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툴리눔톡신 최저가 경쟁…'치킨게임'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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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툴리눔톡신 최저가 경쟁…'치킨게임' 재점화
  • 남두현 기자, 최원석 기자
  • 승인 2020.04.22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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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가 1만5000원까지 하락…"마진 20% 미만 떨어질듯"

[프레스나인] 보툴리눔톡신(보톡스) 시장이 가격 '치킨게임'으로 흐르는 양상이다. 신제품 등장과 메디톡스의 '메디톡신' 허가 취소 등으로 시장 판도변화가 일어나자 업체들이 점유율 우위를 점하기 위해 공급가를 경쟁적으로 낮추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최저 2만원대를 형성(100유닛 기준)하던 보툴리눔톡신 병·의원 공급가는 현재 최저 1만5000원으로 30%가량 떨어진 상태다.

A기업은 보툴리눔톡신을 대형 거래처에는 1만5000원에, 일반 거래처에는 2만1000원에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B기업도 올해부터 1만5000원에 제품 주문을 받고 있다. C기업은 기존에 생산한 보툴리눔톡신이 유효기간 만료를 앞두고 있어 내달부터 공격적인 프로모션(가격인하)을 예고했다. 다른 기업들도 시장가에 맞춰 가격인하를 검토하고 있다.

국내사들이 보툴리눔톡신 가격을 경쟁적으로 떨어뜨리는 양상이 또다시 시작된 것이다. 국내 보툴리눔톡신 시장은 가격경쟁력에 따라 시장 주도권을 좌우하는 경향이 크다. 

글로벌 제약사인 엘러간이 독주하던 15년 전만 해도 보툴리눔톡신 가격은 30만~40만원의 고가를 호가했다. 메디톡스가 2006년 '메디톡신'을 출시해 보툴리눔톡신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가격이 크게 떨어지기 시작했다. 메디톡스는 엘러간보다 20~30% 저렴한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시장을 주도했다.

휴젤이 2010년 두번째 국산 보툴리놈톡신인 '보툴렉스'를 출시하면서 시장은 본격적으로 가격 치킨게임 양상으로 흘렀다. 휴젤은 메디톡스보다 20% 저렴하게 시장에 보툴리눔톡신을 공급해 메디톡스를 빠르게 추격했다.

여기에 대웅제약이 2014년 '나보타'를 국내 발매하자 가격 '눈치싸움'은 더욱 치열해졌다. 국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가격을 인하해 공급가가 4만~5만원대까지 하락했다. 2019년 휴온스와 종근당이 시장에 후발주자로 등장하자 약 3만5000원이던 보툴리눔톡신 공급가는 지난해 말 최저 2만원대까지 하락했다.

최근에는 제테마, 파마리서치바이오, 프로톡스, 칸젠 등도 보툴리눔톡신 시장에 가세할 예정이어서 보툴리눔톡신 가격이 또 한번 요동칠 기미를 보이고 있다. 메디톡스의 메디톡신이 무허가원액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허가가 취소된 것도 가격 경쟁에 불을 붙였다. 보툴리눔톡신 업체들이 점유율을 뺏어오기 위해 공격적인 프로모션에 착수한 것이다. 메디톡스는 주력 제품을 '코어톡스'와 '이노톡스'로 변경하고 시장 방어를 위한 전사 영업에 돌입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번 인하된 가격은 다시 올리기 어렵다. 보툴리눔톡신 제조 원가가 얼마냐에 다르지만 공급가가 1만5000원대면 마진이 20%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보툴리눔톡신 제조기업의 수익성 저하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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