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의 3가지 약속 ‘배당확대·M&A·여신확장’ 무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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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의 3가지 약속 ‘배당확대·M&A·여신확장’ 무리수
  • 정재로 기자
  • 승인 2023.09.15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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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행 가능 의문 지적
은행 자본확충이 전제조건, 배당위축 불가피
임종룡 회장. 사진/우리금융
임종룡 회장. 사진/우리금융

[프레스나인] 올해 취임 초 증권사 인수합병(M&A)과 주주환원의 병행을 약속한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최근에는 우리은행의 기업금융 1위 탈환을 공언해 공약 간 이해상충으로 사실상 병행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지난 7월 임 회장이 그룹 경영전략워크샵에서 ‘기업금융 명가 부활’을 주문한지 두 달여만에 우리은행은 기업금융 명가 재건을 위한 전략 발표회를 갖고 오는 2027년까지 기업여신 부문에서 30조원의 신규대출을 일으켜 기업금융 1위를 탈환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임 회장은 취임 후 올해 첫 실적발표 자리에서 실적 시현을 통해 자본력을 공고히 다져 손실흡수능력을 높이면서 주주가치 제고도 병행해 나가겠다고 했다. 자본확충을 통한 M&A, 주주환원의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노리겠단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하지만, 자산을 불려 이익을 키우고 이를 마중물로 M&A까지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적정 자본비율의 확장이 불가피한데 임 회장은 되레 주주환원을 늘리겠다는 공약한 셈이어서 자칫 구상한 경영전략 스텝이 꼬일 수 있단 지적이다.

비은행 비중이 낮은 우리금융으로서는 우리은행에 절대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올해 상반기 4대 금융지주의 은행 의존도는 KB금융 62%, 신한금융 64.2%, 하나금융 91%, 우리금융이 95.7%다.

임 회장도 비은행 강화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미래성장 추진력 강화를 위해 증권·보험사의 포트폴리오를 조속히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는데, 결국 이를 위해서는 우리은행으로부터 다시 배당확대를 통해 자금을 지원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우리은행의 배당성향은 2019년 89.8% 이후 줄곧 50%(2020년 47.5% 2021년 49.5% 2022년 49.9%) 언저리의 고배당 정책을 유지하고 있고, 5대 은행 중 배당성향이 가장 높다. 고배당 여파로 우리은행 보통주자본(CET1)비율은 13.4%로 ▲국민은행 15.22% ▲신한은행 14.63% ▲하나은행 15.72% ▲농협은행 16.08% 등 국내 5대 은행 중 가장 낮다. 국내 20개 은행 평균치 14.18%에도 못 미친다.

부실한 자본비율에서 4년간 30조원 규모의 기업대출 확대를 예고한 만큼 위험가중자산(RWA) 증가가 또다시 자본비율 위축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반복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이미 금융당국이 올해 처음으로 1%의 경기대응완충자본(CCyB) 부과한데 이어 추가 스트레스완충자본도 고려하고 있어 자본확충 압박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금융권 관계자는 “임종룡 회장이 올해 공언한 배당확대·M&A추진·기업금융 재건은 병행이 사실상 어려워 보인다”며 “사업의 우선순위를 정할 필요가 있는데, 장기적인 우리금융 전체 발전을 위해 우선적으로 핵심계열사인 우리은행의 자본확충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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