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용평가는 "LG엔솔 투자부담으로 차입부담 확대추세"

[프레스나인] LG디스플레이와 LG에너지솔루션 등의 대규모 설비투자와 TV, 석유화학 등의 수요 부진으로 인해 부진했던 LG그룹이 올해는 LG에너지솔루션 덕분에 외형성장은 물론이고 수익성까지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됐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의 추가적인 투자 부담을 해소할 수 있을 정도의 영업력 회복이 관건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발표한 LG그룹 그룹분석보고서에서 "올해 LG그룹의 외형과 수익성은 전년대비 소폭 개선될 것"이라면서 "전자부문과 석유화학의 부진한 업황에도 불구하고, LG에너지솔루션의 높은 성장성이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했다.
LG그룹의 주력인 전자부문과 석유화학 부문은 2020~2021년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내구재 소비 확대와 석유화학 수요 증가에 힘입어 그룹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그렇지만 2022년 글로벌 금리인상에 따른 IT제품과 석유화학 제품의 수요부진 영향으로 인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급감했다. 특히 LG디스플레이는 연간 2조원을 웃도는 영업적자를 냈고, 올해 들어서도 OLED 추가투자 등으로 인한 자본부담까지 안고 있다.
영업이익 부진에 설비투자까지 겹치면서 LG그룹의 잉여현금흐름(FCF)는 지난해 13조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고, 올해 3월말 기준으로도 4조원이 넘는 적자상태다.
한기평은 그러나 올해 LG그룹의 영업이익과 현금흐름이 개선될 것으로 평가했다. LG디스플레이, LG전자 등의 부진이 이어지겠지만 LG에너지솔루션의 성장세가 이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하현수 한기평 책임연구원은 "LG화학 중심의 대규모 투자집행으로 2023년말 그룹의 순차입금은 크게 증가하겠지만, LG에너지솔루션을 중심으로 2022년 대비 확대된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창출과, 합자 파트너사의 유상증자, 비핵심자원 매각 등 다양한 비차입 자금조달을 통해 투자관련 소요자금을 충당하면서 재무안정성 저하 폭을 일정 수준 통제할 것"으로 분석했다.
한기평은 올해 상반기 LG에너지솔루션의 연결기준 EBITDA가 3조원으로 전년 동기(3.5조원) 대비 감소했으나, 올해 연간 EBITDA는 전년 대비 대폭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대해 한국신용평가는 다소 다른 평가를 내놨다.
한신평은 "전방 수요 확대에 대응해 LG에너지솔루션이 2025년까지 글로벌 생산능력을 2022년말 대비 2.5배 이상 확장할 계획(2022년 200GWh → 2025년 540GWh)"으로 "2025년까지의 추가 투자 부담은 약 40조원 내외로, 이는 향후 예상되는 연간 EBITDA 창출규모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당분간 차입부담 확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평가했다.
한신평은 "디스플레이, 석유화학 사업에서 중국 업체의 생산능력 확대 기조를 고려할 때 수급구조가 단기간 내 개선될 가능성은 낮아 보여, 2023년 연간 LG그룹의 영업실적은 재차 저하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