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환원시 법인세 세액 공제 등 밸류업 세제 정책 발표
4대 금융지주 평균 외국인 지분율 62.44%..지난해 말 대비 3%p↑
[프레스나인]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관련 세제 혜택 방안이 공개되자 은행주가 다시 한 번 출렁이고 있다. 4대 금융지주(KB국민·신한·하나·우리)가 밸류업 프로그램에 적극적인 참여 의사를 밝히자 주주환원 기대감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에도 불이 붙으며 이달 KB금융·하나금융이 신고가를 경신했다. 신한금융도 7년만에 신고가에 근접한 상태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은행지수는 올해(1월2일~7월4일) 27.69% 상승(683.24→872.45)해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 6.39%(2655.28→2824.94)를 크게 상회했다. 특히, KB금융 주식은 이날 8만5900원에 거래를 마쳤는데 전날보다 주가가 1.78%(1500원) 오르며 4거래일 연속 상승 흐름을 타며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KB금융 뿐만 아니라 ▲신한지주 5만1100원→5만2500원 ▲하나금융지주 6만4600원→6만5800원 ▲우리금융지주 1만4640원→14850원 등 다른 4대 금융주도 전날보다 높은 가격에 마감했다.
4대 금융지주들은 주가 상승에 힘입어 시가총액에서도 괄목한 성장을 보였다. 지난해까지 올해 코스피 시가총액 18위였던 KB금융은 현재 9위까지 올랐고, 신한지주(11위), 하나금융지주(18위) 등도 Top20에 자리해 있다.
이처럼 금융주가 연일 상승세를 타고 있는 데는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과 관련이 있다. 정부는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결하기 위해 각종 기업 지원책을 준비해 왔다. 지난 3일 정부는 상속세 개편,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ISA 비과세 한도 등을 골자로 한 밸류업 세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특히, 배당·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증가 금액의 5% 법인세 세액 공제 혜택이 눈에 띈다. 기업이 직전 3개년보다 주주환원을 5% 넘게 늘릴 경우 그 증가분의 5%를 법인세액에서 공제해주는 정책이다. 또, 세액 공제를 받는 기업의 개인주주가 얻은 배당 증가 금액에 대해서도 세율 인하와 분리과세까지 제공한다.
즉, 정부가 주주환원에 대해 세제 혜택을 제공하기 때문에 배당·자사주 소각 등을 추진할 여력이 있는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금융주는 주주환원율이 상대적으로 높고, 자사주 비중이 높아 소각시 주주환원 효과가 높은 편이다. 이와 더불어 금융주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미만인 대표적인 '저PBR주'로 꼽힌다. 상장 금융지주들의 PBR이 0.5배가 채 되지 않는데 1배 미만이라는 것은 주가가 장부상 가치만큼 인정받지 못하고 저평가 받고 있다는 뜻다.
최근 금융지주들의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에 힘입어 외국인 지분율도 역대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상대적으로 높은 배당수익률을 노리고 장기 투자 성향이 강한 외국계 투자자들의 이목을 끈 것이다. 4일 기준 KB금융의 외국인 지분율은 76.35%이고, 신한지주 60.67%, 하나금융 69.98%, 우리금융 42.77% 순이다. 4대 금융지주의 평균 외국인 지분율은 62.44%로 지난해 말(59.6%)보다 약 3%p 증가했다. 전체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지분율이 같은 기간 1%p 오른 것과 비교하면 상승 폭이 크다.
금융사 수장들이 직접 나서 주주환원 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치겠다는 뜻을 밝혀 외국인 지분율은 앞으로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지난달 16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투자설명회(IR)에서 주주가치 제고를 약속했다. 진옥동 신한지주 회장 역시 같은 곳에서 자기자본수익률(ROE) 10%를 목표로 자사주 소각을 하겠다고 말했다.
금융지주들이 밸류업 프로그램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밝혀 올해 하반기에도 금융주의 순항이 이어질 전망이다. 신한지주와 KB금융은 올 하반기 약 2조원, 32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매입을 예고했다. 또, KB금융이 밸류업 예고공시 1호로 나선 가운데 최근 우리금융까지 밸류업 예고공시를 내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