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감원장, KB금융 회장 선임 2차 개입…“절차 개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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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감원장, KB금융 회장 선임 2차 개입…“절차 개선해야"
  • 최광석 기자
  • 승인 2023.07.17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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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후보간 공평기회 제공' 이어 '금융권 CEO 선임 가이드라인 모범관행' 적용 언급
금감원장, '절차 개선' 요구 따라 차기 회장 선임일정 지연될 수도
이복현 금감원장이 17일 서울 중구 신한카드 본사에서 열린 '소상공인 함께, 성장 솔루션' 론칭 행사에 참석해 인삿말을 하고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이 17일 서울 중구 신한카드 본사에서 열린 '소상공인 함께, 성장 솔루션' 론칭 행사에 참석해 인삿말을 하고 있다.

[프레스나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또다시 KB금융지주 회장 선임절차와 관련해 구두개입에 나섰다. 지난달 '후보 간 공평한 기회 제공'에 이어 이번엔 절차적 측면에서의 개선을 기대한다고 했다.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후보 선정과 진행 과정에 대한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원장은 17일 오전 서울 을지로 신한카드 본사에서 열린 ‘소상공인 함께, 성장 솔루션’ 론칭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KB(금융지주)가 작년 말, 올해 초 있었던 지배구조 이슈 이후 처음으로 이벤트를 맞는 만큼 선진적‧선도적 선례를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이 있을 것”이라며 “자연스럽게 절차적 측면에서 개선방안을 검토 내지 고려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은 기자가 '지난주 금융권 지배구조 개선 모범관행 마련 태스크포스(T/F)가 가동됐는데, CEO 선임 관련 가이드라인이 경영승계 작업이 진행중인 KB금융에도 영향을 주나'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T/F는 ▲사외이사 지원조직 마련 ▲공정하고 투명한 CEO 선임 및 승계절차 ▲사외이사 평가체계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예정이다. 금감원장의 발언은 KB금융지주가 T/F의 논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차기 회장 선임 절차와 후보군 검증 방식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따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원장은 "(가이드라인 마련과 관련해)금융권에서 부담을 느끼는 내용은 비공개로 (논의를)진행했지만 원칙적으로 이를 공론화시키는 게 맞고 여러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면서 “금융권뿐 아니라 각계각층의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어떤 부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할 지, 선진국과 비교해 우리가 노력해야 할 부분 등이 정리될 것”이라고 했다. 가이드라인 마련과 관련한 사안에 대한 공개 토론과 함께 현 시점부터 적용해야 한다는 뜻을 전달한 것이다.

 

금감원은 지난 14일 은행지주 및 은행의 지배구조 모범관행 마련을 위해 은행권과의 공동 태스크포스(TF) 구성을 발표했다. 금감원은 TF에서 ▲사외이사 지원체계 ▲CEO 선임 및 경영승계절차 ▲이사회의 집합적 정합성 확보 ▲사외이사 평가체계 ▲내부통제 제도개선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며, 올 하반기 중 최종안을 확정‧발표할 계획이다. TF에는 금감원 은행‧중소서민 담당 부원장, 은행연합회 및 은행권 담당 임원, 금융연구원, 한국ESG기준원 등이 참여한다.

KB금융지주 이사회는 윤종규 회장의 임기가 11월20일 만료됨에 따라 차기 회장 선출 절차에 착수한 상태다. KB금융 이사회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5월 내부 회장 후보군 10명과 외부 회장 후보군 10명을 선정했다. KB금융지주는 20명의 회장 후보군 선정 결과를 금융당국에 전달했으나, 후보군 명단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이복현 원장은 후보군 간 공평한 기회 제공을 말했다.

KB금융 회장 후보군 중 내부 후보에는 허인(62) 부회장(글로벌/보험부문장), 이동철(62) 부회장(디지털/IT 부문장), 양종희(62) 부회장(개인고객 및 WM/연금부문장)과 박정림(60) 총괄부문장, 이재근(57) KB국민은행장 등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높다. 외부 후보군에는 하영구 전 은행연합회장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후보군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는 상황이다.

KB금융 이사회는 2020년 윤 회장 연임 당시 그해 4월 내외부 후보자군을 선정한 뒤 6월과 7월에 걸쳐 내부 후보자군을 대상으로 경영현안에 대한 주제 발표회를 벌였다. 그로부터 한달 뒤엔 4인의 적격 후보자가 정해졌었다.

이를 의식한 듯 이복현 원장은 6월 (내외부) 후보 간의 공평한 기회 제공을 지적했다.

그로부터 한달 뒤에 이복현 원장은 절차적 정당성과 투명성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2020년 회장 선정 당시에는 4~7월에 걸쳐 회장 후보군 선정이 진행됐는데, 올해는 5월 후보군 선정 이후 절차와 일정에 대해 보다 투명한 공개가 필요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복현 원장은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굿네이버스회관에서 열린 ‘취약계층을 위한 후원금 전달식 및 소상공인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KB금융은 (최고경영자) 승계 프로그램 점검에서 좀 더 개선의 여지가 있는 부분이 있어 의견을 전달했다”고 했다. 당시 그는 “KB금융지주 회장 절차가 업계의 모범을 쌓는 절차가 됐으면 한다”며 “평가 기준, 후보자 선정 등 공평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합리적으로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었다.

이복현 원장의 6월 발언이 CEO 선임 절차과 과정에 대한 투명성과 정당성 제고를 당부한 것이라면 이번 발언은 지배구조 개선 모범관행 T/F의 가이드라인 마련 일정에 회장 선임 일정을 맞춰달라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현재의 회장 후보 선정 절차와 검증방식 등이 모범관행이 아닌만큼, T/F의 논의 과정에 맞춰 진행을 당부한 것으로도 해석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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