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자닌 늘리는 일동그룹, 지배력 문제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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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자닌 늘리는 일동그룹, 지배력 문제없나
  • 정재로 기자
  • 승인 2022.11.17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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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제약 첫 CB 1000억 발행 이어 홀딩스도 300억 조달
풋옵션 행사로 대주주 5%p 지분희석, 콜옵션으로 방어가능

[프레스나인] 일동제약그룹이 상위 제약사로는 보기 드물게 주요 자금조달 창구로 메자닌(주식관련사채)을 적절히 활용해 나가고 있어 주목된다. 지분희석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지만 콜옵션(주식매도청구권) 설정으로 지분방어 기회를 열어 놓았다.

일동제약 지주회사 일동홀딩스는 300억원 규모의 첫 CB 발행을 통해 운영자금(105억원) 외 신약개발 자회사인 애임스바이오사이언스와 아이디언스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채권자는 일동제약 CB로 올해 막대한 수익을 올린 KB증권 사모펀드(케이비제4호바이오)로 홀딩스 투자로 다시 한 번 잭팟을 노린다. 

이번 홀딩스 CB의 경우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을 설정하지 않은 점이 눈에 띈다.

채권자가 주가와 전환가의 괴리로 투자수익이 어렵다고 판단할 경우 원금을 조기에 회수할 수 있도록 한 권리를 포기한 것이다. 일동홀딩스는 주가변동과 상관없이 만기(3년간)까지 저금리로 자금을 활용할 수 있는 셈이다. CB 표면 및 만기 이자율은 0%, 2.95%다. 만기일은 오는 2025년이다.

앞서 그룹사인 일동제약도 지난해 1월 창립 이래 처음으로 1000억원의 CB 발행해 R&D 투자금을 조달했다. 당시 A2의 안정적 신용등급을 유지한 일동제약은 장기간 안정적 자금계획 수립이 용이한 회사채 발행 대신 메자닌을 택해 주목받은 바 있다.

일동그룹이 메자닌 활용도를 높여 나가는 이유는 유리하게 적용된 발행조건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동제약 1회차 CB도 표면 및 만기 이자율이 제로금리인데다 풋옵션 역시 2년6월개월 이후에 가능해 장기간 원금상환 및 이자 부담 없이 사채를 사용할 수 있는 조건이었다.

투자자 역시 일동제약 파이프라인의 미래 가치를 감안할 경우 주가 상승을 통한 수익달성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채권자와 채무자의 이해는 맞아 떨어졌다.

올 초 일본 코로나19 경구치료제 사용 승인 기대감에 일동제약 주가 뜀박질한 틈을 타 채권자는 올 1분기에 주식전환 가능물량 300만주(600억원)를 모두 보통주로 전환했다. 2월부터 6월까지 장내매도한 총액은 1392억원으로 원금을 제외하고도 약 800억원의 차익을 거둬드렸다.

일동제약도 부채로 분류되는 CB가 주식으로 전환됨에 따른 자기자본 증가로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얻었다.

단, 대규모 신주발행으로 최대주주의 지분율 희석은 불가피했다.

일동제약 최대주주인 홀딩스 지분율은 연초 40.57%에서 36.03%으로 감소하는 등 특수관계인 포함해 46.01%에서 40.81%로 5.2%p 낮아졌다.

하지만, 일동제약은 이를 대비해 미리 40%의 콜옵션을 확보하며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일동제약 측이 행사 가능한 콜옵션 물량은 200만주(400억원)로 내년 7월 전까지 행사가 가능하다. 현재 주가가 전환가(2만원)를 두 배 이상 상회하고 있어 일동제약이 지정하는 제3자가 권리를 행사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일동홀딩스 또는 오너가가 권리행사에 나설 경우 신주발행에 따른 최대주주 지분희석 방어가 가능하다.

이번 홀딩스 1회차 CB에도 채권(300억원)의 20%(60억원)의 콜옵션 조항을 삽입해 최대주주의 지분희석 가능성을 최소화했다. 최대주주의 콜옵션 행사한도를 제한한 CB 개정안 이후 발행된 사채이기에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율 만큼만 권리행사가 가능하다.

일동제약 차입금의존도 추이. 그래프/프레스나인
일동제약 차입금의존도 추이. 그래프/프레스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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