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자본여력 점검] CET1 추가적립 요구에 배당위축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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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자본여력 점검] CET1 추가적립 요구에 배당위축 불가피
  • 정재로 기자
  • 승인 2023.03.22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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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금융당국, 경기대응·스트레스 완충자본 부과 예고
CCyB·ST 추가부과 시 규제비율 마지노선 근접할 수도
자본비율 낮은곳 직접 영향, 주주환원정책 제동 전망

금융당국이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급격히 늘어난 민간신용에 대한 관리에 나섰다. 신용팽창기에 추가자본을 적립하는 경기대응완충자본 적립을 적극 검토하고 있고, 스트레스 완충자본 부과도 예고했다. 고금리 지속으로 대출자산 부실이 예고되고 있어 선제적인 자본확충을 유도하자는 차원이다. 은행 입장에서 자본확충이 불가피해져 주주환원 정책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과 개인사업자 대출을 통한 자산 성장전략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경기부진에 디레버리징까지 맞물려 복합 위기가 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시중은행의 자본여력을 점검해 봤다.

[프레스나인] 금융당국이 경기대응 및 스트레스 완충자본 부과를 예고함에 따라 시중은행의 배당여력이 위축될 전망이다. 경기대응 및 스트레스 완충자본을 보통주자본비율(CET1)에 부과할 경우 최소 규제비율이 10%를 넘어설 수도 있어 자본버퍼가 축소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최근 국내 은행의 전반적인 자본비율 제고를 위해 총신용 규모 등을 고려해 금년 중 경기대응완충자본(CCyB) 부과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은행별 리스크관리 수준과 스트레스테스트(ST) 결과 등에 따라 차등적으로 추가자본 적립의무를 부과하는 스트레스 완충자본 제도도 도입할 계획이다.

여기에 은행에 대손충당금과 대손준비금이 부족하다고 판단 시 추가 적립을 요구할 수 있도록 특별대손준비금 적립요구권 도입도 추진한다. 

지난해 고금리·고환율 여파로 CET1이 채권평가손실 등의 영향으로 전년대비 하락하는 등 향후 은행권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충분한 손실흡수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선제적 대응에 나선다는 취지다.

경기대응완충자본은 신용팽창 국면 이후 스트레스 상황에서 은행들이 손실을 충분히 흡수하고 자금중개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충분한 자본을 사전에 적립하도록 하는 제도다. 지난 2016년 자본규제의 일환으로 도입했으나, 적립수준 0%를 유지해왔다. CCyB는 위험가중자산의 0~2.5% 범위 내에서 적립하는데, 최대 2.5%의 적립수준이 결정될 경우 은행의 규제자본 비율이 13%까지 높아질 수 있다.

 

당국은 코로나19 대응과정에서 급증한 여신의 향후 부실화 가능성에 대비해 오는 2~3분기 중 추가자본 적립의무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스트레스완충자본 제도 도입에 따른 추가자본 적립을 고려하면 규제자본 비율은 13% 수준까지 높아질 수도 있다. 현재 7~8%인 CET1 규제비율에 CCyB와 스트레스완충자본까지 더해질 경우 국내은행의 CET1 평균치(12.26%)까지도 근접할 수 있다.

미국 연준(Fed)은 스트레스테스트를 통해 결과에 따라 은행별로 추가자본 적립의무를 차등 부과하고 있는데 미국은 작년 30개 이상 은행에 대해 최소 2.5%에서 최대 9.0%의 추가자본 확대를 지시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지난해 100개 이상 대형은행에 대해 최대 4% 적립을 부과했다.

추가 규제비율 부과와 맞물려 최근 고금리·고환율로 늘고 있는 위험가중자산(RWA)도 배당여력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위험가중자산이 늘어나는 만큼 보통주자본 역시 대응해 추가 적립해야 하는 까닭에 배당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이익잉여금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지난해 4대 은행 위험가중자산은 고금리 여파로 위험가중치가 높은 중소기업 및 소호 대출이 늘어나는 한편, 고환율로 해외위험자산도 덩달아 상승한 탓에 전년대비 위험가중자산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신한은행이 작년말 기준 전년대비 7.2%(177.1조원→189.9조원) 늘었고, 이어 우리은행 6.5%(157.2조원→167.4조원), 하나은행 6.5%(178.7조원→190.4조원), 국민은행 2%(203.5조원→207.5조원) 증가했다.

위험가중자산 증가로 인해 신한은행의 CET1이 65bp(14.72%→14.07%), 우리은행 27bp(12.95%→12.68%), 하나은행 42bp(15.06%→14.64%), 국민은행 20bp(14.7%→14.5%) 각각 하락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경기대응 완충자본 부과로 (자본)버퍼가 이전보다 줄어들 수밖에 없어 은행 입장에서는 (배당 등) 자본의 외부유출 및 위험자산 증가를 억제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이어 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추가 완충자본 부과로 규제비율이 상승할 경우 보통주자본비율이 낮은 은행부터 배당정책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국내 은행 보통주자본비율 현황(단위:%, 2022.3Q 기준). 자료/금융통계정보시스템
국내 은행 보통주자본비율 현황(단위:%, 2022.3Q 기준). 자료/금융통계정보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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