 앓고 있는 병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습득해 나쁜 것은 피하고 좋은 것은 찾아서 행하는 자세가 바람직하다"며 "염증성 장질환이 악화되는 이유도 원인과 마찬가지로 확실하게 알려져 있지 않지만 악화되는 사례 중에 상당수는 감기 등의 바이러스 감염과 연관되는 만큼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어 그는 "감기약 또는 진통제로 흔히 쓰이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 또한 증상 악화의 중요한 요인이므로 가능하면 주치의와 상의해 처방받는 것이 안전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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