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연내 아시아 임상 3상 종료...중국, 일본, 한국 출시 시간문제
[프레스나인] SK바이오팜이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의 아시아권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 최대 시장으로 꼽히는 중국에서는 현지 생산시설까지 확보했다. 관련 임상이 마무리되고 상업화에 돌입하면 즉시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팜 중국 합작법인 이그니스테라퓨틱스는 올들어 중국 쑤저우 바이오메디컬 산업단지 내에 중추신경계(CNS) 약물 생산시설을 완공했다.
생산시설에는 전체 1억6000만달러 규모 투자가 이뤄졌다. 이그니스테라퓨틱스는 해당 시설을 통해 연간 10억정의 CNS 약물을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이그니스테라퓨틱스 핵심 파이프라인인 세노바메이트를 주로 생산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이그니스테라퓨틱스의 생산시설에 대해 “추후 중국 내 세노바메이트 공급을 목적으로 설립됐다”며 “현재로서는 중국 외의 지역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공급 계획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그니스테라퓨틱스는 앞서 2021년 11월 SK바이오팜과 상하이 소재 글로벌 투자사 ‘6 디멘션 캐피탈(6 Dimensions Capital)’의 합작으로 설립됐다. SK바이오팜으로부터 세노바메이트 등 CNS 신약 파이프라인의 중화권(중국, 홍콩, 대만,마카오) 판권을 넘겨받아 현지 진출에 앞장서는 중이다. 최근 홍콩에서 세노바메이트를 선보인 바 있다.
세노바메이트의 중국 출시는 현재 국내외에서 진행되고 있는 성인 대상 부분 발작 뇌전증에 대한 아시아 임상 3상이 종료된 뒤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빠르면 연내 임상이 마무리되고 내년 중 제품이 출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그니스테라퓨틱스의 생산시설 건립은 이같은 로드맵에 발맞춰 계획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 규모가 큰 지역을 공략하는 만큼 현지 생산시설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 내려졌을 공산이 크다. 세노바메이트를 원료로 한 미국 제품 엑스코프리의 경우 써모피셔사이언티픽 산하 CDMO 업체 파테온(Patheon)을 통해 제조되고 있다.
일본에서도 중국과 비슷한 시기 세노바메이트 출시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일본 제약사 오노약품공업(Ono Pharmaceutical)이 파트너사로 있는 만큼 SK바이오팜 쪽에서 별도 생산시설을 마련할 필요성은 낮아 보인다.
오노약품공업 내부 로드맵을 보면 세노바메이트(ONO-2017)에 관해 연내 임상 종료, 내년 승인 신청을 예정하고 있다. 일본 내에서 면역항암제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 병용요법을 제외하고 승인 신청 시기가 제시된 약물은 세노바메이트뿐이다.
SK바이오팜은 한편 한국에서는 동아에스티를 통해 2026년 세노바메이트 한국 시장 출시 및 급여 등재를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 상용화에 성공한 세노바메이트가 이처럼 아시아권으로 영역을 넓히면서 재무적 성장의 기울기가 보다 가팔라질 전망이다. SK바이오팜은 올해 3분기 세노바메이트 미국 매출만으로 1052억원을 벌어들였다. 매출이 고정비를 넘어서며 본격적인 이익 성장 구간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S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를 통해 확보한 현금을 기반으로 미래 성장 동력을 육성하는 중이다. 세노바메이트를 잇는 신규 CNS 의약품 인수를 추진하는 한편 RPT(방사성의약품 치료제), TPD(표적단백질분해 치료제), CGT(세포 유전자 치료제) 등 신규 모달리티에 투자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