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은행 원화대출금 순위 대역전, 우리은행 농협은행에 밀려 5위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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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은행 원화대출금 순위 대역전, 우리은행 농협은행에 밀려 5위 추락
  • 김현동 기자
  • 승인 2023.05.04 17: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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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원화대출금 올들어 2조원 이상 급감
작년부터 가계대출, 기업대출 동반 부진
하나은행, 대기업 대출 중심으로 대출자산 늘려
우리은행-농협은행 원화대출금 순위 처음으로 바뀌어
(자료: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각행)
(자료: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각행)

[프레스나인] 가계대출 부진 등 대출자산 성장이 막히면서 우리은행의 외형이 농협은행에도 밀려 5위로 밀려났다. 지난해 대형 금융사고와 지주사 회장 교체를 앞둔 상황에서 영업력이 극도로 떨어진 것으로 평가된다. 우리은행의 원화대출금 규모가 농협은행에 밀린 것은 2012년 농협은행이 농협중앙회에서 분리된 이후 처음이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원화대출금 잔액은 지난 3월말 현재 264조2652억원으로 전기 대비 2조1856억원 급감했다. 같은 기간 국민은행의 원화대출금이 1조2649억원 줄어든 것을 감안해도 우리은행의 대출금 감소 폭은 이례적으로 보인다.

우리은행과 달리 신한은행의 원화대출금은 올 들어 4926억원 늘었다. 하나은행은 2조6785억원이나 급증했다. 농협은행도 원화대출금을 1511억원 늘렸다.

우리은행은 2021년까지 국민은행, 신한은행에 이어 대출자산 규모에서 줄곧 3위 자리를 지켰다. 옛 한일은행과 옛 상업은행의 전통을 갖고 있는 우리은행은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을 통해 꾸준한 자산성장을 이뤘다. 그런데 지난해 1분기부터 가계대출 성장세가 멈췄다. 우리은행의 가계대출은 지난해 1분기 전기 대비 0.9% 역성장했고, 올해 1분기까지 5개 분기 연속 역성장세가 이어졌다. 작년 1분기 가계대출 역성장에도 불구하고 기업대출이 2.8%나 늘어나면서 대출자산 성장세가 계속됐다. 그렇지만 작년 4분기에는 기업대출까지 0.4% 역성장하면서 전체 원화대출금이 전기 대비 0.2% 줄었다. 올해 들어서는 가계대출 역성장이 심화되면서 전체 원화대출금이 0.8%나 줄었다. 그 결과 우리은행의 원화대출금 잔액은 지난해 1분기 수준으로 떨어졌다.

우리은행이 지난해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에서 부진한 사이에 하나은행은 기업대출을 큰 폭으로 늘렸다. 하나은행의 기업대출금은 지난해 1분기 2.3% 늘어난 것을 시작으로 2분기에는 4.5%나 대출자산을 키웠다. 지난해 연간 대기업대출 증가율이 16%에 달할 정도로 대출자산 덩치를 키웠다. 소호대출은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자산 성장률을 조절했음에도 중소기업 대출 성장률은 작년 2%대에서 올해 들어서는 1%대로 유지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부진과 하나은행의 차별적 대출자산 확대 노력에 힘입어 하나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원화대출금 271조7846억원으로 3위에 올랐다. 올해 들어서는 우리은행과의 대출금 격차를 10조원대로 확대했다.

우리은행의 대출자산 성장이 주춤한 동안 농협은행이 틈새를 밀고 들어왔다. 농협은행의 원화대출금은 지난해 9월말 265조2763억원으로 우리은행에 1조6000억원 가량 밀렸다. 그런데 작년 4분기에 우리은행의 원화대출금이 역성장하고 농협은행의 대출자산이 4조원 가량 늘면서 순위가 역전됐다. 올해 들어서는 우리은행과의 격차를 5조원 이상으로 벌렸다. 농협은행은 우리은행과 마찬가지로 작년 3분기부터 가계대출 성장세가 막혔으나, 기업대출을 지속적으로 늘리면서 대출자산 성장세를 유지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은행은 작년 대형 횡령 사고 발생에 이어 손태승 회장 연임을 둘러싼 내부 혼란이 겹치면서 분위기가 뒤숭숭했다"면서 "그럼에도 정통 상업은행인 우리은행의 원화대출금 규모가 농협은행보다 줄어든 것은 이례적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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