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과 KAI CEO가 한자리에 서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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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과 KAI CEO가 한자리에 서는 이유
  • 임한솔 기자
  • 승인 2024.06.12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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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의 우주산업 개척 도전...김정균 보령 대표 파트너 발굴 주목

[프레스나인] 제약사와 항공우주기업의 CEO가 곧 같은 무대에서 만난다. 김정균 보령 대표와 강구영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대표 얘기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조합이지만 최근 보령이 김 대표를 필두로 우주산업에 대한 투자를 시작하면서 이야기가 달라졌다.

김 대표는 우주산업을 보령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낙점하고 다양한 장기 육성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경쟁력 있는 기술을 보유한 파트너 발굴에 무게를 싣고 있는 만큼 이번 만남에 시선이 쏠린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7월 부산 벡스코에서열리는 국제우주연구위원회(COSPAR) 총회에 김정균 대표와 강구영 대표가 연사로 초대됐다. 두 사람은 '우주산업 및 연구의 미래 개척Pioneering the Future of Space Industry & Research)'을 테마로 하는 특별 세션에 나설 예정이다. 

행사 후원도 두 기업이 함께 맡는다. KAI가 앵커(Anchor) 후원사로 이름을 올렸고 그다음으로 가장 높은 등급(Diamond)의 후원사로 보령이 참여했다. 보령과 KAI는 나란히 전시 부스도 마련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COSPAR 총회는 1958년부터 개최된 우주연구 분야 최대 학술행사다. 한국에서 열리기는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를 공동 주최하는 한국우주과학회와 한국천문연구원은 세계 60여 개 국가에서 우주과학자와 엔지니어 3500여 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한다. 학술발표만 수천 건이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제약사인 보령이 KAI 못지않게 우주산업 행사 참여에 열의를 보이는 것은 회사의 미래 전략에서 우주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서다. 보령은 김 대표가 CEO에 오른 뒤 우주산업을 투자 포트폴리오에 포함시켰다. 2022년부터 미국 우주정거장 개발기업 액시엄스페이스에 투자해 지분을 획득했고 올들어 액시엄스페이스와 국내 합작법인 브랙스스페이스를 출범하기도 했다. 또 유망 우주기업을 발굴하는 ‘휴먼 인 스페이스(Humans In Space, HIS)’ 사업을 통해 신규 투자 대상을 찾는 중이다.

왜 하필 우주일까. 기술이 발달해 인류의 생활권이 우주로 확장되는 시대가 다가왔지만 정작 우주에서 인간이 건강하게 살 수 있을지에 대한 연구는 매우 부족하다는 게 김 대표의 시각이다. 비록 지금 당장은 제약사가 우주와 큰 관련이 없어 보여도 향후 우주 진출이 가속화하면 헬스케어 측면에서 막대한 사업기회를 발굴할 수 있다는 의미다. 우주 개척의 무게중심이 정부에서 민간으로 옮겨지는 요즘은 특히 그렇다.

물론 혼자서는 어렵다. 보령은 우주산업의 헬스케어 영역 선점을 위해 액시엄스페이스 등과 손잡고 글로벌 협업체계를 만드는 중이다. 국내에서도 파트너를 찾는다. 합작법인 브랙스스페이스가 국내 기술을 우주정거장으로 보내 검증하는 역할을 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올해 초 CEO레터를 통해 “2024년은 파트너들과 ‘인류의 우주 장기체류’에 대한 해결책을 본격적으로 함께 찾아가게 되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며 “각국 정부, 기업, 학교, 연구기관 등 단체의 성격을 막론하고 위 문제를 고민하는 곳이라면 보령과 함께 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 COSPAR 총회는 경쟁력 있는 국내외 우주기업을 물색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여겨진다. KAI를 비롯한 핵심 기업과의 접촉 여부가 특히 주목된다. KAI는 각종 위성과 발사체 개발에 참여하며 국내 우주 기술 발전에 톡톡히 기여해 왔다. 최근에는 재사용 발사체, 우주비행체 등 우주경제 실현을 위한 다양한 우주 미래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강 대표의 경우 우주공간 사용의 대중화 및 상업화를 통해 대한민국 우주경제 실현을 앞당기겠다는 포부를 내놓은 바 있다. 액시엄스페이스와 함께 우주정거장 활용방안을 모색하는 보령과 시너지 창출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최근 개청한 우주항공청(KASA)과 보령의 연계도 관심이다. 정부는 5월 말 우주항공청을 출범하면서 우주산업 시장 점유율 10%라는 목표를 내걸었다. 이와 함께 핵심조직인 우주항공임무본부의 수장으로 NASA 출신인 존 리 본부장을 영입했다. 존 리 본부장은 이번 COSPAR 총회 연사로 참석해 국제사회에 우주항공청을 소개할 예정이다.

(왼쪽부터)강구영 KAI 대표, 김정균 보령 대표, 존 리 우주항공청 임무본부장이 7월 국제우주연구위원회(COSPAR) 총회 연사로 참석한다. 사진/COSPAR 2024 홈페이지 캡처
(왼쪽부터)강구영 KAI 대표, 김정균 보령 대표, 존 리 우주항공청 임무본부장이 7월 국제우주연구위원회(COSPAR) 총회 연사로 참석한다. 사진/COSPAR 2024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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