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나인] KCGI자산운용이 현대엘리베이터 이사회에 현정은 회장의 퇴임을 요구하는 주주서한을 보낸 가운데, 2대 주주인 쉰들러가 이달 들어 투자금 회수에 나서 이달 들어서만 40만주 가까이 지분을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KCGI운용이 최대주주, 쉰들러, 소액 주주 간의 활발한 의견교환을 기대한다고 한 상황에서 2대 주주인 쉰들러는 자금회수에 적극적이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엘리베이터 2대 주주인 쉰들러 홀딩스(Schindler Holding AG)는 지난 21일 기준 현대엘리베이터 보유 지분이 542만8773주(13.89%)로 이달 4일 대비 39만4481주(1.01%)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쉰들러는 이달 7일 3만7479주를 장내매도한 것을 시작으로 8일부터 21일까지 11일거래일 연속으로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처분했다. 이달 1일 4만3000원대였던 현대엘리베이터 주가는 지난 23일 5만400원까지 급등해 쉰들러 입장에서는 지분 매각 절호의 기회를 잡았던 셈이다. 이달 지분 매각을 통해 쉰들러가 확보한 현금은 171억9531만원으로, 향후 지분 매입에 나설 수도 있다.
쉰들러 입장에서 현정은 회장의 지배구조 개편에 맞춰 일정 지분을 회수한 뒤 상황을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현정은 회장은 지난달 본인의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전량을 옛 현대네트워크(현 현대홀딩스컴퍼니)에 매각했다. 현대네트워크는 매입한 지분을 담보로 1000억원의 주식담보대출을 일으켰다. 이후 현대네트워크는 인적분할을 통해 현대홀딩스컴퍼니로 상호를 변경했다. 이후 현 회장의 모친인 김문희 여사는 본인이 보유하고 있던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현 회장에게 증여했다. 현 회장은 수증을 통해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5.74%를 재차 보유하게 됐다.
현 회장이 본인의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현대네트워크에 이전하고, 모친 지분을 수증하기 전까지만 해도 현대엘리베이터의 소유 구조는 현정은·김문희·현대네트워크 등(26.6%)이 쉰들러(15.50%)에 11%포인트 앞선 상황이었다. 또한 현 회장은 대법원 판결로 인해 유동성 압박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현 회장이 현대네트워크에 지분을 전량 처분하면서 158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현 회장 입장에서 손해배상 지급에 대한 부담을 덜었지만, 현대홀딩스컴퍼니의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은 주식담보대출을 통해 획득된 것이다. 주식담보대출의 담보유지비율이 160%에 이르는 등 현대홀딩스컴퍼니 입장에서 현대엘리베이터 주가 수준에 대한 부담도 있다. 만약 경영권 분쟁이 벌어질 경우 현대홀딩스컴퍼니 측에서 추가 지분 확보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