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증권 기존 주주, 기업 밸류업 이후 엑시트 전망
[편집자주]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계열사 정비를 마치고 마침내 M&A 첫 성과를 거뒀다. 10년만의 증권업 재진출을 일구며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시각과 구색 맞추기에 불과하다는 세간의 평가가 엇갈린다. 아쉬움은 있지만 이제 막 몸 풀기를 마친 만큼 우리금융은 당장 롯데손해보험을 포함해 본게임을 위한 알짜매물 찾기에 한창이다. 차기 M&A 성과는 임 회장의 경영능력과 리더십을 가늠 할 분수령이 될 수 있어 더욱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 인수합병의 기본이자 핵심인 우리금융의 자금조달 전략과 관련된 변수들을 점검해 본다.
[프레스나인] 우리금융이 사실상 무자본으로 한국포스증권 경영권 인수에 성공하면서 남은 자본여력을 롯데손해보험 M&A(인수합병)에 집중할지 관심이다. 우리금융 숙원사업인 증권업 진출을 비록 소형사이기는 하지만 포스증권 인수로 구색을 갖춘 만큼 대형 매물인 롯데손보 M&A에 화력을 쏟을 수 있는 명분은 충분한 상태다.
우리금융은 최근 우리종합금융과 포스증권을 합병, 합병법인을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결정함과 동시에 롯데손해보험 인수 검토를 공식화했다. 우리금융은 롯데손보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상태며, 다음 주부터 가상데이터룸을 통해 상세 실사 후 6월 본입찰에 뛰어들 예정이다.
우리금융이 차기 매물대상으로 눈 여겨 보고 있는 롯데손해보험 인수의향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한국포스증권(우리투자증권 사명변경 예정) 경영권 인수를 사실상 투자비용 없이 마무리 지음에 따라 차기 M&A에 남은 자본력 집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완전자회사로 편입시킨 우리종합금융을 포스증권과 합병시키는 방식으로 증권업 진출의 길을 열었다. 포스증권과 우리종금의 자기자본 규모는 485억원 대 1.1조원으로 비교상대가 되지 않지만 증권업 라이선스를 보유한 포스증권를 존속기업으로 남기고 우리종금을 소멸시키로 했다.
한국포스증권와 우리종합금융의 합병비율을 대략 1:0.34으로 결정함에 따라 존속회사인 포스증권은 보통주식 4억7192만4259주(주당 액면가액 500원)의 합병신주를 발행해 우리종금 최대주주인 우리금융지주에 교부할 예정이다. 완료시 존속회사인 포스증권의 최대주주는 우리금융으로 변동되고, 우리금융의 합병법인 소유 지분율은 기존 주주(한국증권금융 등 1396만주)와 주식희석으로 97.13%로 낮아지게 된다.
구주 매각 없이 합병이 진행됨에 따라 우리금융 합병신주 인수자금인 2360억원은 고스란히 포스증권 자본으로 유입돼 실질적인 증권사 재건을 위한 마중물로 활용된다.
포스증권 최대주주인 한국증권금융 등 기존 주주들이 경영권 프리미엄 없이 합병에 찬성한 점이 이례적인데 향후 우리금융의 투자확대로 기업 밸류업이 이뤄진 시점에 시세차익을 노리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미 포스증권은 지속된 실적악화로 현재 부분자본잠식이 발생한 상태다.
이정수 우리금융 전략부문 부사장도 합병 관련 기자 브리핑에서 “우리금융 측도 자회사에 대해 기본적으로 100% 완전자회사화를 지향한다”며 “합병증권사 소수주주 보유지분 매입과 관련해 추후 소수주주들이 원할 시 협의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혀 적정시점에 구주의 엑시트 길을 열어 줄 것으로 보인다.
소형 증권사 인수로 자금을 아낀 우리은행이 롯데손해보험 인수전에 참전하겠다는 뜻을 공식화한 만큼 차기 M&A에 자본력을 총동원할지 관심이다. 이참에 증권사에 이어 보험사 인수까지 마무리지을 경우 우리금융 비은행 포트폴리오는 사실상 완성되는 셈이다.
다만, 대형매물을 잡기까지는 갈 길이 험난하다. 취약한 자본비율이 발목을 잡고 있는데다 자본확충과 자금조달에 있어 풀어야 할 과제와 변수가 많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우리금융도 “향후 롯데손해보험이나 추가적인 증권사 인수합병 과정에서도 CET1 비율 훼손은 없을 것”이라며 무리한 인수나 오버페이는 없음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