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생명의 사라진 3조 유동성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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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생명의 사라진 3조 유동성자산
  • 최광석 기자
  • 승인 2023.08.02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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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비율 436.9%포인트 급락…‘기초데이터 만기일자 적용 오류’ 밝혀
수익증권 기초자산 손실 가능성
“높은 인수‧추가 자금 투입시 하나금융지주 신용도에 영향” 전망도
KDB생명 1분기 보고서 정정 내용 자료/전자공시시스템
KDB생명 1분기 보고서 정정 내용 자료/전자공시시스템

[프레스나인] 경영권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인 KDB생명의 유동성 자산이 3조원 넘게 줄어들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DB생명은 지난달 3일 1분기 분기보고서 정정 공시를 통해 유동성자산이 11조854억원에 7조9906억원으로 3조948억원 감소했다고 밝혔다. 유동성자산 감소 영향으로 인해 유동성 비율도 기존 1565.1%에서 1128.2%로 436.9%포인트 급락했다.

KDB생명은 분기보고서 정정사유를 “기초데이터 만기일자 적용 오류”라고 밝혔다. 유동성자산이란 잔존만기 3개월 이내의 자산을 말한다. 기초데이터의 만기일자 적용 오류라고 밝힌 만큼, 수익증권이나 외화 유가증권 등의 잔존만기가 3개월 이내였다가 변동이 생긴 때문으로 해석된다.

최초 분기보고서를 제출했던 5월15일 당시에는 3개월 이내에 투자자산의 회수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가 2개월 사이에 기초자산에 변화가 발생해 회수가 불가능하거나 지연됐다는 뜻이다.

특히 KDB생명은 현재 경영권 매각을 위한 실사작업이 진행되고 있어 인수후보자 입장에서 자산변화에 민감할 수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달 KDB생명 매각 입찰에 참여해, 매각 주간사로부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최근 KDB생명에 대한 실사를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KDB생명의 유동성자산 감소는 실사 및 매각 과정에서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가뜩이나 자본적정성이 불안하다는 평가를 받는 상황에서 실사 과정에서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KDB생명의 킥스(K-ICS, 신지급여력) 비율은 47.7%에 불과하다. 경과조치 적용 비율도 101.7%에 머물러 금융당국 권고 수치(150%)를 하회한다. 이에 하나금융지주가 KDB생명을 품에 안기까지 예상보다 많은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신용평가업계에서도 KDB생명 인수 및 추가 투입자금 규모가 하나금융지주 신용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한울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1실 선임연구원은 지난달 발간한 ‘하나금융지주, KDB생명보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보고서에서 “하나금융지주의 3월말 이중레버리지비율과 부채비율은 각각 123.2%와 38.2%로 은행금융지주 평균 109.9%와 29.3% 대비 높은 수준”이라며 “금융당국의 권고수준인 이중레버리지비율 130% 이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인수자금과 추가 투입자금 합계가 1조2790억원 이내여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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