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나인] 인터넷전문은행 간 건전성 지표가 큰 편차를 보이며 신용평가모형(CSS) 실력차이가 서서히 드러나는 모양새다. 카카오뱅크가 탄탄한 성장성과 수익성에도 가장 안정적인 자산건전성 나타낸 반면, 케이뱅크와 토스뱅크는 고금리 여파에 직격탄을 맞으며 지표가 악화됐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와 토스뱅크의 지난해 잠재부실 바로미터 '요주의여신'이 빠르게 늘고 있어 올해도 자산건전성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적극적으로 부실채권 상·매각(1832억원)에 나선 덕분에 고정이하여신비율을 전년도 수준인 0.9%로 묶는데 성공했지만, 요주의여신 확장세까지는 막지 못했다.
케이뱅크 지난해 요주의여신 잔액은 3641억원으로 전년도 2259억원 보다 60% 넘게 증가하며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은 전년도 2.1%에서 2.6%로 상승했다. 요주의여신(1~3개월 연체)은 채무상환능력이 떨어질 수 있는 잠재적 부실채권으로 향후 자산건전성 악화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로 활용된다. 최근 요주의여신의 확연한 증가세는 향후 대출채권의 부실화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케이뱅크 연체율은 0.85%에서 0.96%로 0.11%p 상승했다.
토스뱅크는 지난해 2000억원이 넘는 NPL 상·매각에도 전년도 460억원에서 1512억원으로 3배 이상 증가해 고정이하여신비율이 0.5%에서 1.2%로 상승했다. 잠재부실 요주의여신도 2022년 955억원에서 지난해 2912억원으로 늘어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이 1.1%에서 2.3%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연체율도 0.72%에서 1.32%로 2배 가까이 늘었다. 토스뱅크는 올해부터 중저신용대출 비중이 기존 44%에서 30% 완화된 만큼 당분간 고신용자와 안정적인 주택관련 대출을 늘리며 건전성 관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반면,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총자산증가율(38%)이 인터넷은행 중 가장 컸음에도 NPL비율, 연체율 모두 안정적인 흐름을 나타냈다. 작년 NPL비율은 전년도와 동일한 0.4%를 유지시켰고, 요주의이하여신비율도 0.5%에서 0.6%로 소폭 상승에 그쳤다. 지난해 털어낸 부실채권 규모도 1137억원으로 3사 중 가장 낮았다. 연체율도 전년도 수준인 0.49%로 관리했다.
카카오뱅크가 건전성 지표를 적절히 관리할 수 있었던 이유는 지난해 대출비중을 안정적인 주택담보대출에 집중한 영향도 일부 반영된 면도 있지만 무엇보다 오랫동안 고도화·차별화 시킨 중저신용자 특화 신용평가모형도 한몫 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중·저신용대출 비중 목표를 유일하게 달성했다.
카카오뱅크는 “대내외 여건 변화를 반영한 탁월한 리스크 관리 역량과 신용평가모형 고도화를 통해 포용금융과 건전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