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마우스, 텔콘RF제약 450만주 매각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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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마우스, 텔콘RF제약 450만주 매각한 까닭은
  • 최원석 기자
  • 승인 2020.09.0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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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 상장 유지 위한 자금 확보 차원
주식계좌 질권 설정으로 인출 제한

[프레스나인] 미국 바이오기업 엠마우스 라이프사이언스(Emmaus Life Sciences)가 284억원 규모 텔콘RF제약의 지분을 매각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나스닥 상장을 유지하기 위한 자금 확보 차원으로 판단된다.

8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엠마우스는 올 4월, 7~8월에 걸쳐 텔콘RF제약의 지분 451만3559주(284억원)를 매각했다. 엠마우스가 보유한 텔콘RF제약의 지분율은 올 1분기 7.79%(664만3559주)에서 8월말 2.49%(213만주)로 하락했다.

엠마우스가 텔콘RF제약의 주식을 취득한 것은 2017년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텔콘RF제약은 같은 기간 엠마우스를 상대로 363억원(664만3559주)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현금 납부와 함께 일종의 채권인 계약상 권리도 오갔다.

텔콘RF제약은 엠마우스에게 363억원 규모 신주인수권을 부여하는 대가로 15년 간 SCD API(겸상적혈구질환 치료제 원료의약품) 독점공급권을 확보하고 현금 360억원을 지불했다. 매년 SCD API 생산에 필요한 원료의 25% 이상을 텔콘RF제약으로부터 구매하는 게 독점공급권의 골자다. 엠마우스는 텔콘RF제약에 15년 동안 연간 매출액 500만달러(60억원), 매출이익 250만달러(30억원)를 보장한다.

엠마우스는 텔콘RF제약에게 신주(664만3559주)에 대한 담보(질권)도 제공했다. 텔콘RF제약이 엠마우스에게 지불한 360억원과 동일한 SCD API 매출이익이 발생했을 때 질권 설정을 해지하기로 양사는 합의했다.

하지만 엠마우스가 나스닥 상장 유지요건인 자기자본 500만달러(약 59억원) 이상 조건에 미달하자 계약에 영향을 미쳤다. 나스닥 상장심사위원회는 2019년 7월 엠마우스에게 해당 사유로 상장폐지 예정 통지 및 자본확충 계획서 제출을 요구한 것이다.

2019년 3분기말 기준 엠마우스의 부채는 7473만2000달러(888억원), 누적결손금이 2억1691만6000달러(2578억원)에 달했다. 자기자본은 마이너스(-) 1752만5000달러(208억원)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엠마우스가 자금 확충을 위해 떠올린 건 텔콘RF제약의 지분 매각이다. 하지만 질권 설정으로 지분을 팔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엠마우스는 텔콘RF제약에게 계약사항 변경을 요청했다. 양사는 지난해 12월 계약서를 정정했다.

유증 담보에 대한 질권을 해당 주식이 입고된 계좌에 대한 질권(계좌질권)으로 변경해 주식 매도를 가능하도록 한다는 게 변경 계약의 요점이다. 엠마우스가 주식 매도를 통해 대금을 회계장부상 자본화할 수 있지만 주식계좌 질권 설정으로 인출은 제한한다는 의미다. 결국, 엠마우스의 텔콘RF제약 지분 매각은 나스닥 상장을 유지하는 데 순수자본요건에 부합하기 위한 자금 마련 때문인 셈이다.

텔콘RF제약 관계자는 "엠마우스가 재무건전성 확보와 자금 문제 때문에 텔콘RF제약의 주식을 매각한 것"이라며 "계좌질권이 설정이 돼 있어서 출금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엠마우스는 신주발행가액(5460원)보다 10~24% 정도 높게 주식을 매각해 37억원 정도 차익을 실현했다. 7일 종가(5640원) 기준 엠마우스에게 남은 텔콘RF제약의 주식가치(213만주)는 120억원이다.

텔콘RF제약은 한일진공, 케이피엠테크로부터 엠마우스 지분 양수 등을 통해 엠마우스와 상호 출자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텔콘RF제약이 보유한 엠마우스 지분율은 올 상반기 8.7%(414만7491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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