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무리한 다이어트, 하지정맥류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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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무리한 다이어트, 하지정맥류 부른다
  • 이정원 기자
  • 승인 2020.07.09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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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계단오르기 등 무리한 하체운동 주의…근육통과 혼동 유의

[프레스나인] 노출이 늘어나는 여름철엔 다이어트에 도전하는 사람도 무더위만큼 핫해진다. 옷이 더 짧아지기 전, 휴가를 떠나기 전에 몸매를 가다듬을 생각에 헬스장 등에서 ‘운동 삼매경’에 빠진 이들이 많다. 하지만 무리한 운동은 다른 질환을 불러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하지정맥은 다리에서 심장으로 피를 운반하는 혈관이다. 중력을 거스르며 피가 이동하기 때문에 정맥 중간중간에 존재하는 판막이 혈액이 역류하지 않도록 도와준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판막이 약해지고, 정맥의 탄력이 감소하면 심장으로 올라가던 혈액이 중력을 거스르지 못하고 역류해 혈관에 고인다. 이 때문에 혈관이 확장돼 피부 위로 검붉은 혈관이 구불구불하게 불거져 나오는 하지정맥류가 발생한다.
 
하지정맥류는 나이 외에도 유전, 비만, 식습관, 오래앉아 있거나 반대로 오래 서있는 생활습관, 임신 등 다양한 원인으로 나타날 수 있다. 최근에는 다이어트를 위해 갑작스럽고 무리하게 운동하는 젊은층에서 하지정맥류가 발병하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 칼로리를 효과적으로 소모한다고 알려져 인기가 있는 스피닝 운동 등이 하지정맥류를 초래할 수 있다.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은 “스피닝은 엉덩이를 안장에 대지 않고 다리 힘만으로 페달을 밟는 것으로 운동 효과는 좋지만 다리에 하중이 집중돼 하지정맥류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조언했다. 등산·계단오르기·스테퍼 등도 하지정맥류를 유발할 수 있는 운동이다.
 
심영기 원장은 “목표 체중을 달성하고 싶다는 욕심에 무리하게 운동하면 다리 건강이 악화되는 도화선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며 “무리한 운동으로 다리 내 혈관이 과도하게 팽창하면 피부 바깥으로 울퉁불퉁한 혈관이 돌출되고, 피부 착색·궤양·괴사 등 하지정맥류 증상이 심화되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하지정맥류는 발병 초반에는 운동으로 인한 근육통과 구별되지 않지만, 통증이 이어지고 다리가 계속 무겁게 느껴지는 증상이 나타나면 전문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게 좋다. 하지정맥류는 진행성 질환으로 자연치유는 기대하기 어려우며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이 악화되기 쉽다. 방치하면 피부착색, 습진, 정맥궤양, 지방진피궤양, 혈전정맥염 등 합병증을 부를 수 있다.
 
진단을 위해 혈관초음파 검사가 흔히 이용된다. 혈관의 두께를 측정하고 역류 위치, 역류량 등을 확인한다. 역류시간이 0.5초 이상이면 하지정맥류로 진단할 수 있다.
 
치료 방법은 증상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심하지 않은 초기에는 의료용 압박스타킹, 약물요법, 주사경화요법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시간이 지나 증상이 악화됐다면 레이저 정맥절제술, 고주파 열폐색술 등 수술적 치료를 받아야 한다.
 
최근에는 팽창된 혈관 주변에 전기자극을 줘 혈관의 확장을 막고 혈관의 변형을 예방 및 치료하는 전기자극 치료도 개발됐다. 대표적으로 ‘호아타(HOATA)’요법을 들 수 있다. 100~800나노암페어(㎁) 수준의 미세전류를 1500~3000V의 고전압으로 흘려보내, 기존의 경피적전기신경자극기(TENS)가 닿지 못한 혈관 부위를 직접 자극한다. 전기 자극이 고인 혈액이 원활하게 흐르도록 돕고 세포 사이의 슬러지를 녹여 하지정맥류로 인한 통증을 감소시킨다. 세포재생이 촉진돼 혈관 노화를 막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운동으로 인한 근육통이 하지정맥류로 오인될 수 있으므로 증상이 나타났을 때 충분한 휴식을 취한 후 믿을 수 있는 병원에서 정확한 검사를 받는 게 좋다. 심 원장은 “하지정맥류의 수술 기준은 굵은 핏줄이 돌출되는 3기 이상으로 알려져 있으나, 병원에 따라 상이할 수 있다”며 “굵은 핏줄이 돌출되지 않았음에도 하지정맥류로 수술이 필요하다고 진단을 받았다면 다른 병원에도 들러 추가로 진단을 받아 보는 게 불필요한 수술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초음파 검사 결과지를 요구해 받아놓는 것도 수술 여부 결정에 도움이 된다.
 
굳이 하지정맥류가 아니더라도 급격한 운동은 몸에 무리를 줘 질환을 부를 수 있으므로 전문가와 상의해서 자신에게 맞는 강도를 찾아야 건강한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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