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금융 재건 노리는 우리은행, ‘자본한계’ 또 다른 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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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금융 재건 노리는 우리은행, ‘자본한계’ 또 다른 벽
  • 정재로 기자
  • 승인 2023.09.12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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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T1 비율 5대 은행 중 최하위로 기업여신 확대 따른 RWA 증가 불가피
CCyB 부과 등 금융당국 자본확충 압박, 주주환원 확대약속 등도 자본부담

[프레스나인] 우리은행이 야심차게 기업대출 점유율 1위 탈환을 선언했지만 자산부실 우려와 더불어 취약한 자본비율이 한계로 지목된다. 보통주자본(CET1)비율은 5대 은행 중 최하위로 기업여신 확대 따른 위험가중자산(RWA) 증가가 불가피해 대출을 마냥 늘릴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오는 2027년까지 기업여신 부문에서만 30조원의 신규대출을 일으키겠다고 밝혔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상반기 기준 우리은행 CET1비율은 13.4%로 ▲국민은행 15.22% ▲신한은행 14.63% ▲하나은행 15.72% ▲농협은행 16.08%로 국내 5대 은행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국내 20개 은행 평균치 14.18%에도 못 미쳤다.

우리은행 CET1비율이 횡보 중인 표면적인 이유는 코로나 팬데믹 시기 가파른 대출증가로 RWA가 크게 확대됐기 때문이다. 자본을 RWA로 나눠 산출하는 자본비율은 RWA가 커질수록 자본비율은 떨어지게 된다. 

우리은행은 대출확대로 얻은 순이익(▲2020년 1조3703억원 ▲2021년 2조3851억원 ▲2022년 2조9034억원)을 자본으로 돌리지 않고 배당으로 상당부분을 소진한 까닭에 자본비율은 제자리걸음했다. 우리은행의 배당성향은 2019년 89.8%로 높아진 이후 줄곧 50%(2020년 47.5% 2021년 49.5% 2022년 49.9%) 언저리의 고배당 정책을 유지해 오고 있다. 5대 은행 중 배당성향이 가장 높다.

우리은행은 4년 내 기업여신 부문에서 30조원의 신규대출을 확대하겠다고 선언함에 따라 낮은 자본비율이 여신성장의 가장 큰 장애물 지목되고 있다. 더욱이 기업은 가계보다 위험가중치가 높은데다 그 중에서도 리스크가 큰 중소기업대출을 대폭 늘리겠다고 밝힘에 따라 자본비율이 더 취약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올해 처음으로 1%의 경기대응완충자본(CCyB) 부과한데 이어 추가적으로 스트레스완충자본도 고려하는 등 자본확충 압박도 대출성장의 한계로 지목된다. 우리금융지주가 주주환원 확대 약속과 증권사·보험사 M&A 고려로 모기업에 대한 고배당 정책을 유지해 나가야하는 점도 부담이다.

우리은행은 “평균 6% 자산 성장을 하게 되면 자본비율에 손상 없이 성장할 수 있는 것으로 내부적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가계대출을 억제하면서 기업대출을 늘려나가면 큰 데미지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자본비율 외에도 자산 건전성관리 부문도 취약해 기업대출자산 확대가 자칫 부실 폭탄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우리은행은 상반기 기업부문 부실우려채권에 대한 대규모 상·매각을 단행했음에도 기업 고정이하여신(NPL)은 5대 은행 중 가장 가파른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잠재부실 ‘요주의’여신(1~3개월 연체) 규모도 1조6656억원으로 4대 은행 중 가장 크다.

자료/각 행 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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