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나인] 중앙그룹의 에스엘엘중앙(SLL)이 공정거래법 상의 자회사 행위제한 규정을 위반해 경쟁당국으로부터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SLL은 홍석현 회장의 차남인 홍정인 콘텐트리중앙 대표이사가 설립한 투자사를 지원했다. 지주회사의 자회사가 손자회사가 아닌 또다른 계열회사에 출자해 수직 출자구조를 벗어난 것이다.

19일 경쟁당국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 제1소회의는 지난달 21일 SLL의 자회사 행위제한 규정 위반행위에 대한 심의결과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억1900만원을 의결했다.

SLL은 콘텐트리중앙의 자회사면서 비욘드뮤직1호사모투자합자회사(PEF)의 최대주주였다. 비욘드뮤직1호PEF의 업무집행사원(GP)는 베이스인베스트먼트다. SLL은 비욘드뮤직1호PEF의 유한책임사원(LP)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는 없다. 일반지주회사의 자회사가 손자회사가 아닌 국내 계열회사의 주식을 소유했던 것이다.

비욘드뮤직1호PEF의 GP인 베이스인베스트먼트는 2017년 홍정인 대표와 신현성 티몬 전 대표, 강준열 전 카카오 최고서비스총괄(CSO) 등이 함께 설립한 스타트업 전문 투자회사다. 비욘드뮤직 외에 트래블뤌렛, 번개장터, 뱅크샐러드, 직방 등이 베이스인베스트먼트가 투자한 곳이다. 베이스인베스트먼트는 2021년 4월28일 비욘드뮤직1호PEF의 GP가 됐다. 그 시점부터 비욘드뮤직1호PEF는 중앙그룹의 계열회사로 편입됐다.

홍정인 대표는 제이에이치앤드컴퍼니의 최대주주로서 베이스인베스트먼트를 지배했다. 비욘드뮤직1호PEF가 중앙그룹의 계열회사였던 시점(2021.4.28~2023.3.15)에, '홍정인→(제이에이치앤드컴퍼니)→베이스인베스트먼트→비욘드뮤직1호PEF'의 지배구조가 형성됐던 것이다. 홍정인 대표는 중앙홀딩스 지주회사 밖의 개인회사를 통해 투자전문회사와 PEF를 지배하면서, 계열회사를 동원한 것이다.

홍정인 대표는 2023년 3월13일 베이스인베스트먼트의 사외이사에서 물러났다. 제이에이치앤드컴퍼니는 2023년 3월16일 보유 중이던 베이스인베스트먼트 주식 전부를 매각했다. 2년 가까이 자회사 행위 제한 규정을 피해 계열회사를 지배하다가 주식을 처분한 것이다. 베이스인베스트먼트는 2023년 3월16일 중앙그룹 계열회사에서 벗어났다.

공정위는 "중앙홀딩스가 2015년 8월6일 지주회사로 전환했다는 점에서 지주회사 등의 행위제한 규정에 대해 SLL이 명확히 인지하고 있었을 것이 분명해 '중대한 위반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