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K-ICS비율 163%로 급락해 자본확충 나선 듯
[프레스나인] 한화생명이 두 달 만에 다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지난 7월 50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한화생명은 24일 60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4.8%에 발행했다. 30년 만기 5년 콜옵션 조건이다. 올 3분기에만 1조10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것이다.
한화생명의 K-ICS비율이 2분기말 163%로 2023년말 184%에서 무려 21%포인트 하락했다. 금융당국은 K-ICS비율을 150% 이상으로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한화생명의 K-ICS는 약 5%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7월 발행 물량까지 고려하면 총 9%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급한 불은 껐지만 금리 사이클을 고려하면 아직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올해 들어 한화생명의 K-ICS비율이 급격하게 하락한 주요 원인은 부채 할인율의 변경이다. 금융당국의 ‘보험부채 할인율 현실화 계획’에 따르면 장기선도금리(LTFP)는 2023년 4.8%, 2024년 4.55%, 2025년 4.3%, 2026년 4.05% 2027년 3.8%로 매년 25bps씩 감소한다.
할인율은 미래 시점의 부채를 현재가치로 계산하기 위해 적용하는 금리이다. 그런데 보험 부채는 초장기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관찰이 불가능한 구간의 금리를 추정해 사용하는데 이를 장기선도금리(LTFR)라고 한다. 장기선도금리가 올라가면 부채부담이 감소하고 내려가면 부채부담이 늘어난다. 보험사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회계제도(IFRS17)가 도입 되면서 장기선도금리가 주목을 받고 있다. 할인율에 따라 보험 부채 규모가 크게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할인율이 10%라면 내년에 갚아야 하는 1억원의 부채의 현재가치는 9천만원으로 보는 것이다. 할인율이 높을 수록 부채가 과소평가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IFRS17을 도입하면서 장기선도금리를 높게 산정하여 현실과 다르게 재무건전성 착시 현상이 나타났는데 이를 앞으로 바로 잡겠다는 것이다.
중단기 금리 또한 하락 추세다. 미국 연준이 금리 인하 사이클에 들어가면서 시장금리는 하락세다. 부채 평가 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자산운용 수익률 하락 가능성을 고려한다면 자본관리부담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한화생명은 과거에 팔아놓은 고금리 확정형 상품이 많이 남아있는 생명보험사중에 하나다. 금리가 하락하면서 빈티지가 오래된 레거시 상품의 역마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차 역마진은 보험 가입 고객에게 보장한 금리보다 보험사의 운용 수익률이 낮아 생기는 손해다. 고금리 확정형 상품이 많다는 것은 금리에 대한 민감도가 높다는 것이다.
자본확충을 위해 유상증자를 고려할 수 있겠지만 지금 주가 수준에서 증자를 하는 것은 피하고 싶을 것이다. 그렇다면 지속적으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야 한다. 이경우 이자부담은 계속 늘어나게 된다. 올 3분기에 발행한 1조10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이자만 연 528억원이다. 이 상황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