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옥동 신한지주 회장 첫 자사주 매입…주주수익률 개선 신호탄인가
상태바
진옥동 신한지주 회장 첫 자사주 매입…주주수익률 개선 신호탄인가
  • 정재로 기자
  • 승인 2023.06.27 0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외국인주주 4개월간 신한지주 5200억 순매도
2019년 이후 첫 자사주 매입
조용병 회장 시절 주주수익률 부진 만회 노린 듯
진옥동 회장. 사진/신한금융
진옥동 회장. 사진/신한금융

[프레스나인] 진옥동 신한지주 회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자기주식 매입에 나섰다.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은 주주가치 제고와 책임경영 차원에서 드문 일은 아니다. 하지만 진옥동 회장의 자사주 매입은 의미가 남다르다. 조용병 회장 시절 신한지주 주가가 경쟁 지주사 대비 상대평가와 절대평가에서 모두 밀렸기 때문이다. 총주주수익률(TSR)이라는 최고경영자 성과평가의 계량지표뿐만 아니라, 신한지주의 달라진 면모를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취임 초부터 발빠른 행보에 나섰다는 평가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금융지주 주가는 올 초 실적기대에 따른 반짝상승 이후 성과급잔치 논란과 BOA 등 글로벌은행의 유동성 위기 등 국내외 여파로 하락·횡보가 이어지고 있다. 3월 이후 코스피200이 7% 상승한 반면, 코스피200 금융은 7.3% 하락하는 등 금융지수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4대 금융지주 가운데 하나금융지주 마이너스(-) 12.4%에 이어 신한금융지주가 -10.5%로 두 번째로 하락폭이 컸다. KB금융과 우리은행은 각각 -7.8%, -1.9% 떨어졌다.

신한지주 주가를 끌어내린 주체는 외국인으로 최근 4개월간 약 5200억원 가량을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KB금융 3900억원 ▲우리금융 1560억원 ▲하나금융 3435억원 순매도 한 것과 비교해도 매각물량이 유독 많다.

신한지주는 외국인 등 투자자의 투심을 되돌리기 위해 갖가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 1분기(1366억원)와 2분기(1500억원)에 걸쳐 총 3000억원 가까운 자기주식을 매입·소각했다. 지난해 2분기(1500억원) 보다 두 배 가량을 확대한 것이다. 분기배당(1분기) 역시 전년도 2133억원보다 30% 불리며 2744억원으로 늘렸다. 2분기 자사주 소각시점 역시 종전 7월 보다 한 달 앞당겨 지난 16일 완료하며 투자자 붙잡기에 나섰다. 전 거래일인 23일에는 진옥동 회장이 1억7000만원 규모(5000주)의 첫 자사주 매입에 나서며 주주가치 제고 의지를 직접 피력하기도 했다. 금융지주사 수장 중에서 올해 들어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은 진 회장이 유일하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회장 취임후 자사주 매입에 나선 적이 없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나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역시 자사주 매입에 나서지 않은 상태다.

주주환원에 가장 민감할 수밖에 없는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배당정책에 대한 우려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시중금리 하락으로 NIM 감소가 예상되는 가운데 금융당국의 상생금융에 대한 압박과 경기대응완충자본 부과 등 은행권 자본규제도 강화되고 있어 금융지주사 수익개선이 녹록치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유안타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신한지주는 경쟁사와 비교해서 순이자마진 하락폭이 컸고, 선제적 충당금 적립을 적게 했으며, 기대와 달리 주주환원율이 더 낮았다는 점에서 2월 이후 부진한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연초 주주환원 강화에 대한 기대를 주도했던 은행 중 하나였기 때문에 이후 실망감도 더 크게 반영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지적했다.

대신증권도 “이달 자사주 1500억원 매입 및 소각을 완료했고, 연간 6000억원 매입 목표했기에 7월중 추가 1500억원의 매입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최근 은행주는 양호한 실적에도 대손비용 및 자본비율에 대한 부담으로 주가가 부진했으나 지속되는 자사주 매입 및 분기균등배당으로 주가는 방어가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외국인 수급문제는 신한금융 이슈이기 보다는 최근 반도체 등 한쪽 분야로 투자금이 과도하게 몰리는 과정에서 나타난 일시적인 포트폴리오 조정 과정으로 보고 있다”며 “신한금융 밸류에는 큰 변동이 없다”고 했다.

그는 “최근 외국인 비중이 60% 하회한 이유는 2019년 발행한 전환우선주(CPS)가 지난달 보통주로 전환되면서 주식수 증가하면서 자연스럽게 비율이 조정된 것”이라며 “기존 전환우선주에서도 배당이 이뤄졌기 때문에 보통주 전환에 따른 배당액 희석은 없다”고 덧붙였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금융지주 주가 부진 상황에서 그룹 회장 중 진옥동 회장이 가장 먼저 자기주식 매입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 의지를 보여준 것은 의미가 있다”며 “2분기에도 배당과 자사주 소각을 예고하는 등 주가방어에 적절히 대응해 나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신한금융지주 투자자별 거래실적(기간 2.1~6.26). 자료/한국거래소
신한금융지주 투자자별 거래실적(기간 2.1~6.26). 자료/한국거래소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