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흥건설, 중흥토건 중심 내부거래 활발
대방건설, 대방산업개발 내부거래 집중
[프레스나인] 경쟁당국이 호반건설의 호반건설주택, 호반산업 등에 대한 부당내부거래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리면서 중흥건설과 대방건설의 계열사 간 내부거래가 주목을 받고 있다. 중흥건설과 대방건설도 동일인 2세 소유 기업과의 내부거래가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중흥건설의 '2023년 대규모기업집단현황공시'에 따르면. 중흥건설은 중흥산업개발 등 국내 계열사를 통한 매출액이 2083억원으로 국내 매출액의 53.7%를 차지하고 있다. 중흥산업개발은 중흥에스클래스의 완전 자회사이고, 중흥에스클래스는 정원주 중흥그룹 부회장의 개인회사인 중흥토건 자회사다.
중흥건설의 중흥산업개발, 중봉건설 등과의 내부거래는 2015년에는 그 비중이 93%에 달했다. 2015년 중흥토건은 중봉건설, 중흥에스클래스 등 계열사를 통한 매출비중이 전체 매출액의 83%에 이르렀다. 중흥건설과 중흥토건의 내부거래 비중은 2022년에도 50% 이상을 유지할 정도로 내부거래 비중이 절대적이다.
정원주 부회장은 중흥건설 창업주 정창선 회장의 장남이다. 중흥토건은 정원주 부회장의 개인회사이면서 중흥에스클래스, 중봉건설, 다원개발, 새솔건설, 세종건설산업, 세종중흥건설, 남도일보, 에스개발, 헤럴드, 대우건설 등을 지배하고 있는 그룹의 주력기업이다. 중흥건설을 제외하면 사실상 그룹의 핵심 계열사들을 중흥토건이 지배하는 모습이다. 때문에 정원주 부회장의 중흥토건을 중심으로 계열사 간 내부거래가 집중돼 있다고 볼 수 있다.
중흥건설의 내부거래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적한 호반건설의 사례와 유사한 면이 있다는 평가다. 공정위는 지난 15일 기업집단 호반건설의 중심회사 호반건설이 2013~2015년 공공택지 아파트 건설과 분양 과정에서 김상열 회장의 장남 김대헌 호반건설 사장 소유의 ㈜호반건설주택과 차남 김민성 소유의 ㈜호반산업을 부당 지원했다고 적발, 시정명령과 함께 608억원의 과징금 부과를 결정했다.
호반건설, 중흥건설과 유사한 내부거래는 대방건설에서도 발견된다.
대방건설의 2023년 대규모기업집단현황공시에 따르면 대방건설의 내부거래 비중은 68.5%로 전년 대비 16.9%포인트 늘어났다. 대방건설의 내부거래는 100% 자회사인 디비건설을 통한 매출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대방건설은 구교운 회장의 장남 구찬우 대표이사의 지분율이 71%에 달하는 곳이다. 대방건설과 디비건설 등과의 내부거래는 시공부터 시행까지 이뤄지는 건설업의 특성이 반영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대방건설의 과거 내부거래가 주로 대방산업개발을 통해 이뤄지다가 디비건설로 옮겨졌다는 점에서 대방건설과 대방산업개발의 경영권 분리 시점과 맞물려 내부거래가 변화된 것으로 보인다.
대방건설이 구찬우 대표이사의 지배력 하에 있다면, 대방산업개발은 구교운 회장의 장녀 구수진씨와 인척 김보희씨가 각각 50%의 지분을 보유한 곳이다. 대방건설 중심의 그룹 체제에서 대방건설과 대방산업개발이 독립 경영 체제로 나눠지면서 내부거래도 갈라진 것으로 풀이된다.
대방산업개발의 내부거래는 대방산업개발의 자회사들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대방산업개발의 2022년 이뤄진 내부거래 규모는 3036억원으로 총 매출액의 74.4%에 이른다. 엘리움주택개발과 엘리움건설, 엘리움개발, 엘리움 등에서 골고루 매출이 일어났다. 대방산업개발의 자회사인 대방산업개발동탄, 디아이개발, 디아이건설, 디아이산업, 디아이주택개발, 디아이하우징, 엘리움, 엘리움개발, 엘리움건설, 엘리움주택, 엘리움주택개발, 엘리움하우징 등은 부동산 개발업체로 대방산업개발에서 시작된 시공, 시행 등의 일련의 과정이 연결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대방건설은 "시공부터 시행까지 책임분양을 하고 있고, 시행 자회사의 주식을 100% 소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이유를 들고 있다. 이 같은 사업적 특성과 함께 동일인에서 2세로 경영권이 넘어가는 과정에서 내부거래가 자연스럽게 이어진 측면도 있다고 할 수 있다.
대방건설은 지난해 5월1일 기준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가 전년 대비 42개사나 늘어나 공시대상기업집단 중 가장 많은 사익편취 규제대상 증가 기업집단에 꼽히기도 했다. 중흥건설의 경우에도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가 25개사 추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