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시장 인센티브 급등, 전기차 판매경쟁 심화로 수익성 하락 불가피"
한국신용평가는 "당분간 제고된 이익창출률 유지" 평가
[프레스나인]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현대차그룹이 올해 하반기부터는 수익성 면에서 정점을 찍고 하락 전환할 것으로 평가됐다. 전동화 투자에 따르는 재무적 부담은 높지 않지만, 판매 경쟁 심화로 인해 역대 최고의 수익성이 점차 저하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발표한 '현대차그룹 2023년 그룹분석보고서'에서 "올해 하반기부터는 공급자 우위의 시장기조 종료, 전기차 경쟁 심화로 인한 인센티브 부담 증가 등으로 현대차와 기아의 수익성은 피크아웃(Peak-out)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차와 기아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률은 각각 11.4%(연결 차량부문), 13.0%로 역대 최고 분기 실적을 경신했다.
민원식 한기평 평가4실 연구원은 "완성차 생산 정상화로 판매자 우위의 시장기조가 점차 종료되고 있고, 전기차 시장에서의 안정적 정착과 점유율 확보를 위해 테슬라를 비롯한 주요 완성차업체들의 가격 경쟁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미국시장 전기차 시장점유율 유지를 위해 인센티브 제공을 통한 판매유인 정책을 펼치고 있어 전기차부문의 수익성 하락은 불가피하다"고 수익성 하락 배경을 설명했다.
현대차와 기아의 수익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미국시장에서의 판매 인센티브는 2022년 9월 이후 상승세로 전환됐고, 올해 6월말 현대차 1700달러, 기아 1182달러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 같은 판매인센티브의 급격한 증가에는 전기차 판매 경쟁 심화가 있는 것으로 한기평은 분석했다. 내연기관 차종의 인센티브가 1000달러 초반대(제네시스 4000달러대 중반)인 데 비해 전기차의 인센티브는 8000~1만달러(최종 소비자 지급 기준)에 육박하는 점을 감안하면 전기차 판매경쟁 심화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도입으로 인한 전기차 보조금 혜택 배제에 따른 것으로 풀이했다.
다만 현대차와 기아가 리스 판매 체계 확대를 통해 전기차 판매점유율을 유지하고 있고, 평균판매단가(ASP) 상승으로 내연기관 차량의 인센티브가 여전히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어 급격한 수익성 하락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한기평은 전망했다.
한기평과 달리 한국신용평가는 다소 엇갈린 평가를 내놨다.
한신평은 "자동차 수요 감소, 주요 OEM 간 경쟁심화 등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의 도래가능성을 이유로 피크아웃 우려가 커지고 있으나 현대차·기아가 당분간 제고된 이익창출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신평은 "경쟁사의 생산 정상화에도 개선된 제품경쟁력과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세계 3위의 판매 순위를 유지하고 있어 제고된 시장 지위가 급격히 저하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ASP 상승, 낮은 수준의 인센티브, 시장 대기수요 등을 감안할 때 과거 대비 수익성이 한층 개선됐다"면서 "고급브랜드인 제네시스의 차종 확대와 대형전기차 SUV 글로벌 출시계획 등을 감안하면 제품믹스 개선 효과는 유지될 것"이라고 수익성 유지에 힘을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