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나인] DB하이텍 소액주주연대가 신청한 DB와 빌텍, 삼동흥산 등의 의결권행사금지 가처분 소송이 기각됐다. 빌텍과 삼동흥산을 DB그룹의 계열회사로 인정할 만한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은 DB하이텍 소액주주연대 이상목 대표가 지난 20일 DB하이텍을 상대로 제기한 의결권행사금지가처분 신청(2024카합10074)을 기각했다.
법원은 "이 사건 신청은 이유가 없으므로 기각한다"고 밝혔다.
소액주주연대는 DB하이텍의 최대주주인 DB Inc.이 사실상 DB그룹 계열회사인 빌텍과 삼동흥산을 자본시장법 상의 대량보유보고 의무를 위반해 보고에서 누락했다고 주장했다. 빌텍과 삼동흥산이 사회복지법인 동곡사회복지재단의 산하 기업이고, DB Inc.와 이들 기업이 DB삼성동빌딩에 같이 위치하고 있다는 점을 특수관계의 근거로 들었다. 또 빌텍과 삼동흥산이 2013년 12월 옛 동부CNI의 옛 동부대우전자 인수 당시 인수자금을 투자한 곳이라는 점, 삼동흥산이 2020년 12월 DB메탈의 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한 점 등도 계열회사 추정의 근거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들 기업의 대표이사가 DB그룹 출신이라는 점에서 공정거래법 상의 지배력 요건에 해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공정거래법은 동일인 단독이나 동일인관련자와 합산해서 발행주식총수의 30% 이상을 소유하거나, 동일인이 직접 또는 동일인관련자를 통해 회사의 경영에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경우 기업집단의 계열회사로 규정하고 있다. DB Inc.와 빌텍, 삼동흥산 간의 지분율이나 경영권 행사 등에서 지분율 요건과 지배력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만 계열회사로 편입가능하다.
삼동흥산과 빌텍은 동곡사회복지재단의 자회사다. 동곡사회복지재단은 삼동흥산의 지분 18.18%(의결권 행사가능 주식의 100%)과 빌텍 지분 23.8%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DB그룹의 동일인인 김준기 창업회장이나 그 특수관계자와의 합산 지분율이 30%를 초과하는지에 대한 입증없이 동곡사회복지재단의 산하 기업이라는 점만으로 지분율(30%)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다. 또한 DB그룹 출신이 대표이사라는 점만으로는 동일인이나 그 특수관계인이 임원 선임 등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입증된 것은 아니다.
DB Inc.는 DB하이텍의 의결권 지분 12.42%를 보유하고 있다. 빌텍과 삼동흥산은 각각 1.14%, 1.0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법원에서 의결권행사 금지 가처분을 인용했다면, DB하이텍의 주주총회 안건 승인이 무산됐을 수 있다.
법원의 의결권행사금지가처분 기각에도 불구하고, DB그룹 계열회사의 과거 빌텍 또는 삼동흥산과의 특수관계자 거래가 일부 존재했고 동곡사회복지재단과 김준기 창업회장과의 관계 등은 향후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