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제약, 1Q 순손실 1215억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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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동제약, 1Q 순손실 1215억 이유는
  • 최원석 기자
  • 승인 2022.05.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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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전환CB 200만주…주가 급등 따라 평가손실 인식
CB투자자 300만주 '엑시트'…870억 차익 실현

[프레스나인] 일동제약이 올 1분기 전환사채(CB)에 대한 파생금융상품 평가손실로 인해 막대한 순손실을 기록했다. 다만 회계상 손실로 현금유출을 초래하지 않는다. 

24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일동제약의 올 1분기 매출액은 15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8% 증가했다. 영업손실은 94억원으로 전년(137억원)비 적자 폭을 줄였으나 순손실은 무려 1215억원으로 843.4% 급증했다. 

순손실이 급격하게 불어난 것은 미전환 CB에 대한 평가손익 때문이다. K-IFRS 기준에 따라 이들 사채는 주가 상승에 따른 회사의 잠재적 손실을 순손실로 계상해야 한다.

제1회차 CB는 2021년 1월 케이비제3호바이오사모투자 합자회사 외 1개 기관을 대상으로 1000억원 규모에 발행됐다. 전환가액은 2만원이다. 전환에 따라 발행할 주식 수는 500만주(21.01%)다. 전환청구 기간은 2022년 1월28일부터며, 사채만기일은 2026년 1월28일이다.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각각 0%다. 금리가 없기 때문에 사채권자는 주식으로 전환 후 매도해야만 차익을 올릴 수 있는 구조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소식으로 일동제약의 주가가 급등하자 사채권자는 4월12일, 3월16일, 2월17일 각각 100만주, 총 300만주를 전환청구했다. 주가가 전환가액 대비 평균 2.5배 높아 사채권자는 약 870억원의 차익을 챙긴 것으로 계산된다. 

올 1분기말 미전환 CB 물량은 200만주(권면금액 400억원)다. 주가가 상승하면 CB에 대한 전환권의 공정가치도 상승해 그 차액을 파생상품평가손실로 회계처리해야 한다. 올 1분기말 종가가 6만8200원까지 오른 주식을 CB발행 당시 약속한 2만원에 내줘야 하기 때문에 그 차액만큼 회사 내재적 손실을 회계상 손실로 반영하는 것이다. 

일동제약은 미전환CB를 파생금융평가손실 1148억원으로 인식했다. 파생금융평가손실(1148억원)을 포함한 금융비용 1174억원을 기록한 것이 순손실이 커진 배경이다. 다만 회계처리 장부상 손실로 현금유출을 초래하지 않는다. 

순손실은 기말 결손금으로 대체된다. 올 1분기말 결손금은 2033억원으로 지난해말(-820억원) 급격하게 불어났다. CB는 자본으로 전환됐다. 자본금은 268억원으로 30억원(액면가 1000원*300만주) 증가했다. 자본잉여금은 3773억원으로 1670억원이 늘었다. 결손금이 커진 만큼 자본으로 대체된 것이다. 실제 자본은 올 1분기말 2075억원으로 오히려 지난해말 대비 469억원이 증가했다. 

사진/일동제약
사진/일동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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