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고통 항암제 ‘폴리탁셀’, 췌장암 공포서 해방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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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고통 항암제 ‘폴리탁셀’, 췌장암 공포서 해방 목표”
  • 최광석 기자
  • 승인 2022.11.22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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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바이오, 내달 글로벌 임상 돌입…“주기치료 문제 극복할 것”

[프레스나인] 현대바이오사이언스가 회복기 없이 항암제 2회 투약으로 최단 8일 만에 췌장암 치료를 마칠 수 있는 항암요법에 대한 임상시험에 돌입한다.

이 항암요법은 항암제의 독성 제어를 핵심으로 한 환자 중심의 치료법이다. 회사는 암 환자들이 항암제의 부작용을 겪지 않고 통원치료를 통해 가정과 직장에서의 일상생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바이오는 22일 이화여대 ECC 극장에서 발표회를 열고 무고통(pain-free) 항암제로 개발 중인 ‘폴리탁셀’(Polytaxel)의 항암기전 및 글로벌 1상 임상 디자인을 공개했다. 

폴리탁셀은 도세탁셀(Docetaxel)의 항암 효능은 살리고 부작용을 없앤 항암신약으로 고통 없는 항암치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바이오의 유무기 나노 고분자 약물전달체(DDS)에 항암제인 도세탁셀을 탑재한 것이다. 도세탁셀은 기존 화학항암제 중 가장 강력한 효능을 가지고 있지만 강력한 독성으로 인한 부작용으로 탈모, 체중감소 등을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바이오 무고통 항암제 ‘폴리탁셀’ 발표회 사진/프레스나인
현대바이오 무고통 항암제 ‘폴리탁셀’ 발표회 사진/프레스나인

도세탁셀은 최대 무독성 한도(NOAEL) 값이 없지만 폴리탁셀은 이를 80mg/㎥(인체 기준)까지 높였다. 이를 통해 NOAEL 이하 구간이 넓어져 부작용 없는 투여량 선택이 가능해졌단 게 회사측 설명이다. 특히 NOAEL 값이 80mg/㎥ 이내 용량이면 부작용이 없어 투약 후 휴식기 없이 연속 투여가 가능해진다. 또 비임상에서 NOAEL 이내 용량(20mg/kg) 투여만으로 체중감소 없이 종양 사멸에 이를 정도의 우수한 항암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폴리탁셀은 주사 투여로 혈관을 통해 전신을 순환하다가 암 조직을 만나면 약물이 축적된다. 폴리탁셀 입자가 암세포 안으로 들어가 약물을 방출해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기전이다. 폴리탁셀은 혈중에서 약물방출을 3% 이하로 억제하고, EPR(Enhanced Permeability and Retention) 효과에 의해 정상조직보다 암 조직에 10배 이상 약물을 집중 전달한다. 암 조직에서 암세포의 엔도시토시스(Endocytosis)라는 전도로(pathway)를 통해 안으로 흡수되며, 암세포 내에서 약물을 방출한 후 전달체는 생분해(biodegrade)된다. 

글로벌 1상 임상은 췌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호주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현재 호주 현지의 암전문 병원과 임상시험 일정 등을 협의 중이다. 회사 측은 협의가 끝나는 대로 호주 인체연구윤리위원회(HREC)에 임상시험 일정 등을 제출키로 했다. 

현대바이오는 이번 호주 임상에서 폴리탁셀을 7일 간격으로 각각 2회, 3회 피험자군으로 나눠 투약할 계획이다. 2회 투약 시 최초 투약 8일 만에, 3회 투약 시엔 15일 만에 투약이 완료된다. 항암제 투약 간격은 전임상에서 동물에 적용한 투약 간격과 동일하다. 임상 환자가 차질 없이 모집되면 단기간에 임상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화학항암제를 이용한 항암치료는 투약 사이에 3주 회복기를 두기에 보통 3~6개월이 걸린다.

현대바이오는 폴리탁셀이 항암치료의 부작용을 감내해야 하는 시대를 종식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 항암제는 독성 및 부작용 문제 때문에 투약 후 휴식기를 거쳐야 하는데 이러한 주기치료 문제를 극복해 일상생활을 영위하면서 항암치료가 가능하게 하는 약물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바이오는 최근 폴리탁셀과 이를 토대로 구현한 무고통 항암요법인 ‘노앨 항암요법(NOAEL Cancer Therapy)’을 소개하는 논문을 영국 왕립화학회(Royal Society of Chemistry) 저널 ‘Journal of Materials Chemistry B’(JMCB)에 등재했다. 

진근우 현대바이오 연구소장 사진/프레스나인
진근우 현대바이오 연구소장 사진/프레스나인

진근우 현대바이오 연구소장은 “화학항암제를 기반으로 한 항암요법은 동물에 적용한 투약 간격을 약물 독성 때문에 인간에게 그대로 적용할 수가 없어 수 십 년 간 진전을 보지 못했다”면서 “사람에겐 투약 후 약물독성으로 손상된 정상세포들이 회복할 수 있도록 일정 기간 회복기를 둬야 하는데 이 기간에 암세포도 회복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진 소장은 “동물과 사람에게 동일한 투약간격 적용을 목표로 수 십 차례 동물실험을 거친 끝에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적정 투약간격을 찾았다”면서 “임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됨으로써 항암치료로 고통 받는 환자들에게 희망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박광식 현대바이오 바이오부문 사장은 “폴리탁셀은 암으로 인한 국가와 가정의 재난을 막아줄 수 있는 중요한 약물이 될 수 있다. 암환자 치료에 새로운 지평이 열릴 것”이라며 “이제 암 환자를 감기 환자처럼 치료할 수 있다는 인류의 꿈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무고통 항암제 폴리탁셀이 인류를 췌장암 공포서 해방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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