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네이버파이낸셜, 비바리퍼블리카, 페이코 등 서비스 준비
2024년 예금상품 중개업자 제도화 계획
금융위 "은행권 경쟁 촉진 통해 금융편익 증대 효과"

[프레스나인] 금융당국이 은행권 경쟁 촉진을 위해 플랫폼을 통한 예금취급기관의 예·적금 상품 비교·추천 서비스를 허용하기로 했다. 예금상품 중개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했음에도 유동성 리스크를 우려해 주저하다가, 은행 간 경쟁 촉진을 이유로 도입 시기를 공식화한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23일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등이 참석해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4차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실무작업반' 회의에서 지난해 11월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9개 기업의 예금상품 중개 서비스를 6월부터 출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은행뿐만 아니라 저축은행, 신협 등의 예·적금 상품을 대상으로 이용자의 소득수준, 소비패턴, 저축목적 등에 따라 맞춤형 상품을 추천할 수 있는 서비스다.
금융위는 지난해 11월 신한은행, 네이버파이낸셜, 비바리퍼블리카, NHN페이코, 뱅크샐러드, 줌인터넷, 깃플, 핀크, CB파이낸셜솔루션, 페이히어 등 9개 기업이 신청한 예금상품 비교·추천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했다.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에도 불구하고 금융당국은 유동성 리스크를 우려해 서비스 출시 시기를 명확히 하지 않았었다. 지난해 고금리 지속 영향으로 시중 유동성이 은행권의 정기예적금으로 급격히 쏠리면서 뱅크런을 우려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2년 미만 정기예적금은 전월대비 약 58조원이나 급증했다. 고금리 영향으로 시중 유동성이 수시입출금식저축은행과 머니마켓펀드(MMF), 보험상품 등에서 빠져나와 정기예적금으로 몰린 영향이다.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정기예적금 쏠림현상은 10월 45조8594억원(평잔기준), 11월 58조4406억원, 12월 31조6392억원 증가 등으로 엄청난 혼란을 야기했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은 예금상품 중개서비스 공식화 시기를 미뤄왔다. 그렇지만 은행권의 경쟁제한에 대한 지적이 나오면서 예금상품 중개서비스 조기 도입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평가된다. 금융당국은 은행권 경쟁 촉진을 위해 중개대상 예금상품 범위를 수시입출금식예금으로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수신 금융회사의 플랫폼을 통한 예금상품 판매 한도를 전년도 예·적금 신규모집액의 일정 범위(은행 5%, 저축은행·신협 3% 이내)로 제한했던 것에서 판매범위 확대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예금상품 중개서비스 허용 범위도 기존 9개사에 더해 5월 말에 10개 이상의 추가 신청을 받아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대출상품 비교·추천 서비스처럼 예금상품의 갈아타기도 수월해지게 된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온라인 예금상품 중개 서비스가 금융권 내 경쟁 촉진을 통해 국민의 금융 편익 증진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부위원장은 "온라인 예금상품 중개 서비스가 금융권 내 경쟁 촉매로 제대로 작용하기 위해서는 다수의 플랫폼 간 경쟁과 함께 은행 외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많은 금융회사가 참여해야 한다"면서 "특정 금융사, 특정 상품에 편중되지 않도록 알고리즘의 공정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