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고금리에 사채이자 ‘눈덩이’ 상환비율 증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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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고금리에 사채이자 ‘눈덩이’ 상환비율 증가세
  • 정재로 기자
  • 승인 2024.04.18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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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새 이자비용 2배 상승, 발행액 급감ㆍ순상환 전환
사채발행액(연간 기준)ㆍ이자지급액(1분기 기준). 자료/한국예탁결제원·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

[프레스나인] 은행채 만기물량과 신규발행 물량 간 벌어진 금리차로 차환 이자부담이 가중되면서 은행이 사채 상환 규모를 늘려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여파로 지난해 은행채 발행액이 10년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된 후로 상환 기조가 더 확연해지는 모습이다.

1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분기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5대 은행이 만기이전 사채에 지불한 총 이자비용은 8627억원으로 전년동기 6613억원 보다 30% 증가했다. 금리가 널뛰기를 시작한 2022년(1분기 4769억원)과 비교하면 80%가 불어난 수치다. 연간 기준 5대 은행 사채이자 총비용(금융통계정보시스템 기준)은 2021년 2.1조원→2022년 3.2조원→2023년 4.9조원 가파르게 증가해 2년 새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사채 관련 이자비용이 빠르게 늘어난 이유는 은행이 이전 1%대 저금리로 조달했던 채권의 만기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도래함에 따라 고금리로 환승이 불가피해지면서다. 5대 은행이 금리인상기 2022년 이전에 발행한 사채의 평균 발행금리는 1.75%로 현재 금리가 대략 3% 중·후반대를 형성하고 있어 차환에 나설 경우 과거 보다 약 2%p 만큼의 웃돈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다. 5대 은행 기준으로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저금리사채 물량만 약 8조원에 이르러 이자부담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은행 입장에서 벌어진 금리차로 차환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차환 대신 상환을 택하는 비율도 높어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해를 기점으로 은행채 상환액이 발행액을 상회하면서 2012년 이후 10년 만에 순상환으로 돌아섰다. 올해 1분기 순상환액은 9.4조원으로 더 늘어나며 상환기조가 뚜렷해지는 추세다.(은행채 발행액2020년 44조원(+)→2021년 21.9조원(+)→2022년 10.1조원(+)→2023년 0.9조원(-)). 여기에 올해 주담대 스트레스 DSR 규제 도입 등에 따른 가계대출 둔화와 청년희망적금 만기도래 등으로 예금 수신잔액이 빠르게 늘어나며 사채발행 동기가 감소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은행별로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이자비용 증가율이 가장 큰 곳은 국민은행으로 2년 새 111%(799억원→1693억원) 늘었고, 농협은행이 109%(862억원→1803억원), 신한은행 100%(1158억원→2312억원), 하나은행 86%(874억원→1622억원) 상승했다. 우리은행은 사채보유 잔여량이 2년 전 33.4조원에서 올해(1분기) 18.5조원으로 감소한 영향으로 이자비용이 11%(1076억원→1198억원) 증가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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