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대학병원 분원 설립 우려…의료계 혼란 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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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대학병원 분원 설립 우려…의료계 혼란 야기”
  • 최광석 기자
  • 승인 2021.07.23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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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 이탈 및 의료생태계 파괴, 의사 수 증가 등 지적

[프레스나인] 대한의사협회가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일부 대학병원들의 분원 설립 추진에 우려를 표했다. 특정지역의 무분별한 병상 수 증가가 의료전달체계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길병원은 서울 위례신도시 의료복합용지 민간사업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또 지난 8일 인천경제청은 청라의료복합타운 우선협상자로 서울아산병원 컨소시엄을 지정했다. 

중앙대의료원은 오는 2022년 3월 개원을 목표로 경기도 광명에 700병상 병원 설립을 진행 중이며 경희대의료원도 경기도 하남에 500병상 규모의 병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경기도 시흥배곧에, 한양대병원은 경기도 안산에 병원 신축을 예정하고 있다.

대형병원들의 분원 신설 추진이 이어지자 의료계는 지역 중소의료기관 고사 및 의료전달체계 붕괴를 우려하고 있다. 

의협은 먼저 대형병원들의 분원 신설로 의료인력 이동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형종합병원이 만들어질 경우 의료인력의 대거 채용이 이뤄져 주변 중소병원의 인력난을 겪게 되고 지역 간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의원 및 중소병원들의 도산으로 인해 의료생태계가 파괴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의협은 “대학병원으로서의 역할이 점점 모호해지는 상황에서 중증환자, 희귀환자 담당이라는 본분을 잊고 경증환자진료 및 과잉진료와 같은 과도한 경쟁으로 인해 해당 지역 의원급 및 중소병원급 의료기관들은 도산하게 될 것”이라며 “결국 일차의료는 죽고 종합병원만 남는 기형적 의료전달체계가 초래될 것”이라고 말했다. 

의협은 수익을 위해 대형병원들이 불법의료인력 채용을 늘릴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병원이 자선기관이 아닌 만큼 분원 설치비용 및 매출을 증가시키기 위해 의료진에 대한 비용 투자를 적게 해 환자들이 의사가 아닌 이로부터 시술이나 처방을 받게 되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의협은 특히 갑자기 병원이 늘어날 경우 많은 의료진이 필요한 것 같은 착시현상을 생겨 의사 수 증가라는 정책 추진의 근거로 사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의협은 “대학병원의 분원 설립 움직임은 병상 수급관리의 허점에 기인한다. 대학병원과 같은 상급종합병원은 보건복지부로부터 병상에 대한 관리 감독을 받게 되지만, 분원 개설의 경우 지자체 장의 권한으로 결정되고 있어 편법적 병상 수 늘리기가 가능하다”면서 “여기에 일부 대학병원의 맹목적인 수익 추구와, 해당 지자체 장들의 지역주민 환심사기용 우호정책이 얽힌 산물”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의료기관의 병상 수급을 복지부 장관의 관리감독 하에 우리나라 전체 의료시장을 대상으로 종합적인 관점에서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또 지속가능한 의료체계를 위한 합리적인 의료전달체계 확립을 촉구했다. 

의협은 “일차의료의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의원급 의료기관 및 중소병원을 살리고, 왜곡된 의료체계를 정립함으로써 지역사회 중심의 선진 의료체계로 전환하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면서 “협회는 일부 대학병원들의 무분별한 분원 설립에 대해 강력한 유감의 뜻을 밝히며, 정부의 실효성 있는 방안 마련을 촉구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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