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감원장, KB금융 회장 인사개입…'공평기회' 강조 속내는
상태바
이복현 금감원장, KB금융 회장 인사개입…'공평기회' 강조 속내는
  • 정재로 기자
  • 승인 2023.06.29 16: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후보들에게 공평한 기회 제공해야”…후보자군 선정 결과 '공평' 언급
외부 후보자군 불만 전달한 듯
윤종규 회장 11월20일 임기종료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9일 서울 영등포구 굿네이버스회관에서 열린 '취약계층을 위한 후원금 전달식 및 소상공인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9일 서울 영등포구 굿네이버스회관에서 열린 '취약계층을 위한 후원금 전달식 및 소상공인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프레스나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KB금융지주 회장 선임절차와 관련해 “(회장) 후보들에게 공평한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BNK금융지주 회장 선정을 앞두고 회장 후보군 확대를 요구하고,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언급했던 것과 유사하다는 평가다.

이 원장은 2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굿네이버스회관에서 열린 ‘취약계층을 위한 후원금 전달식 및 소상공인 간담회’ 이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KB금융은 (최고경영자) 승계 프로그램이 잘 짜여있다”면서도 “최근 점검에서 좀 더 개선의 여지가 있는 부분이 있어 의견을 전달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KB금융지주 회장 절차가 업계의 모범을 쌓는 그런 절차가 됐으면 한다"며 "평가 기준, 후보자 선정 등이 공평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합리적으로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임기가 11월20일 만료됨에 따라 KB금융지주 이사회는 차기 회장 선출 절차에 착수한 상태다. KB금융 이사회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내부 회장 후보군과 외부 회장 후보군을 선정했고, 8월쯤 최종 후보자군(숏리스트)을 확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원장이 후보들에 대한 공평한 기회 제공을 강조한 것은 내외부 후보군 중에서 외부 후보군의 불만을 전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KB금융 회장 후보군 중 내부 후보에는 허인(62) 부회장(글로벌/보험부문장), 이동철(62) 부회장(디지털/IT 부문장), 양종희(62) 부회장(개인고객 및 WM/연금부문장)과 박정림(60) 총괄부문장, 이재근(57) KB국민은행장 등 계열사 사장단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높다. 허인 부회장과 이동철 부회장은 2020년 회장 선출 당시 최종 후보군에 포함됐었다. 외부 후보군에는 하영구 전 은행연합회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KB금융 회추위는 지난해 하반기 내부 후보자군 5명과 외부 후보자군 5명 등 총 10명의 회장 후보자군을 관리해왔고, 지난달 내부 후보자군 10명과 외부 후보자군 10명 등 총 20명의 회장 후보자군을 선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금감원장이 후보들 간의 ‘공평’을 거론하면서 KB금융지주 회장 선임과 관련한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금융당국은 최근 KB금융지주에 회장 선임 과정에서의 절차적 정당성, 투명성, 공정성 제고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복현 원장은 지난해 BNK금융지주 회장 선임을 앞두고 계열사 대표이사로만 구성된 회장 자격요건 수정을 요구했고, 지난해 10월부터 11월까지 BNK금융지주와 BNK캐피탈 등에 대한 현장검사도 진행했다. 그 과정에서 김지완 전 회장이 임기만료 전에 사임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이 원장은 금융지주 이사회에 공정하고 투명한 회장 선임 절차를 요구하면서 이사회의 책임있는 행동을 주문했다. BNK금융에 이어 KB금융에 '공평'을 요구하면서 인사 개입에 나선 만큼, 향후 KB금융 회장 선임 과정에도 파장이 예상된다.

지난해 이복현 원장이 금융지주 이사회 의장과 만난 이후 농협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등은 모두 회장 연임이 무산되거나 교체됐다. 윤석열 정부 취임 이후 5대 금융지주 중 임기가 만료된 3곳의 회장은 모두 연임에 실패했다. 이 때문에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3연임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난해 3월 취임한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임기가 2년가량 남은 상태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