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 부작용 감시시스템, 제약사 PMS 비용 낮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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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 부작용 감시시스템, 제약사 PMS 비용 낮춘다"
  • 이정원 기자
  • 승인 2020.05.06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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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 빅데이터 기반 효용성 입증 

[프레스나인] 빅데이터를 활용해 약물 부작용 빈도를 보다 빠르게 분석, 향후 제약사들의 시판 후 조사(PMS, Post Marketing Surveillance) 비용도 낮아질 수 있단 연구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황희, 김헌민 교수, 디지털헬스케어연구사업부 유수영 교수 연구팀은 빅데이터 분석 방법인 공통데이터모델(CDM, Common Data Model)을 활용한 연구를 통해 6일 이같이 밝혔다.

공통데이터모델은 의료 데이터를 다양한 임상 빅데이터 연구에 활용할 수 있도록 비식별화해 데이터 구조와 용어를 통일한 것을 뜻한다.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황희 교수(왼쪽)와 김헌민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황희 교수(왼쪽)와 김헌민 교수.

이 연구에선 뇌전증(간질) 치료를 위해 항경련제를 장기 복용하는 소아 환자의 혈액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약물 부작용의 빈도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2003~2017년까지 14년간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뇌전증 클리닉에서 치료받은 약 5000명의 환자 중 1344명의 환자가 실제 사용한 항경련제와 약물 사용 기간 동안 시행한 혈액검사 자료를 활용했다.

가장 많이 사용된 다섯 가지 항경련제를 기준으로 복용기간 중 이뤄진 혈액검사 결과를 토대로 빈혈, 혈소판 감소증, 백혈구 감소증, 저나트륨혈증, 갑상선 기능 이상, 간 기능 이상 등의 이상 소견을 분석했다.

기존에는 약물 부작용 연구를 진행 할 때는 대상자 한 명 한 명의 익명화된 의료정보를 수작업으로 분석하고 이상 소견을 확인하느라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문제가 있었지만 이같은 문제를 해결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CDM 데이터를 이용, 소아 뇌전증 환자 전체를 대상으로 항경련제로 인해 나타난 혈액검사 이상소견 전체 정보를 분석했다. 아울러 각 약물이 야기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보다 정확한 빈도를 비롯, 이전에 잘 알려져 있지 않던 약물 부작용에 대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분당서울대병원에 따르면 뇌전증은 경련, 발작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신경계 만성 질환 중 하나로 전체 인구의 약 0.8~1.2%에서 발생한다. 약물 복용을 통해 뇌전증 발작을 예방하는 것이 주된 치료인 만큼 환자들은 수년 혹은 그 이상의 장기간 동안 항경련제를 복용해야 한다.

이에 따라 드물게는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한단 설명이다.

특히 이처럼 장기간 사용하는 약물은 부작용의 양상 및 정확한 빈도에 대한 정보가 매우 중요한 만큼 이번 연구는 의미가 깊다고 병원 측은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 약물 부작용에 대한 평가는 시판 전 임상시험 단계나 시판 후 조사와 같이 매우 제한된 일부 환자에게서만 이뤄진다는 지적이다.

연구를 주관한 황희 교수는 “단일 기관에서도 1년 이상은 수행해야 하는 약물 부작용 사례 관찰을 새로운 빅데이터 접근 방법인 공통데이터모델을 통해 수개월 안에 완료했다”며 “분산형 연구 모델인 공통데이터모델의 속성 상 향후 다기관 연구로 확산할 시 단시간 내에 기존 제약사들의 시판 후 조사 일부를 적은 비용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헌민 교수는 “CDM 분석이 빠르고 정확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검색 조건을 지정하는 과정에서 놓칠 수 있는 점들도 있어 세심한 설계 역시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공통데이터모델을 이용한 항경련제 부작용 분석의 첫 연구로 국제뇌전증퇴치연맹(ILAE) 공식 저널(Epilepsia)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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