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나인] 삼성생명이 보유 중인 휴면보험금 규모가 1088억원에 달한다. 국내 보험업계에서 가장 큰 액수로 타 경쟁사 대비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2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가 보유하고 있는 휴면보험금은 올해 상반기 말 기준 7127억원이다. 이 가운데 생명보험업권이 4873억원으로 68.4%를 차지했다. 손해보험업권은 2254억원(31.6%)이다.

특히, 삼성생명의 휴면보험금이 1088억원으로 생명보험사, 손해보험사를 통틀어 가장 많았다. 한화생명(554억), 동양생명(511억), 라이나생명(477억원), NH농협생명(473억), 신한라이프(434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휴면보험금은 보험금의 지급 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3년이 지나 소멸시효가 완성됐지만 보험 계약자가 찾아가지 않아 보험사에서 보관하고 있는 돈을 말한다.

일각에서 보험사들의 적극적인 안내 부족으로 휴면 보험료가 쌓였다는 비판이 나온다. 보험사들이 휴면보험금을 별도의 계정을 두지 않은 채 보험사 자산운용에 사용하고 있고, 여기에서 발생되는 수입이 얼마인지 산출하지도 않고 있다는 점도 지적되는 부분이다. 보험사들이 서민금융진흥원에 일부 출연(1년 1회)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자산운용을 통해 얻은 수입을 권리자에 대한 별도의 이자를 산출하지 않은 채, 자사의 수입으로 가져가는 것이다.

이강일 의원은 “소비자들이 보험금 청구 시기나 절차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데다 보험사들의 적극적인 안내 부족이 겹쳐 휴면보험금이 수천억원대로 쌓이게 됐다”며 “이는 단순히 미청구된 보험금의 문제가 아니라 소비자 보호와 금융 시스템의 신뢰성에 직결된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보험사와 정부의 시스템 개선 노력과 함께 소비자 또한 자신이 가입한 보험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가지고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생명 관계자는 "휴면보험금은 계약자 수에 비례해서 발생하는데 자사의 규모가 크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면서 "유선 전화나 이메일 등 다양한 방식으로 보험금 신청을 장려하고 있지만 신청을 하지 않는 계약자의 보험금을 함부로 처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관계자는 "자사는 서민금융진흥원과 함께 보험금 찾아주기 서비스 등을 통해 고객에게 휴면보험금을 지급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