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에 이어 거래 수수료 전면 무료 이벤트
거래 수수료 매출 99%..지난해 4분기 매출 반토막
[프레스나인]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이 수수료 무료 카드를 꺼내들었다. 각종 이벤트 등 고객 유인 강화에도 불구하고 ‘만년 2위’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내린 결정으로 풀이된다. 빗썸은 내년 증시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어 단기간에 기업 가치를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거래 수수료가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가상자산 데이터 플랫폼 코인게코에 따르면 25일 기준 빗썸의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점유율은 21%로, 업비트(76%)에 이어 2위를 기록 중이다. 한때 점유율이 30%대까지 상승하며 업비트와의 격차를 줄이기도 했지만 최근 다시 벌어지고 있다.
내달부터 빗썸은 점유율 1위 업비트와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거래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진행한다. 가상자산의 거래 수수료를 기존 0.04~0.25% 수준에서 0%로 변경하는 것이다. 이번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통해 점유율 40% 이상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빗썸은 지난해 10월에도 창립 10주년을 기념해 수수료 무료를 4개월간 이어간 바 있다. 빗썸은 무료 수수료 정책 이후 점유율을 10%대 에서 30% 초반까지 끌어올렸다. 한때 빗썸은 알트코인 거래가 폭증하면서 업비트를 제치고 국내 점유율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번 수수료 무료 정책이 지난해와 다른 점은 사전 신청이다. 올해는 사전 신청을 완료한 고객에게만 수수료를 면제해 준다. 또, 수수료 무료 기간 동안 멤버십 등급별 리워드 포인트를 제공하지 않는다. 빗썸은 거래대금에 따라 등급을 산정하고 그에 따른 포인트를 캐시백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수수료 무료 기간 동안에는 포인트 지급을 한시적으로 중단한다.
빗썸이 이처럼 파격적인 행보에 나선 것은 내년 기업공개(IPO)라는 최대 과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업황에 따라 실적이 요동치는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 20%대에 머무르고 있는 빗썸이 상장 심사의 문턱을 통과하기는 희박한 상황이다. 이에 빗썸은 수수료 수익을 포기하더라도 점유율을 올려 시장 내 위치를 확고히 하려는 것이다.
빗썸의 매출액 99%가 거래 수수료에서 나온다는 점을 감안하면 하반기 실적 악화를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앞서 빗썸은 수수료 무료를 선언한 이후 지난해 4분기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다. 지난해 4분기 빗썸의 매출은 2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