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기형적인 농협 지배구조 저격
농협중앙회장 "중대사고 발생한 계열사 대표이사 연임 제한"
[프레스나인] 지난해 1월 취임한 이석용 NH농협은행장의 임기가 올해 말 종료된다. 하지만, 이 행장의 연임 가능성은 희박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올해 들어 연달아 터진 금융사고로 이 행장에 대한 책임론이 거세지고 있어서다. 농협은행은 100억원 횡령 등 올해만 네 차례 금융사고가 적발됐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행장들은 올해 12월 31일 일제히 임기가 만료된다. 농협금융은 오는 26일 이사회를 열어 지주 회장과 은행장 선임을 위한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개시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모범관행’이 올해부터 적용됨에 따라 인사 레이스가 앞당겨졌다.
인사의 최대 변수는 내부통제다. 준수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이 행장의 연임이 불투명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 행장은 취임 후 청렴농협을 만들겠다고 강조했으나 재임 중 발생한 금융사고로 내부통제 이슈가 불거졌다.
농협은행은 올해 들어 총 174억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드러났다. 특히, 109억원 규모의 부당대출과 53억원의 배임사고가 모두 이 행장 재임 동안 일어났다. 부당대출은 2019년 3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배임사고는 2020년 8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이뤄졌다.
또, 금융감독원이 농협중앙회에서 농협금융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면밀하게 들여다보고 있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금감원은 농협은행에서 발생한 각종 금융사고가 농협금융의 기형적인 지배구조 때문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농협금융은 농협중앙회의 막강한 권력과 그에 따른 지나친 금융계열사 경영진 인사 개입 논란이 꾸준히 지적되고 있다.
이밖에 올해 농협중앙회에 새로운 회장이 선임된 것 자체로 이 행장의 연임은 물 건너갔다는 시각도 있다. 앞서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중대사고가 발생한 계열사는 대표이사에게 책임을 물어 연임을 제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