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FDA심사관 이장익 서울대 교수 "'리보세라닙' 3상 성패 속단 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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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FDA심사관 이장익 서울대 교수 "'리보세라닙' 3상 성패 속단 일러"
  • 최원석 기자
  • 승인 2021.02.23 06:10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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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미팅 'fail'은 수정·보완 자료요구 의미…신약허가 절차와 무관
임상 성패는 금융당국 판단할 문제 아냐…최종허가 FDA 결정 사안

[프레스나인] 미국 식품의약국(FDA) 출신 임상약리심사관이 에이치엘비 항암제 '리보세라닙'과 관련 금융당국이 임상 성패를 결정할 사안이 아니라고 꼬집었다. 금융당국이 허위공시 근거로 삼은 FDA와 사전미팅(pre-NDA) 회의록의 '실패(Fail)'라는 표현은 지금까지 수집한 임상결과에 대한 입장이고 수정·보완한 자료 제출이나 추가 임상시험으로 극복될 수도 있어 최종 신약허가 절차(NDA)가 끝난 것은 아니라고 못박았다.

이장익 서울대 약대 교수
이장익 서울대 약대 교수

그는 1차지표(OS)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지 못해도 FDA 허가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2차지표(PFS)를 근거로 허가를 승인하되 추가 임상을 진행하는 가속승인(Accelerated Approval) 가능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임상약리 심사관/팀장(Clinical Pharmacology Reviewer/Team Leader, 2001년 8월~2011년 2월)을 지낸 이장익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교수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FDA가 임상데이터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최종 허가를 결정할 문제"라고 밝혔다.

금융당국이 섣불리 임상 성패 여부를 가릴 게 아니라 FDA의 최종 결론을 기다려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하는 일문일답.

Q. 미국 FDA의 허가 트랙에 대해 설명을 해 달라.
A. FDA 허가 트랙은 다양하다. 항암제의 경우 전체생존율(Overall Survival, OS)로 허가받는 것을 '최종승인(Full Approval)'이라고 한다. 2차지표인 무진행생존기간(Progression-FreeSurvival, PFS, 암이 성장하지 않고 생존하는 기간)으로 허가받는 것을 '가속승인(Accelerated Approval)'이라고 한다. 가속승인으로 허가를 획득하면 일단 판매에 착수해 OS 임상시험을 다시 해야 한다. 임상을 진행해 OS에서 유의미한 결과가 나오면 최종승인이 된다. 반면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지 못하면 허가가 취소된다.

#. 가속승인: 임상 종말점(Clinical Endpoint) 대신 이를 대변해주는 대체 종말점(Surrogate Endpoint)를 이용해 신약을 빠른 시간 내 승인할 수 있는 트랙

Q. 에이치엘비 '리보세라닙'의 임상에 대해 평가한다면
A. 에이치엘비는 임상 전략을 잘못 설정했다. 대리평가지수인 PFS를 써서 가속승인 트랙을 밟았으면 여전히 연구할 여지가 있기 때문에 허가도 받고 이 같은 문제도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1차지표로 OS를 설정했고, 통계적 목표 달성을 하지 못했다. 허가에 사용할 수 있는 결과물을 내지 못했다는 의미다.

Q. 1차지표에서 통계적 유의성 확보에 실패했으므로 FDA 허가가 불가능한가
A. 언론을 통해 접해서 판단하기는 어렵다. FDA에 허가를 신청하지 않았으니 어떻게 결정이 날지 속단하기는 이르다. 가속승인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약물은 이상 없으나) OS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도달하지 못한 이유가 임상 설계, 투여용량, 환자 집단에서 문제가 생겨서 효과가 안 나왔기 때문일 수도 있다.

Q. 1차지표 OS에서 목표를 미달성하고도 FDA 허가가 난 사례가 있나
A. 다시 말하지만, PFS 결과가 좋으면 가속승인을 받을 수 있다. 가속승인이란 일단 효과가 있어 보이니까 판매를 하고 환자 투여를 해 보자라는 의미다.  판매 기간 동안에 임상시험을 지속해 정말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 그 다음에 결정하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항암제 '아바스틴'이다. 아바스틴은 유방암과 폐암 등으로 가속승인을 받았다. 추후 임상에서 OS가 폐암에는 유의성이 있었고, 유방암에는 없었다. 유방암 적응증은 FDA  허가가 취소됐다.

Q. 금융당국이 '리보세라닙'의 글로벌 임상 3상 결과를 허위 공시했다며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A. 허가당국인 FDA가 정식으로 허가 심사도 시작하지 않았는데 금융당국이나 에이치엘비나 임상 성패를 말하기는 것은 부적절하다. 에이치엘비와 FDA 간에 사전미팅에서 'Fail'이라는 표현이 문제가 된 것으로 안다. 사전미팅 단계에서 'Fail'은 최종 허가 심사의 결론은 아니다. 'Fail'의 이유가 뭔지 바로 잡으면 된다. 다만 'Fail'이 바로 잡을 수도 있고,  바로 잡을 수 없는 사안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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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메 2021-02-23 07:25:05
조선비즈 기사가 진짜인줄 알고 던진 20만 개인주주의 돈은 누가 보상해줍니까? 조귀동이랑 이다비? 아님 금융당국?

짜짜 2021-02-23 07:40:06
금융위는 에이치엘비그룹 주주들한테 2조원대 손해배상해야한다

불로초 2021-02-23 07:19:19
금감위 해체해야

아뜰리에 2021-02-23 08:30:01
기자들 현행범으로 구속안되나요

adin 2021-02-23 08:44:44
리얼월드데이터로 보완하는게아닐까요
결과는 얼마전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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