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주 KB금융, ROE 1위 하나금융 포함되어야
고ROE 저PBR 기업 중 자본 효율화 의지 있는 주식 찾아야
[프레스나인] 외국인 투자자들은 우리은행을 항상 ‘Worry Bank’라고 부른다. 관치로 인해 사고가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대기업 부도사태가 나면 우리은행의 이름이 거론 되었고, 부동산 침체기에는 PF관련 손실이 났었다. 2004년 부터 2007년까지 CDO·CDS에 투자 손실만 해도 1조5000억이 넘었다. 횡령 사건들도 잊혀질만 하면 터지곤 했다. 손태승 전회장의 불법 대출까지 일일이 나열하기도 어렵다.
문제가 있을 때마다 ‘일회성 비용’이라고 설명하였지만 일회성 손실이 자주 발생하다 보니 투자자들은 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를 항상 적용해왔다. 다시말해 우리금융의 저PBR의 이유는 ‘관치’다.
은행이 관료의 지배권 아래에 있으면 조직이 정치적으로 변하게 된다. 관치를 경계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다. 조직문화가 정치적으로 변하고 중요한 결정들이 정치적인 이유로 합리성을 잃게 된다면 내부통제는 더이상 작동하지 않는다.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과 그와 같이 내려온 낙하산 인사들과 우리금융의 전신인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출신 임원들이 정치 싸움에 집중하는 동안 은행의 내부통제는 작동을 멈춰버린 듯 하다.
밸류업 프로그램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 기업은 ROE가 높은데도 불구하고 PBR이 낮은 기업이다. 이런 회사가 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를 받는 요인을 제거하겠다는 의지를 보일 때 밸류에이션이 수익성에 맞게 제자리를 찾아가며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다. 우리금융은 관치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적이 없다. 밸류업지수에 포함되면 안되는 이유다.
밸류업지수에 KB금융을 제외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밸류업 프로그램의 최대 수혜주로 지목되면서 올해초 대비 주가가 46% 상승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KB금융은 2024년 컨센서스 기준 PBR 0.54배에 거래되고 있다. 수익성에 비해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이다.
KB금융이 상대적으로 더 좋은 주가 흐름을 보인 이유로 매력적인 지표와 기업가치 제고에 대한 의지 외에 유동성을 들수 있을 것이다. 기관 투자자들은 주식을 거래할 때 거래량이 높은 주식일수록 거래비용이 줄어들기 때문에 선호하게 된다. 그래서 대장주들은 유동성 프리미엄을 받게 된다. 밸류업 프로그램의 최대 수혜섹터인 금융섹터에서 대장주인 KB금융이 밸류업지수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하나금융의 경우는 더욱 이해하기 어렵다. 하나금융은 지주들 중에서 가장 수익성이 좋다. 하나금융은 2021년 부터 2023년까지 3년간 평균 10%의 ROE를 기록했다. 2024년 ROE는 컨센서스 기준으로 9.25%로 금융지주들중 가장 높다. 그런데 PBR은 0.41배로 가장 낮다.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주가 상승폭이 가장 클수 있는 주식이지만 밸류업지수 ETF로는 살수 없는 주식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