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 인수 뉴로토브 신체제 출범, 뇌과학자의 ‘블루오션’ 도전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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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B 인수 뉴로토브 신체제 출범, 뇌과학자의 ‘블루오션’ 도전 본격화
  • 임한솔 기자
  • 승인 2024.10.02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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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로토브, 김대수 교수+심경재 사장 각자대표체제 구성
“시장 커지는 근긴장이상증, 유일한 치료제 만들 것”...파킨슨병 신약도 발굴

[프레스나인] HLB(에이치엘비)그룹에 합류한 신약개발기업 뉴로토브(Neurotobe)가 새로운 경영진을 꾸렸다. 뉴로토브를 창업한 김대수 카이스트(KAIST) 교수과 함께 HLB 측 전문경영인인 심경재 사장이 각자대표체제를 구성했다. 

뉴로토브는 ‘신경’을 뜻하는 뉴로와 히브리어로 ‘좋다’는 뜻의 토브의 합성어다.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난치성 뇌질환을 공략하는 것을 목표로 설립됐다. 특히 근긴장이상증, 파킨슨병에 초점을 맞췄다. 아직 근본적인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은 분야를 선점해 세계적인 바이오텍으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다. 

◇뇌과학 외길 김대수 교수, 난치성 뇌질환의 ‘마이너리티 리포트’ 찾다

뉴로토브 연구개발을 이끄는 김 교수는 뇌과학 전문가다. 카이스트에서 유전학 및 신경과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고 미국 뉴욕주립대 의대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신경생리학을 연구했다. 박사과정에서부터 이미 세계적 학술지인 네이처에 논문을 실을 정도로 두각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진다. 2004년 카이스트 교수로 부임했고 현재 뇌인지과학과 전임교수를 지내는 중이다. 

김 교수는 카이스트에서 연구를 통해 유망한 뇌질환 치료 후보물질들을 발굴했다. 근긴장이상증 치료제 ‘NT-1’, 파킨슨병 치료제 ‘NT-3’ 등이다. 이들 후보물질은 기존 치료법의 주류에서 벗어나 ‘혁신’을 꾀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김대수 카이스트 교수 겸 뉴로토브 대표. 사진/뉴로토브
김대수 카이스트 교수 겸 뉴로토브 대표. 사진/뉴로토브

근긴장이상증은 의지와 무관하게 근육의 긴장이 증가하며 통증과 함께 몸의 일부 또는 전신이 뒤틀리는 병이다. 그동안 보툴리눔 톡신 주사, 뇌 심부 전기자극 수술(DBS) 등의 치료법이 개발됐으나 한계가 있었다. 보툴리눔 톡신 주사는 치료 부위가 국소적이고 내성이 발생할 수 있다. DBS의 경우 일부 환자에게만 적용 가능한데다 뇌수술 자체의 위험 부담이 크다.

김 교수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근긴장이상증의 근본 원인을 연구한 결과 신경전달물질 중 하나인 세로토닌이 근긴장이상증을 유발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세로토닌 신경의 활성이 증가해 세로토닌 분비가 늘어나며 늘어난 세로토닌은 5HT2A라는 세로토닌 수용체에 작용해 근육을 긴장시킨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개발된 세로토닌 수용체 억제제가 근긴장이상증 치료제 NT-1이다. 김 교수는 NT-1에 관해 "현재 시장에는 근긴장이상증 치료제가 없다. 우리가 개발하는 신약이 아마 유일한 약물이 될 것"이라며 "근긴장이상증 시장은 증가하고 있는데 신약이 없기 때문에 이 영역은 블루오션"이라고 자신감을 보인 바 있다.

파킨슨병 치료제 NT-3도 혁신 신약으로 평가된다. 파킨슨병은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분비하는 뇌내 신경세포가 소실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파민 작용제를 투여하면 증상을 완화할 수 있지만 부작용 위험이 있고 장기간 복용시 내성이 생긴다.

이에 도파민 줄기세포를 새로 이식하는 방법 등이 연구되고 있으나 김 교수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했다. 도파민 감소로 인한 신경 억제보다는, 억제 후 갑자기 신경을 과다하게 흥분케 하는 ‘반발성 흥분신호’가 파킨슨병 증상 발생의 주 원인이라고 봤다. 자연히 반발성 흥분신호를 억제하면 파킨슨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아직 소수 이론이지만 이미 동물실험을 통해 치료효과를 입증했다. 김 교수는 이제 사람에게도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ASO(안티센스 올리고뉴클레오티드) 형태의 RNA 유전자 치료제 NT-3을 개발하는 중이다.

왼쪽부터 심경재 뉴로토브 신임대표, 김대수 카이스트 교수 겸 뉴로토브 대표, 임창윤 HLB그룹 부회장. 사진/HLB
왼쪽부터 심경재 뉴로토브 신임대표, 김대수 카이스트 교수 겸 뉴로토브 대표, 임창윤 HLB그룹 부회장. 사진/HLB

◇HLB, 뉴로토브 M&A 단행...전문경영인 데뷔 심경재 사장은 누구

혁신 이론으로 무장한 뉴로토브는 HLB의 눈에 들었다. HLB는 9월 뉴로토브 지분 73.02% 인수에 160억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간암 신약 리보세라닙을 개발하는 엘레바테라퓨틱스, 항암 백신 개발사 이뮤노믹테라퓨틱스에 이은 3번째 바이오텍 자회사를 확보한 것이다.

이미 후보물질이 마련돼 있으니 앞으로 얼마나 빠르게 임상 단계에 진입하느냐가 관건이다. 뉴로토브는 먼저 근긴장이상증 치료제 NT-1의 임상 1상 신청 준비를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HLB는 김 교수를 비롯한 뉴로토브 연구진이 임상 준비에 집중할 수 있도록 별도의 전문경영인을 회사에 파견했다. 뉴로토브는 최근 M&A 절차를 마무리한 뒤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심경재 사장을 김 교수와 함께 각자대표로 선임했다.

심 사장은 중앙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두산건설, 삼성에스원 등을 거쳐 2019년 HLB에 입사했다. 다년간 HLB그룹 대외협력팀에서 근무하며 언론홍보를 맡아 왔다. HLB그룹에서 CEO 역할을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당분간 HLB 언론홍보와 뉴로토브 대표 업무를 겸직하면서 먼저 뉴로토브 연구인력 확충에 힘쓴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심 사장은 “파킨슨병이나 근긴장이상증은 아직 근본적인 치료제가 개발되지 못한 분야로 HLB의 리보세라닙, HLB테라퓨틱스의 NK치료제, HLB이노베이션(베리스모)의 CAR-T 치료제에 이어 HLB그룹의 ‘Human Life Better’ 철학을 실현하는 혁신 치료제가 될 것”이라며 “이러한 성과를 조기에 내 세계적인 난치성 뇌질환 치료기업이 될 수 있도록 연구진 지원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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