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이노베이션, 베리스모 자회사 편입 예정...기존 베리스모 주주에 신주 배정
베리스모, CAR-T 파이프라인 관련 2029년부터 매출 발생 추정
[프레스나인] HLB(에이치엘비)그룹 산하 바이오텍 베리스모테라퓨틱스(Verismo Therapuetics)가 국내에서 HLB그룹 계열사 이외에도 여러 투자자를 유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약사 오너와 건설사 등이 주주 목록에 포함됐다.
HLB이노베이션의 최근 공시에 따르면 회사는 베리스모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해 HLB와 HLB제약, 베리스모 경영진, 해외 투자펀드,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 등 기존 베리스모 주주들을 대상으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시행한다.
제3자배정 대상자 중 이외에도 눈에 띄는 이름이 있다. 먼저 조용준 동구바이오제약 대표다. 조 대표가 동구바이오제약과 별개로 베리스모 지분을 지녔다는 것이 알려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동구바이오제약의 경우 지난해 7월 베리스모의 1700만달러 규모 자금 조달에 참여했다. 조 대표도 이때 함께 베리스모 지분을 취득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조 대표가 개인적으로 베리스모에 투자한 것은 그만큼 회사의 신약개발 역량을 높이 평가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베리스모는 세계 최초 CAR-T 치료제 ‘킴리아’를 개발한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 연구진을 주축으로 설립됐다. 고형암에 취약하고 재발률이 상당한 기존 CAR-T 치료제의 단점을 개선한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고형암 치료제 ‘SynKIR-110’, 혈액암 치료제 ‘SynKIR-310’의 임상 1상을 진행하는 중이다.
다올이앤씨도 베리스모 지분을 보유한 국내 투자자 중 하나다. 다올이앤씨는 콘크리트 구조물 전문 건설업체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4년 전문건설 철근·콘크리트공사업 시공능력평가에서 평가액 기준 1위를 차지했다.
제약바이오와 무관한 다올이앤씨가 베리스모에 투자한 것은 최대주주인 경영자문서비스기업 마크스앤컴퍼니 유한책임회사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마크스앤컴퍼니는 앞서 유전자 분석업체 셀레믹스, 체외진단 전문기업 퀀타매트릭스에 투자하며 제약바이오 분야에 대한 관심을 드러낸 바 있다.
베리스모 주주들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HLB이노베이션 주식을 취득할 예정이다. 조 대표는 신주 86만8909주를, 동구바이오제약과 다올이앤씨는 각각 108만5033주를 받게 된다. 동구바이오제약과 다올이앤씨는 베리스모 지분 취득에 약 20억원을 투입했었다. 현재 HLB이노베이션 주가가 3000원 초반대라는 점을 놓고 보면 약 1.5배 수준의 투자 차익이 발생하는 셈이다. 물론 보호예수기간 1년이 종료된 후 주가에 따라 차익 실현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HLB이노베이션은 미국법인(HLBI USA)에 약 1563억원을 출자하고 이를 베리스모 주주들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베리스모 주주들은 이 자금을 재원으로 유상증자에 참여해 HLB이노베이션 신주를 인수하고 베리스모 주식을 HLBI USA에 이전하게 된다. 이후 HLBI USA가 11월 초 베리스모와 합병해 소멸하면 결과적으로 베리스모가 HLB이노베이션의 100% 자회사로 남는다.
HLB이노베이션은 베리스모의 자회사 편입을 통해 기업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신약개발에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신화회계법인이 작성한 평가의견서에 따르면 베리스모는 2029년부터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해 2030년 영업손익 흑자전환, 기업잉여현금흐름(FCFF) 플러스 전환을 달성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현재 임상 중인 SynKIR-110, SynKIR-310의 매출만을 추정했을 때의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