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나인] <편집자주> 이른바 '기업가치 뻥튀기', '투자 위험 요인 기재 누락' 등 기업공개(IPO)를 둘러싼 부실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프레스나인>은 부실한 IPO 실태를 점검하고자 한다. 

오름테라퓨틱이 희망 공모가 뻥튀기 논란에 휩싸이며 한국거래소의 기업공개(IPO) 심사에 구멍이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오름테라퓨틱의 기업 벨류에이션에 허점이 있을 뿐 아니라 핵심 파이프라인의 임상 과정에서 중대한 문제까지 발생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오름테라퓨틱은 지난 21일부터 오는 27일까지 수요예측을 거쳐, 내달 3~4일 일반 청약을 받는다. 상장일은 미정이다.

오름테라퓨틱은 당초 이달 5~6일 일반청약을 거쳐 같은 달 중순 코스닥 시장에 입성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난 10월 22일 금융감독원의 정정 요청 공시와 함께 일정이 지연됐다.

오름테라퓨틱은 이달 5일, 14일, 20일 세차례에 걸쳐 금융감독원에 정정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현재 일정대로라면 오름테라퓨틱은 내달 중순쯤 코스닥 시장에 입성하게 된다.

문제는 주관회사인 한국투자증권이 오름테라퓨틱의 기업 벨류에이션에서 '일회성 계약금'이 발생한 지난 2023년 4분기 당기순이익을 포함시킨 데 있다.

일회성 계약금은 향후 보장되지 않는 매출로서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데에 무리가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증권신고서를 통해 "현재 적용된 실적의 경우 비교대상 기업들과는 달리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실적이 아니기에 직접적인 비교에 있어서 한계가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시적인 계약금이 포함된 실적을 적용 당기순이익으로 선정한 이유는 해당 기술이전이 동사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방생한 기술이전일 뿐만 아니라 향후 계획이 아닌 기 발생한 결과이기 때문에 적절한 현재 평가가치 산출에 있어서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설명은 면피성 발언에 불과하다. 

한국투자증권은 비교 기업 주가수익비율(PER) 배수에 주당 순이익을 곱해 오름테라퓨틱의 주당 평가가액을 산출했는데, 이때 비교 기업 선정 과정에서도 '일회성 계약금'이 발생한 지난 2023년 4분기 당기순이익이 포함됐다. 애초부터 적절치 않은 비교 기업을 선정해 잘못된 PER을 적용한 것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한국거래소 측의 면밀한 검토가 선행되었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최근 업계에서는 한국거래소가 지난 6월 '상장 예비 심사 지연 해소를 위한 방안'을 내놓은 뒤 심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평이 전해진다.

그러나 한국거래소가 '심사 기간 정상화'를 좇느라 정작 중요한 '심사'를 놓친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이에 따라 금감원의 역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심지어 '금감원이 거래소를 믿지 않는다'는 표현마저 등장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근래 금감원은 기업의 재무 안전성, 지배구조 등 거래소가 살펴보아야 할 영역까지 모두 살피고 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오름테라퓨틱의 경우 지난 9월 27일 심사가 끝난 곳으로 그 이후에 발생한 내용에 대해서는 담당자도 알 수 없다"며 "심사 과정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답변해 줄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