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유제약, 유원상 대표 가족기업 흡수합병 '부실소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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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유제약, 유원상 대표 가족기업 흡수합병 '부실소멸'
  • 최원석 기자
  • 승인 2023.04.28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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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유건강생활, 유원상 대표이사 2013년 설립 후 가족경영
2020년부터 실적악화, 2021년 유원상 대표이사 지분 매각
유유제약, 올해 3월 유유건강생활 100% 자회사화
완전자회사 직후 흡수합병 결정

[프레스나인] 유유제약이 유원상 대표이사 등이 보유한 가족기업을 인수해 합병하기로 했다. 자본잠식이 진행된 부실기업을 모회사가 떠안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유제약은 지난 26일 열린 이사회에서 완전자회사인 유유건강생활을 흡수합병하기로 의결했다.

합병비율은 유유제약과 유유건강생활이 1:0이며, 신주를 발행하지 않는 무증자 합병 방식이다. 유유제약이 직전에 유유건강생활을 100% 자회사로 만들었기에 신주 발행이 필요하지 않다. 합병기일은 5월30일이다. 

유유건강생활은 2013년 유원상 대표이사가 자본금 2억원으로 설립한 건강기능식품기업이다. 이후 유원상 대표이사의 아내 송정윤 유유건강생활 대표이사와 자녀 제현, 현호 씨가 주주로 참여해 가족기업으로 변경됐다. 유산균, 오메가3, 혈액개선제품, 생활용품(샴푸/비누/치약 등) 등이 주력 제품으로 유유제약과의 내부거래도 있었다.

유유건강생활은 설립 6년째인 2019년 매출액 89억원, 영업이익 12억원, 순이익 10억원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그렇지만 2020년부터 실적이 하향 곡선을 그렸다. ▲2020년 매출액 65억원, 영업손실 11억원, 순손실 11억원 ▲2021년 매출액 42억원, 영업손실 8.8억원, 순손실 6.7억원 ▲2022년 매출액 37억원, 영업손실 12억원, 순손실 12억원 등으로 코로나19 기간 중 경영이 급속도로 악화됐다.

유유건강생활은 순손실이 누적되면서 2022년말 이익잉여금이 바닥나고 납입자본금을 잠식하기 시작했다. 같은 기간 자기자본이 15억원으로 자본금(25억9500만원)보다 적은 부분자본잠식으로 돌아섰다. 자본잠식률은 42%다. 영업적자 추세를 감안하면 올해 완전자본잠식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 부족한 재원을 외부 차입에 의존하면서 부채는 19억원으로 전년(5억원)대비 크게 늘었다.

유유건강생활의 경영상황이 악화될 조짐을 보이자 유유제약은 2021년 3월 유원상 대표의 지분을 2억6100만원에 인수했다. 급기야 올해 3월29일에는 송정윤 유유건강생활 대표와 자녀 제현, 현호 씨의 유유건강생활 지분 90%도 12억5883만원에 취득했다. 주당 매각가는 송정윤와 자녀들이 액면가(5000원)를 하회하는 약 2695원으로 계산된다. 미래가치를 평가하지 않고 자산가치를 평가요소로 주식가치 가격을 매긴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지분을 판 유원상 대표의 주당 매각가는 약 5029원이다.

10년 간 개인회사로 독립 경영을 유지해온 법인을 사업이 악화되자, 지분을 사들여 자회사로 만들고 흡수합병을 통해 존재 자체를 소멸시키려는 것이다. 증자나 청산종결이 아니라 본인이 최대주주로 있는 유유제약에 부실을 떠넘겼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유유제약 관계자는 "합병을 통해 유유제약이 기존에 운영중인 병원 및 약국 유통 채널 외에 온라인 유통·판매 채널을 신규 운영하게 됨에 따라 매출액 증대와 회사 외형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원상 유유제약 대표. 사진/유유제약
유원상 유유제약 대표. 사진/유유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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