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기의 오픈소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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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기의 오픈소스 SW
  • 박현선 기자
  • 승인 2009.08.16 14: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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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것은 주로 비용·유연성·혁신이라는 세 가지 이유 중 하나 때문이다. 이 세 가지 이유의 등급과 중요도는 얼리 어댑터(early adapter) 기업, 메인 스트림(main stream) 기업, 보수적인(conservative) 기업 사이에서 서로 다르게 나타난다.

최근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를 적용하는 데 몇 가지 패턴이 등장하고 있다. 비용 절감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늘어나는 등 명백한 트렌드도 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훨씬 더 미세하거나 심지어 직관에 어긋나거나 상충하는 트렌드도 있다.

◇상업용 SW 대안으로 오픈소스 사용=오픈 소스 소프트웨어란 오픈 소스 이니셔티브(Open Source Initiative)가 정의한 라이선스와 조건에 따라 릴리즈된 소프트웨어다. 이 소프트웨어는 본래의 라이선스에 따라 사용자에 의해 변경되거나 재배포될 수 있다.

최근 아태 지역에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는 268개 기업을 대상으로 가트너가 설문조사를 했다. 그 결과, 조사 시점을 기준으로 88%의 조직이 상업적 소프트웨어에 대한 대안으로 오픈 소스를 사용하고 있었다. 나머지 12%는 향후 12개월 내에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계획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오픈 소스를 선택하게 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라이선스 비용이 낮거나 아예 없는 점, 총 소유비용(TCO)이 낮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또 하나의 강력한 이유는 총 지원비용(total cost of support)을 절약하기에 ‘다소’ 더 쉽다는 점도 있었다. 이 또한 간접적인 동인은 비용상 차익 실현(cost arbitrage)이라고 할 수 있다.

고객사와 인터뷰를 하거나 대화를 나눠보면, IT 부서가 한 벤더에게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을 막고 투자 보호하는 차원에서 오픈 소스를 도입하고자 하는 경우도 있다. 오픈소스의 개선된 보안 및 독립성 측면에서 사용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밝힌 고객사들도 많이 있었다.

오픈 소스 적용에 있어 가장 큰 장애 요소는 전문 지식의 부족과 부적절한 지원 서비스다. 경제 상황이 정상적일 경우 얼리 어댑터 기업은 전통적으로 혁신 및 경쟁상 이점 때문에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를 사용했다. 그들은 비용·유연성·혁신을 서로 비슷한 정도로 중요하게 생각한다. 유연성과 혁신의 비중이 똑 같은 데 반해 비용의 중요도는 그보다 약간 떨어지는 것으로 봤다.

반면에 메인 스트림 기업은 비용을 염려하면서도 유연성 면에서 강력한 가치를 얻을 수만 있다면 폐쇄형 소스(closed-source) 대안들에 버금가는 비용이 들더라도 얼마든지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다. 그들에게는 혁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산업적 지원이 임계 질량(critical mass)에 다다른 검증된 소프트웨어 솔루션이 아니면 그들은 사용하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

보수적인 기업 사용자는 비용에 매우 큰 비중을 둔다. 반면 유연성은 우선 순위상 한참 멀리 떨어져 있다. 혁신을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경제 불황기가 되면 채용자들이 이들 요인에 두는 상대적 비중이 달라지기 때문에 적용 우선 순위도 바뀐다. 얼리 어댑터의 경우 예전에는 가장 중요하지 않게 생각했던 비용이 가장 중요한 위치로 올라간다. 유연성과 혁신 대비 가격의 중요성이 30% 내지 최고 60%까지 상승한다.

메인 스트림 기업의 경우에는 비용 최적화를 중시하며 비용의 중요성이 50%에서 80%로 상승한다. 이에 비해 혁신과 유연성은 중요성이 떨어진다. 마지막으로 보수적인 사용자들의 경우, 비용 요인의 중요성이 70%에서 90%로 올라가고 유연성이 그 다음으로 중요하지만 1위 요인과의 격차가 매우 심해진다. 혁신은 우선 순위에서 아예 사라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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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에 초점을 둔 오픈 소스 적용의 효과=모든 기업이 보편적으로 비용에 초점을 맞춤에 따라 흥미로운 결과가 많이 나온다. 첫째,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가 보다 빠른 시간 내에 널리 채택되고 있다. 이미 채용한 기업에서는 사용이 늘어나고 IT 업계의 여러 영역에서 최초 적용의 범위가 넓어진다.

오픈 소스 기술을 최소한만 사용하거나 아예 기피했던 IT 조직들이 이제는 그 결정을 재검토하고 있다.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가 전체 예산을 줄이고 소프트웨어 전략을 합리화하고, 기술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데 일익을 담당할 수 있을지 판단하고 있다.

아울러 초창기에 제한적으로나마 오픈 소스를 활용해 성공을 거둔 IT 조직은 이제 그러한 노력을 늘림으로써 다시 한번 성공적인 결과를 내려 하고 있다.

가트너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픈 소스로 소프트웨어 비용을 최적화하는 능력은 프로젝트 성숙도, 프로젝트 거버넌스, 리스크 프로파일 등의 요인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오픈 소스 및 리스크와 관련해 이해하기 어렵고 상충되는 트렌드가 두 가지 나타났다. IT 조직들이 업계에서 확실한 성공을 거둬 세력을 넓힌 검증된 오픈 소스 프로젝트(리눅스 등)에 대해 별로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이다. 기업들이 비용 최적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동시에 리스크를 줄이는 것에도 똑같이 비중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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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혁신적인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 프로젝트 중 대다수는 아직 성숙 단계에 접어들지 못한 상태다. 대다수의 IT 조직은 그들 대신에 잘 알려진 기초적인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포트폴리오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와 마찬가지로 유연성을 덜 강조하게 되자 많은 사용자들이 벤더가 좀 더 엄격하게 제어해주는 오픈 소스 솔루션을 받아들이고 있다. 오픈 소스 도입의 성공을 거두는 데 아직은 커뮤니티가 중요한 요소이지만, 오픈 소스 벤더가 폐쇄형 소스 대안들과 대항할 수 있을 정도로 경쟁력을 갖춘다면 오픈 소스 커뮤니티의 존재가 약해지는 것도 얼마든지 받아들일 수 있는 사용자들이 많이 있다.

반면, 일부 사용자들은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에 의존하면서 상업적인 서비스와 지원을 회피한다. 오픈 소스가 매력적인 테크놀로지 옵션이기는 하지만 서비스 수준 계약을 포기한다면 리스크가 커져 심하면 실패로 이어진다. 이럴 경우 관련 예산 비용이 백지화될 수 있다.

해결해야 할 과제는 용인 가능한 리스크의 문턱이 어디인지 판단하고 그것을 관리하는 데 상업적인 지원 프로바이더가 담당할 수 있는 역할을 정하는 것이다. 이런 핵심 요인들이 연계되면 실질적으로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경제가 회복될 경우의 장기적인 결과=현재와 같이 비용에 초점을 맞춰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가 적용될 경우, 경제가 회복됐을 때 여러 가지 결과가 나타날 것이다.

첫째, 사용자의 수가 실질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오픈 소스 투자에 대해 ‘기회를 살피며 관망하던’ 기업들이 처음으로 위험을 무릅쓰고 박차를 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에 대해 제한적으로나마 경험과 성공을 맛본 기업들은 그러한 전략을 상당 수준으로 확대할 것이다.

오픈 소스 솔루션의 사용자가 늘어남에 따라 이러한 솔루션에 대해 상업적인 서비스와 지원을 제공하는 테크놀로지 프로바이더는 보다 넓고 수용적인 고객 기반을 갖게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IT 조직이 일종의 자포자기하는 태도로 오픈 소스에 의존할 수도 있다. 이러한 신규 사용자들에게는 그들이 기울인 노력의 성공 또는 실패 여부를 측정할 수 있는 매트릭스가 없다. 투자를 적절하게 모니터링하고 지원할 수 있는 정책도 충분히 갖추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많은 조직이 상업적 지원을 받는 것이 바람직함에도 그것을 받지 않아 리스크 때문에 비즈니스 가치가 떨어질 수도 있다. IT 조직이 공포와 불확실성을 피해, 관리되고 측정된 전략의 일부로 이들 솔루션을 적용할 수 있게 되면 비용 최적화를 포함해 상당한 비즈니스 가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결국 경기 침체기에 오픈 소스의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이데올로기로서의 오픈 소스를 피하고, 하나의 테크놀로지 이니셔티브에 있어 막무가내로 성공을 예언하면 안된다. 그리고 비용 최적화 전략으로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를 채택할 경우, 하나의 예산 영역에 대해 비용을 줄일 때 그 비용이 사라짐으로 인해 다른 영역으로 비용이 전가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이와 함께 서비스 품질이 떨어지거나 리스크가 용인할 수 있는 문턱 이상으로 증가한다면 오픈 소스로 예산 비용을 줄이는 것이 사실상 의미가 없어진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경기 침체기의 오픈소스 SW
마크 드라이버 가트너 부사장 mark.driver@Gartner.com

마크 드라이브(Mark Driver)는 가트너의 부사장 겸 리서치 디렉터로 애플리케이션 개발 기술과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 전문가다.

오픈소스 서포트 능력과 비용 해결법

SaaS 사용 스킬 축적 후 오픈소스 앱 개발로 전환해야

경기 침체로 IT 예산이 긴축되면서 많은 기업들이 IT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대기업이거나 중소기업이거나 상관없이 IT 고정 비용을 경감시키는 것이 최대 현안인 요즘, 오픈소스와 SaaS(Software as a Service)가 매력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오픈소스와 SaaS는 IT 고정 비용 절감과 서브스크립션 기반 가격 모델 등 많은 혜택을 제공하지만 기업 성격과 요구 사항에 따라 어떤 것이 최선인지는 달라진다.

오픈소스 솔루션은 오늘날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그리고 많은 SaaS 솔루션들이 오픈소스 애플리케이션에 기반하고 있다. 가트너에 따르면 세일즈포스닷컴, 구글, 아마존 웹서비스 등이 모두 오픈소스를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많은 SaaS 프로바이더들이 저렴한 비용에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비법이 바로 오픈소스다.

가트너는 오픈소스는 많은 개발자들을 고용하고 있는 대기업에게도 훌륭한 대안이라고 지적한다. 완벽한 유연성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SaaS의 경우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하지만 여러 소유자가 한 애플리케이션을 동시 사용하는 멀티터넌트(multi-tenant) 모델이기 때문에 심층적인 커스터마이징은 불가능하다. SaaS 모델이 CRM, HR, 직원 관리 등 주로 업계 공통의 업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업종 혹은 특정 기업의 특화된 요구를 완벽히 충족시켜줄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은 어렵다며 가트너는 SaaS를 일종의 공산품과 같은 개념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오픈소스를 초기 IT 구축 비용 절감 측면에서만 접근하면 추후 유지보수 및 관리 운영 부담을 간과하게 되는 위험이 있다. 소프트웨어 솔루션의 전체 수명 관점에서 보면 초기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낮다. TCO에서는 비즈니스 이슈를 다루고 문제를 바로 잡고 서포트 등 고정된 유지보수 비용이 더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때로 오픈소스 솔루션 프로바이더들은 무료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면서 추후 기업이 필요할 때 서포트 에디션을 추가 구매하면 된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 서포트 에디션은 숙련된 기술을 가진 오픈소스 전문가의 리소스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에 적지 않은 비용이 요구되기도 한다.

포레스터리서치는 “오픈소스는 꾸준한 업데이트, 서포트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기업 내부에서 오픈소스 스킬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오픈소스를 사용할 때, 숙련된 사용자와 개발자들로 구성된 커뮤니티로부터 새로운 기능, 업데이트, 버그 픽스와 업그레이드는 꾸준한 노력을 요구한다. 이는 기업 내부의 IT팀에게 더 많은 짐이 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포레스터리서치는 오픈소스 애플리케이션을 적극 추천한다. 기업이 완벽하게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는 데서 오는 유연성 때문이다.

“SaaS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할 때 기업은 완전한 통제를 할 수 없다. 만일 장애나 다운타임이 발생할 경우 SaaS 프로바이더에서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기다릴 뿐”이라고 포레스터리서치는 지적한다. 따라서 먼저 오픈소스 기반 SaaS를 사용해 오픈소스를 접하고 스킬을 축적한 후 기업 내부에서 직접 오픈소스 애플리케이션을 채택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

박현선기자 hspark@etnews.co.kr
마크 드라이버 가트너 부사장 겸 리서치 디렉터 mark.driver@gartn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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