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주주 DGB 자본여력으로 한계, 유증 필요성↑
[프레스나인] 창립 56년만에 시중은행으로 전환된 DGB대구은행이 시중은행을 견제할 메기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자본확충이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하지만, 최대주주인 DGB금융의 현재 보통주자본비율과 이중레버리지비율을 고려할 때 출자를 대폭 늘릴 수 있는 처지가 아니어서 단기간 내 경쟁력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16일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 인가를 받아 KB국민·신한·하나·우리·SC제일·한국씨티은행에 이은 7번째 시중은행으로 출범을 앞두고 있다. 금융당국은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의결에 대해 “새롭게 진출하는 영업구역 중심으로 은행 간 경쟁이 촉진되고 이에 따른 소비자 후생 증가를 기대한다”고 밝혔지만,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이 은행권의 단기 경쟁구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기존 시중은행과 비교하면 자본·자산 규모가 작고, 대출여력도 기존 시중은행과 비교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대구은행의 올 1분기 기준 총자산 규모는 79조6291억원으로 5대 은행과 비교하면 6분의 1 수준이다. 대구은행이 현재 사이즈에서 아무리 대출자산을 늘리고, 공격적으로 운영한다 해도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제한적인 까닭에 시중은행과의 대등한 경쟁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대출 여력도 녹록치 않다. 대구은행의 1분기 자기자본은 4조8741억원으로 기존 시중은행 규모가 27조~40조원임을 고려하면 체급차가 크다.
경쟁을 키우기 위해서는 자본력 확충이 불가피한데, 결국 대구은행의 단일주주인 DGB금융지주의 자금출자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DGB금융도 신종자본증권(4000억원)과 회사채(2000억원), 유보이익 등을 활용해 5년간 7000억원의 유상증자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이정도의 수혈로는 자본력을 키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미 DGB금융의 보통주자본(CET1)비율이 11.07%로 낮은 상태인데다, 이중레버리지비율도 121%로 높아 출자여력도 넉넉치 못해 DGB금융 자체 유증도 감안해야 하는 상황이다.
당장 대구은행은 시중은행 대비 낮은 시장점유율을 높여 나가야 하는게 숙제다. 대구은행의 총여신 점유율은 지난해말 기준 3.3%로 국민은행(22.5%), 하나은행(20.0%), 신한은행(19.6%), 우리은행(18.6%) 등 주요 은행 대비 현저히 떨어져 있다. 전국 영업지점망 및 고객층 확보 측면에서도 열세일 수밖에 없어 대구은행은 점포수를 급격히 늘리기보다 전국 거점 점포를 기반으로 한 기업지점장(PRM)제도를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디지털 접근성·비용 효율성을 자랑하는 인터넷은행과 중소기업 금융 노하우를 갖춘 지역은행의 장점을 접목해 시너지 효과를 내는 뉴 하이브리드 뱅크가 되겠다"고 전했다.
대출 경쟁력과 관련해서도 "시중은행으로 전환되면 자금 조달을 할 때 최대 0.25%씩 높은 금리로 조달해 오던 지방은행 디스카운트가 해소되는 만큼 이를 활용한 성장을 할 수 있다"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